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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 '시즌 1호골' 손흥민…토트넘, 웸블리서 챔스 첫 승

SBS Sports 이은혜
입력2017.09.14 09:16
수정2017.09.14 09:16

손흥민이 골을 넣고 토트넘이 승리했다. 2017/18 시즌 개막 이후 터진 첫번째 골이다. 소속팀 토트넘은 끈질긴 웸블리 악몽에서 드디어 탈출하게 됐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첫 골에 힘입어 분데스리가의 강호 도르트문트를 꺾고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1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17/18 UEFA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1차전 경기에서 홈 팀 토트넘이 원정에 나선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3-1 승리를 챙겼다.

이날 승리는 전반 4분 만에 터진 손흥민의 선제골에서 시작됐다. 최전방의 해리 케인, 에릭센 등과 함께 공격 선발로 나선 손흥민은 킥오프 휘슬이 울림과 동시에 가벼운 몸놀림으로 상대 문전을 공략해 들어갔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나온 역습 상황에서 해리 케인이 중원에서 연결해 준 패스를 이어 받은 손흥민은 20미터 이상을 홀로 드리블 돌파해 도르트문트 수비 뒷공간을 뚫어내는 무서운 집중력을 보였다. 문전 돌파에 성공한 뒤에는 도르트문트 수비수 소크라티스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영리한 몸동작으로 상대를 제친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시즌까지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4골 3도움을 기록하고 있던 손흥민은 이날 도르트문트전 선제골을 보태면서 한국인 선수로는 챔스 무대 최다골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이전까지 한국인 선수가 챔스에서 기록한 최다골은 박지성이 현역 시절 올린 4골 3도움이다. 특히 분데스리가 시절부터 도르트문트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왔던 손흥민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킬러' 면모를 유지하며 팀의 귀중한 승리를 견인했다.
토트넘에게도 이날 승리는 의미가 크다. 현재 홈 경기장 신축 공사를 진행 중인 토트넘은 지난 시즌부터 일부 경기에서 축구종가의 성지라 불리는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을 홈으로 대신 사용해 왔다. 이번 시즌부터는 리그 경기를 포함해 전 시즌을 웸블리에서 소화하게 됐지만 정식 수용인원만 9만명이 넘는 엄청난 규모의 경기장이 주는 압박감에 홈 같지 않은 홈이 됐다. 시즌 리그 개막전 이후 홈에서 치른 경기에서 유독 승리가 없는 상황이 계속돼 '웸블리를 홈으로 쓰는 시즌은 성적이 좋지 않다'는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 상황이었다.

토트넘으로서는 이번 시즌 가장 중요했던 경기 중 하나인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에서 강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난타전 끝에 승리를 챙기는 동시에 웸블리에서 첫 승을 기록하는 소기의 성과까지 달성하게 된 셈이다. 실제로 토트넘은 이날 손흥민의 선제골 이후 채 10분이 지나지 않은 전반 11분, 도르트문트의 야르몰렌코에게 실점하며 경기가 1-1 원점으로 돌아가 또 한 번 '웸블리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8월 내내 득점포가 침묵했지만 9월이 시작되자마자 연신 골을 기록하고 있는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의 놀라운 능력도 징크스를 푸는데 일조했다. 케인은 동점골을 내준지 채 5분도 흐르지 않은 상황에서 홀로 상대 진영을 돌파해 낸 이후 슈팅까지 마무리하며 완벽한 골을 만들어 냈다. 순식간에 다시 2-1로 앞서 나간 토트넘은 최전방의 케인을 필두로 손흥민과 에릭센으로 이뤄진 공격 삼각편대가 쉴 새 없이 도르트문트 수비 진영을 압도하며 경기 내내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두 팀은 후반에도 시종일관 공방전을 주고 받으며 1골 차 아슬아슬한 경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날 승리는 완벽히 토트넘의 몫이었다. 후반 15분, 상대 문전 침투에 성공한 에릭센이 날카로운 침투패스로 슈팅 기회를 열었고 이를 이어 받은 해리 케인이 지체 없는 슈팅으로 팀에 세번째 골을 만들어 내며 완승의 중심에 섰다. 토트넘의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막판 3-1 승리가 굳어지자 손흥민과 해리 케인을 빼고 시소코와 요렌테를 차례로 투입하며 공수 밸런스를 조절했다.
토트넘은 후반 추가 시간에 수비수 베르통언이 퇴장 당하며 아쉬움을 낳기도 했으나 시즌 첫번째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면서 웸블리 악몽을 깨고 챔스 무대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노려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 챔스 조별리그에서 스페인 거함 레알 마드리드, 분데스리가의 강호 도르트문트 등과 한 조에 배정돼 '죽음의 조'에 속하게 된 토트넘으로서는 홈 경기 승리가 어느 때보다 절실했던 상황에서 얻은 결과라 더욱 값지다.

특히 이날 경기는 토트넘 공격의 또 다른 축인 델리 알리가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에서 받은 출장정지 징계로 나오지 못하면서 전력 공백이 발생한 가운데 얻은 승리이기도 하다. 알리는 지난 시즌 치른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상대에게 보복성 태클을 범하면서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토트넘이 유로파리그에서 탈락하면서 남은 징계가 이번 시즌 유럽 대항전으로 이어졌고, 토트넘은 챔스 조별리그 초반 3경기를 알리 없이 치러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중요한 경기에서 선제골을 기록하며 승리의 열쇠가 된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시절을 포함하면 도르트문트를 상대로만 지금까지 9경기에 나서 7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도르트문트의 클럽 마스코트인 벌꿀에서 차용해 유독 도르트문트전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손흥민에게 '양봉업자'라는 별명이 붙어 있을 정도다. 경기를 마친 직후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첫 골은 환상적인 골이었다. 우리가 오늘 승리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힘이 됐다"며 활약을 극찬했다.

또 축구전문통계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 역시 도르트문트전에서 2골을 기록한 해리 케인(9.6점)에 이어 손흥민에게 평점 7.3점을 부여하며 토트넘 선수 중에서는 두번째로 높은 평가를 내렸다. 변함 없는 킬러 본능을 유지하며 시즌 첫 포문을 연 손흥민이 오는 17일 새벽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스완지 원정에서 다시 한 번 골맛을 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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