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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토트넘의 조용한 여름…수비수 워커는 맨시티행

SBS Sports 이은혜
입력2017.07.14 11:25
수정2017.07.14 11:25

매년 여름은 유럽 축구계의 가장 '뜨거운' 시기이다. 8월에 개막해 다음 해 5월에 시즌이 종료되는 유럽 리그들은 비시즌에 해당하는 6월 말부터 8월 초 사이 대대적인 선수 영입 작업에 나선다. 시장과 경쟁은 매년 과열되고 있다. 대형 선수 한 명의 이적료가 1억 파운드(한화 약 1,500억원)를 상회하는 시대다.

이런 가운데 이번 여름 유독 '조용한' 팀이 있다. 여타 유럽 리그들과 비교해도 가장 많은 돈이 오고가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그것도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팀이라면 더욱 이상하게 여겨질만한 행보다. 2016/17 시즌을 리그 2위로 마친 토트넘이 주인공이다. 리그 6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유로파 리그 우승으로 UEFA챔피언스리그 출전권까지 가져 온 맨유가 연일 '억' 소리나는 영입 작업을 이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더욱 대조적이다.

설상가상으로 1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가 수비수 워커의 이적료에 합의했다. 워커는 맨시티의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번 여름 영입한 세번째 선수가 될 예정이며 이적료는 5천만 파운드(한화 약 74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내내 불안한 수비 라인이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베테랑 풀백인 유벤투스의 다니 알베스 영입을 노렸지만 알베스가 맨시티행이 아닌 파리셍제르맹 유니폼을 택하며 협상이 무산됐다. 수준급 풀백자원 확보가 절실해진 맨시티는 4천만 파운드에서 5천만 파운드까지 이적료를 올리며 토트넘으로부터 워커를 데려오는 작업에 속도를 냈다.

맨체스터의 두 거함 맨유, 맨시티가 이적시장에서 광폭에 가까운 선수영입에 나서는 것은 어색한 일이 아니지만 그와 비교하면 토트넘의 존재감은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다. 지출보다 판매의 이미지가 더 강한 구단인 토트넘은 종종 자신들이 세계 정상급으로 키워낸 선수를 빅클럽에 막대한 금액으로 이적시키면서 선수 유출보다 재정 흑자에 더 신경 쓴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었다. 이번 여름 맨시티로 보내게 된 수비수 카일 워커의 유출 역시 토트넘 입장에서는 뼈 아픈 누수다.
물론 선수의 이적과 유출은 구단 입장에서 분명한 딜레마다. 선수영입의 효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와 기대에 기반한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투자보다 유스 시스템을 활용해 꾸준히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들을 육성하는 토트넘의 방식이 완전히 틀렸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러나 이적시장이 거대해진 이유 역시 분명하다. 투자가 '우승'이라는 보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승은 더 큰 수익을 가져온다. 트로피를 원하는 팀이라면 반드시 투자가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로 살벌한 경쟁이 벌어지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리그 2위 성적을 끌어낸 토트넘의 성과는 분명 극찬을 받아 마땅하다. 젊은 감독 포체티노의 전술적 유연성과 팀 성공의 핵심 열쇠가 된 공격진 에이스들의 성장, 리그는 물론 유럽 전체 클럽들이 탐낼만한 정도의 수비 완성도는 눈 먼 투자 없이도 성공이 가능하다는 축구단 운영의 '가장 정상적인 예'이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2017/18 시즌 리그는 물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같은 실패를 반복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엄청난 금액을 투자해 신축 구장을 건설 중인데다 다음 시즌부터는 영국 축구의 성지라 불리는 웸블리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상징적인 의미까지 더해졌다. 프리미어리그 경쟁체제를 '빅4'에서 '빅6'로 재편하는데 가장 큰 존재감을 발휘한 것 역시 바로 토트넘이다. 그러나 손흥민을 비롯 주축 선수들의 부상 악재까지 겹친 상황이어서 토트넘은 시즌 초반부터 '위기감'을 벗어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토록 고요한 여름을 보낸 토트넘이 지난 시즌과 비슷한 모습으로, 또 한 번 자신들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을지는 이적시장에서 막대한 돈을 쓴 다른 구단들에게도 큰 관심거리가 될 전망이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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