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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맨유의 알찬 프리시즌…명가 부활 전주곡?

SBS Sports 이은혜
입력2017.07.24 15:13
수정2017.07.24 15:1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2017/18 시즌을 앞두고 일찌감치 대형 선수 영입을 마무리 지은 것은 물론 프리시즌 내내 전력 점검에 박차를 가 하고 있다. 한 발 앞서 시즌 준비를 시작한 만큼 맨유는 팀 내실을 다지는 측면에서 톡톡한 소득을 챙기고 있다는 평가를 끌어내고 있다. 경쟁팀들에게는 경계할 만한 소식이다.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17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 맨유와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에서 맨유가 승부차기 끝에 2-1 승리를 챙겼다. 맨유는 이날 레알전 승리로 프리시즌 들어 4경기 연속 승전보를 작성하며 순항을 이어갔다. 맨유를 이끌고 있는 무리뉴 감독은 7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프리시즌 일정에 돌입한 이후 팀 내 다양한 자원들을 총점검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날 레알전에서는 앞선 3경기들과 비교해 주전 자원들을 상대적으로 배제하고 시즌 중 출전 기회가 적었거나, 적을 것으로 보이는 신예 선수들 그리고 새롭게 팀에 적응해야 하는 젊은피 위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최전방에 선 잉글랜드 축구계의 신성 마커스 래쉬포드를 비롯 공격진의 린가드, 마샬과 중원의 페레이라 등 새롭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자원들이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이는 다음 시즌을 구상 중인 무리뉴 감독의 '윤곽'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주장 마이클 캐릭을 비롯 미드필더 펠라이니와 수비수 필 존스 등 몇몇 베테랑 자원들을 함께 포함시켜 공수 밸런스를 유지해 강팀 레알을 상대로도 시즌 중 선수단 운영 전략을 시험하는 모습을 보였다.

맨유의 이와 같은 선수 시험 기용은 7월 시작된 프리시즌 내내 계속되고 있다. 긍정적인 것은 상대를 막론하고 맨유가 자신들이 내세운 전형으로 전술적 실험을 이어가면서도 경기 결과에서는 꾸준히 승리를 가져오는 실리노선을 걷고 있다는 점이다. 7월 프리시즌에 대결을 펼친 팀들 중에서는 가장 까다로운 상대로 꼽혔던 레알과의 경기에서도 비슷한 노선은 유지됐다. 슈퍼스타 출신의 지네딘 지단 감독이 이끌고 있는 레알은 2016/17 시즌 스페인 라 리가 우승팀이자 UEFA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차지하며 '더블'을 달성한 팀이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은 전력 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선수단 컨디션 관리의 효율성을 극대화 하기 위한 전술을 유지하면서도 승리는 포기하지 않는 실리축구를 프리시즌 세번째 경기였던 맨체스터 시티와의 라이벌전에 이어 이날 레알전에서도 그대로 이어갔다. 맨유의 이러한 프리시즌 전략은 포지션 마다 주전과 비주전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팀 내 경쟁력 있는 자원들을 발굴하고, 선수들 개개인의 컨디션을 시즌 개막에 맞춰 최고치로 끌어 올리는 등 다양한 효과로 이어질 수 있게 됐다.
이런 작업들은 무엇보다 명가 부활을 꿈꾸는 맨유에게 있어 가장 적합한 처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맨유는 지난 2012/13 시즌을 끝으로 무려 26년 동안 팀을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심각한 암흑기를 겪었다. 이후 지휘봉을 넘겨 받은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스 판 할 감독은 리그에서의 부진, 챔피언스리그 출전 무산 등 적지 않은 풍파를 겪으며 지도자 개인으로서도 씻지 못할 오명을 얻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시즌 초반 노출된 허점과 계속되는 연패로 인한 심리적 침체는 결정적 승부처마다 맨유의 발목을 잡는 '실패의 내성'이 됐다.

결국 최악의 암흑기를 맞은 맨유는 2016/17 시즌 개막 직전 주제 무리뉴를 감독으로 선임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친정팀인 첼시에서 두번이나 짐을 싼 무리뉴 감독은 당시 휴식기를 보내고 있었지만 퍼거슨 감독 후계자 길을 주저 없이 택했다. 시즌 개막 이후에도 심각한 기복을 겪으면서 맨유와 무리뉴의 동행에도 수 많은 불안과 우려가 쏟아졌지만 두번째 시즌인 2017/18 시즌을 앞두고 있는 프리시즌의 행보만 놓고 보면 횟수로 지난 5년 동안 맨유가 보여 온 어떤 모습보다 긍정적인 분위기인 것은 사실이다.

맨유는 팀 내에 전통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강력한 위닝 멘탈리티와 감독의 권한을 근간으로 하는 철저한 로테이션 시스템을 바탕으로 1990년대 초반 프리미어리그 체제 출범 이후 2000년대 들어 유럽은 물론 전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프로 구단으로 평가받아 왔다. 팀의 탄탄한 성과는 경기장 밖에서의 마케팅 성과로도 이어졌으며 데이비드 베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축구계 역사에 남을 슈퍼스타를 탄생시킨 것 역시 맨유다.

2016/17 유로파리그 우승 직후 "감독이 되고 난 이후 가장 힘든 시즌이었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던 무리뉴 감독. 역대 이적료 1, 2위 선수를 모두 보유하게 된 만큼 어떤 의미에서 2017/18 시즌은 더욱 혹독한 시즌이 될 가능성도 크다. 기대치는 그만큼 커졌고 실패의 대가는 예측이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이미 출발선에서부터 리그 우승은 물론 UEFA챔피언스리그, FA컵, 리그 컵대회 등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노려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무리뉴 감독과 '천적' 관계에 놓은 팀들과의 맞대결도 초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날 레알전 역시 미리보는 UEFA슈퍼컵 대회라는 점에서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 사실. UEFA슈퍼컵은 유럽 각 국의 정규 리그 개막 직전에 열리는 대회로 직전 시즌 UEFA챔피언스리그 우승팀과 UEFA 유로파리그 우승팀이 맞붙는 대회다. 2016/17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를 6위로 마쳤지만 맨유는 2016/17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했으며 오는 8월 9일 챔스 우승팀인 레알과 슈퍼컵 맞대결을 치를 예정이다.

레알은 무리뉴 감독이 2010년 이후 약 3년 간 지휘봉을 잡았던 팀이기도 해 맨유와 레알의 2017/18 시즌 맞대결은 전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주전급 자원들을 대거 내세운 레알을 상대로도 맨유가 성공적인 로테이션 전술을 내세우며 프리시즌 승전보를 이어 간 만큼 오는 8월 9일 예정된 두 팀의 UEFA슈퍼컵 진검 승부에는 더욱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대진 결과에 따라서는 두 팀이 2017/18 시즌 챔스 본선에서 맞대결을 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이날 프리시즌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던 레알 마드리드의 주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맨유의 핵심전력인 공격수 루카쿠와 미드필더 포그바 등이 선발 라인업에 총출동할 것으로 보이는 8월 슈퍼컵은 치열한 경기로 전개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또 리그에서 최소한 두 차례 맞붙게 될 첼시와의 리턴 매치 역시 '역대급 빅매치'를 예고하고 있다. 무리뉴 감독이 떠난 이후 혼돈기가 예상되던 첼시는 오히려 수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2016/17 시즌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팀의 첫번째 전성기를 일궜던 무리뉴 감독과의 관계에 더욱 미묘한 기류가 감돌게 된 상태다. 더욱이 첼시의 성공을 이끈 저력이 신임 콘테 감독이 도입한 스리백이라는 전술발상의 혁명에서 비롯된 만큼 승부사 기질이 강한 무리뉴 감독에게는 더욱 큰 자극을 남겼다.

차원이 다른 부담감, 승리를 넘어 우승에 대한 압박과 싸워야 하는 맨유와 무리뉴 감독. 두번째 시즌에 그토록 열망하던 '명가 부활'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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