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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맨유 시대 재도래? '압도적인 더블스쿼드 위용'

SBS Sports 이은혜
입력2017.07.18 14:50
수정2017.07.18 14:50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이야기다. 맨유는 화려했던 팀 명성을 되찾기 위해 이적시장에서 수년째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붓고 있다. 그 시간들이 드디어 '보상의 시즌'에 다가서고 있는 것일까. 프리 시즌부터 조금씩 그 가능성이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눈을 의심케 하는 '더블 스쿼드'의 완성이다. 양이나 질적인 측면 모두 여타 클럽들과는 위용이 다른 모양새다.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에 위치한 리오 틴토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맨유와 MLS(메이저리그사커) 소속 클럽 레알 솔트레이크와의 프리 시즌 경기에서 미국 원정에 나선 맨유가 2-1 역전승을 기록했다. 전반 28분, 상대의 빠른 역습과 개인 돌파에 순식간에 선제골을 내준 맨유는 그러나 이후 채 10분이 되지 않는 시간 동안 2골을 만회하며 프리미어리그 강팀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무엇보다 이날 가장 큰 존재감을 과시한 것은 맨유 유니폼을 입고 프리 시즌 첫 골을 기록한 최전방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였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5골을 몰아 넣은 루카쿠는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일찌감치 맨유행을 확정짓고 빠른 적응에 나섰다. 완벽하게 무리뉴 감독의 전술에 녹아든 모습은 아니었지만 이날 터진 두 번의 골장면 모두 루카쿠의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이 확인됐다. 한화로 약 1,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주고 데려 온 공격수의 명성이 헛되지 않음을 입증한 것이다.

실제로 맨유는 전반 38분에 루카쿠를 중심으로 린가드-미키타리안으로 이어지는 2선 공격 라인이 단숨에 상대 수비진을 허물며 득점 장면을 만들어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미 최전방 루카쿠만으로도 상대팀 수비수들이 부담을 안게 되는 상황에서 루카쿠와 린가드가 빠른 2대1 패스로 문전을 돌파하자 또 다른 공격 자원인 미키타리안에게 빈 공간에서 찬스가 열렸다. 세 선수는 깔끔한 협공을 통해 미키타리안의 동점골을 만들어 냈다.

물론 맨유의 첫 골 장면은 얼핏 보면 단순할 정도로 손쉽게 보이는 득점 장면이었다. 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기량 완성도, 문전 앞에서 몸에 베인 약속된 움직임 등이 없으면 더더욱 쉽게 만들어 내기 힘든 골 장면이기도 했다. 맨유는 지난 16일 LA갤럭시와 프리 시즌 첫 경기를 치른데 이어 이날 솔트레이크전이 두번째 프리 시즌 경기였다. 선수단 전체가 손발을 맞추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았음에도 개인기와 기본 이상의 전술 이해도를 앞세워 자신들이 의도한 방식대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노련함을 보였다.
한 골을 만회한 맨유의 두번째 골은 루카쿠의 개인기에서 나왔다. 이날 중원의 포그바와 함께 맨유 이적 이후 처음으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루카쿠는 특유의 피지컬과 묵직한 존재감으로 팀 최전방 공격진에 남다른 무게감을 더했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영입된 포그바에 이어 전방에는 루카쿠까지 더해지면서 미드필드와 공격진으로 이어지는 맨유 중추 라인은 이제 프리미어리그 뿐만 아니라 유럽 내에서도 최강의 전력을 구성하게 된 것이 사실이다.

특히 루카쿠는 전반 38분 주어진 득점 찬스에서 공격지역에 선 팀 동료 미키타리안이나 린가드의 큰 도움 없이 안정적으로 골 장면을 마무리하는 엄청난 파워를 과시했다. 프리 시즌 경기였다는 점이나 이적 이후 선발로 출전한 첫 경기였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다른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에 개인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측면이 존재한 것도 사실. 하지만 강력한 피지컬에 빠른 발재간과 영리한 플레이 능력까지 갖춘 선수인만큼 간결한 동작으로 상대 수비수에 이어 골키퍼까지 재치며 골망을 흔드는 장면은 무리뉴 감독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맨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신고식이었다.

'루카쿠 효과'는 단순히 맨유 스쿼드에 막강한 공격수 한 명이 추가되었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맨유가 솔트레이크와의 경기에 선발로 내세운 명단은 클럽 유스 출신 선수인 미드필더 스캇 맥토미니를 제외하면 사실상 시즌 중에 가동할 베스트 일레븐에 가까웠다. 베테랑 마이클 캐릭이 주장 완정을 차고 나선 가운데 최전방에 루카쿠, 공격 2선에 선 린가드-미키타리안 조합만으로도 상대팀들에게는 부담을 주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중원을 받친 폴 포그바의 존재감이 엄청난 압박을 가중시킨다는 것은 프리미어리그 어떤 팀들도 부정하기 힘든 사실이다. 특히 이날 상대 팀이었던 레알 솔트레이크가 엄청난 활동량과 기습적인 공격으로 체력이 올라오지 않은 맨유 선수들을 괴롭히며 상대적으로 앞선 조직력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손발을 제대로 맞추지 않았음에도 역전승을 가져 온 맨유의 두터운 스쿼드가 가진 경쟁력 또한 심상치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무리뉴 감독은 전반에만 두 골을 넣으며 2-1로 스코어 우위를 점하자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선수 11명을 전원 교체하며 에레라, 펠라이니, 마타, 래쉬포드, 스몰링, 다르미안, 발렌시아, 앙토니 마샬 등 벤치에 있던 자원들을 대거 출격시켰다. 이날 후반에만 경기를 뛴 맨유 선수 11명의 면면을 살펴봐도 포메이션 구성이나 선수 개개인의 포지션 경쟁력에 있어서 전력상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는 조합이다. 펠라이니나 마타 처럼 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중원의 베테랑 자원들, 래쉬포드 같이 젊고 빠른 기동력에 파괴적인 공격력까지 ���춘 공격수 등 전 포지션에 걸쳐 재능있는 자원들이 즐비하다.

결국 이날 무리뉴 감독이 작성한 전반, 후반 선수명단에 루카쿠가 90분 풀타임 활약한다는 가정을 더하면 '시너지 효과'라는 말이 가지는 의미가 얼마나 큰 것인지는 더욱 분명해진다. 특히 2017/18 시즌부터 그토록 꿈에 그리던 UEFA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복귀한 맨유가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무대에서 막강한 '더블 스쿼드'를 가동하며 두 대회 모두 우승 사정권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더욱 설득력을 얻을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현재 재계약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베테랑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까지 합류하게 된다면 맨유의 전력 극대화는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클럽의 '성공적인 로테이션 시스템'은 단순히 화려한 선수들만으로 팀을 채우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벤치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 채 언제나 승리를 갈망하는 자원들이 항시 대기하고, 이러한 팀 분위기가 경쟁과 헌신을 바탕으로 언제나 최상의 전력 상태를 유지할 때, 로테이션 시스템은 진정한 시너지 효과를 낸다. 맨유는 퍼거슨 감독 재임 시절 바로 이러한 효과의 보상과 위력을 가장 강력히 경험했던 팀이다. '호날두-루니' 같은 조합은 그러한 성공 가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조합이었다.

물론 이제 막 프리 시즌 두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최소한 그 시절과 비슷한 프레임이 완성되었다는 것까지 부정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루카쿠-포그바' 효과가 2017/18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 지는 눈을 떼기 힘든 관전 포인트가 됐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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