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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수원-서울 슈퍼매치…'데얀vs조나탄' 명품 外人대결 예고

SBS Sports 이은혜
입력2017.08.10 13:16
수정2017.08.10 13:16

K리그 클래식에는 아주 특별한 라이벌전이 있다. 오는 12일 주말 통산 82번째 맞대결을 벌이는 대결.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대결이다. 정규 리그에서 시즌 중 각자의 홈에서 각각 한 번씩 적어도 두 번의 대결이 치러지는 이 두 팀의 매치업은 그 어떤 라이벌전보다 많은 주목을 받는다. 최근 몇 년 동안 그 위용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경기장을 사전 '예열'할 요소들이 도처에 넘쳐나기 때문이다.

리그에 FA컵까지 포함하면 수원은 최근 무려 8경기에서 연속 무패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광주는 수원을 상대로 리그 25라운드에 이어 9일 치른 FA컵 8강전에서도 패하면서 2연패 제물이 되는 불운을 맛보기도 했다. 무서운 상승세다. 울산을 제치고 리그 2위로 올라선 수원은 승점 46점으로 1위 전북(승점 50점) 추격도 가시권에 들어 온 상태. 반면 서울은 리그 순위가 5위에 머물러 있다. 들쑥날쑥한 경기력이 이어지며 좀처럼 연승 기폭제를 찾지 못하고 있다. 라이벌 수원전을 잡는다면 서울로서는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좋은 기회다. 더욱이 최근 두 팀의 상대전적에서 서울은 8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 중이다. 이번 시즌 대결에서도 1승 1무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마치 잘 짜여진 시나리오 처럼 어느 때보다 절묘한 타이밍에 만나게 된 양팀 사령탑들은 10일 오전 대한축구협회에서 진행된 공식 미디어데이에 나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자존심 대결을 예고했다. 현역 시절 공격수와 미드필드 포지션에서 나란히 국가대표팀의 상징적인 존재였던 FC서울 황선홍 감독과 수원의 서정원 감독은 누구보다 K리그 무대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장본인들이기도 하다.

서울 황선홍 감독은 12일 예정된 슈퍼매치를 앞두고 이날 기자회견에 나서 "슈퍼매치의 중요성은 모든 분들이 잘 알고 계신다. K리그를 대표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언제나 책임감이 무겁다. 하지만 이 경기는 라이벌전이다. 승리하기 위해 좋은 경기를 할 것이고, 경기장을 찾아주시는 많은 팬들에게 멋진 경기로 보답하겠다"며 진검승부를 약속했다. 팀을 무서운 상승세로 이끌고 '7월의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한 수원 서정원 감독은 "이번 슈퍼매치에 많은 축구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주셨으면 좋겠다. 슈퍼매치라는 단어만 들어도 설레고, 기대가 된다. 무엇보다 올해 우리가 서울에 승리가 없는데 반드시 홈에서 팬들에게 승리로 보답하겠다"며 필승을 향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안방에서 경기를 치르는데다 최근 팀 전체적인 조직력은 물론 외국인 공격수 조나탄이 거침없는 기량을 선보이고 있어 수원의 우세가 점쳐지는 것이 사실이다. 리그 25라운드까지 무려 19골을 몰아 넣고 있는 조나탄은 7월들어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는 등 눈을 의심케 하는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주장 염기훈의 날카로운 진두지휘 하에 정확도 높은 조나탄의 '한 방'으로 이어지는 수원의 공격라인은 김민우, 산토스 등 공격감각이 물에 오른 자원들까지 가세하며 가공할 만한 위력을 뽐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는 12일 예정된 수원과 서울의 슈퍼매치 맞대결 최대 관심사는 수원의 외국인 공격수 조나탄과 서울의 외국인 골잡이 데얀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25라운드까지 조나탄이 19골(득점 1위), 데얀이 16골(득점 2위)를 기록하고 있어 두 선수의 맞대결은 단순히 요약하면 '득점왕 대결'이지만 현재 K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공격수들이 나란히 출격하는 만큼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조나탄이 2017 시즌에 떠오른 '핫이슈'라면 데얀은 K리그 역사상 '역대급'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는 몇 안 되는 외국인 선수다. 실제로 10일 서정원 감독과 함께 공식 미디어데이에 나선 수원의 조나탄은 데얀과의 대결 구도를 묻는 질문에 "그 질문은 없었어야 한다고 본다. 나는 아직 데얀과 비교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데얀은 K리그의 역사를 쓰고 있고 내가 그것을 따라가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데얀의 절반도 하지 못했다. 데얀은 내가 존경하는 선수다"며 상대를 예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며 국내 프로축구 무대에 처음 데뷔한 데얀은 2008년 FC서울로 이적한 이후 지금까지 약 10년 간 엄청난 기록을 세워왔다. 2014년 이후 약 2년 가까이 중국 리그로 잠시 적을 옮겼으나 2016년에 다시 서울로 복귀한 이후에도 30대 중반을 넘긴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맹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K리그 역대 최단 기간 100호골 달성, 11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역대 최다 해트트릭 달성, 리그 통산 170골 39도움 등 데얀이 지금까지 세운 기록은 셀 수 없이 많다.
10일 공식 미디어데이에서도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 데얀은 "조나탄이 득점 1위이지만 내가 한국에 더 오래 살았다. 그만큼 한국과 한국인들을 더 잘 이해한다. 좋은 경기력을 제외하면 조나탄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한국을 더 많이 안다는 것은 확실히 나의 강점이다"며 비교불가 영역을 강조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새로운 세대의 강자와 여전히 위력을 잃지 않는 레전드의 대결은 언제나 흥미롭기 마련이다. 그것이 정상급 기량을 가진 공격수들끼리의 자존심 대결이라면 더욱 그렇다. 더욱이 12일 예정된 슈퍼매치에서는 조나탄과 데얀의 득점왕 경쟁을 더욱 뜨겁게 달구는 또 다른 이유도 존재한다. 바로 '도움왕 경쟁'이다. 현재 리그 도움 순위는 FC서울의 윤일록이 10개를 기록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고, 도움 7개를 기록 중인 수원의 주장 염기훈이 공동 2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염기훈은 두 시즌 연속 리그 도움왕을 차지하는 등 관록의 기량을 자랑하는 베테랑으로 최근 조나탄과 함께 수원의 상승세를 주도한 핵심 전력이다.

두 선수 역시 라이벌전을 앞두고 '살벌한' 경계의식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국가대표 발탁이 거론되고 있는 선수들인 만큼 부담감이 큰 일전이지만 대표팀보다는 소속팀 승리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수원의 주장 염기훈은 "대표팀에 대해서는 특별히 생각하지 않겠다. 하지만 이번 슈퍼매치를 이기면 1위 전북을 따라갈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며 서울전 승리에 방점을 찍겠다는 각오다.

FC서울의 윤일록도 "도움 순위에서 1위를 하고 있지만 기훈이 형이 언제든지 따라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에 나설 때 언제나 팀 승리를 생각하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자 집중한다. 대표팀은 이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팀이 승리한다면 그 이후 좋은 결과가 따라올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신중함을 유지했다.

선두권을 바라볼 수 있게 된 수원, 라이벌에 패하면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게될 수도 있는 서울. 데얀 천하였던 K리그 클래식 외국인 공격수 역사에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 하고 있는 조나탄. 염기훈, 윤일론을 필두로 오는 14일 발표될 국가대표팀 명단 발탁을 노리고 있는 토종 공격자원들의 치열한 자존심 대결까지. 물 샐 틈 없이 짜여진 시나리오가 오는 12일 저녁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2017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 수원과 서울의 맞대결이 역대급 명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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