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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토트넘의 즐거운 원정길…손흥민 '리그 1호골' 도전

SBS Sports 이은혜
입력2017.09.29 13:23
수정2017.09.29 13:23

토트넘에게 원정은 고역이 아니다. 지난 시즌 홈에서 치른 리그 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던 토트넘의 분위기는 2017/2018 시즌에는 묘하게 반전됐다. 신축구장 건설을 위해 2018/2019 시즌까지 9만석이 넘는 대규모 경기장인 웸블리로 홈을 이동하게 되면서 '안방무패'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원정길은 반대다. 홈에서의 기복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토트넘은 이번 시즌 개막 이후 원정 경기 때마다 더욱 막강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킥오프를 앞둔 7라운드는 리그 순위표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어느 때보다 '즐거운' 원정길이다.

오는 30일 토요일 저녁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이 '2017/2018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원정에 나선다. 상대는 승격팀 돌풍을 주도하고 있는 허더즈필드 타운, 경기장은 2만 4.500석 규모의 존 스미스 스타디움이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리그 4위에 올라 있는 토트넘이 한 수 앞서는 것은 사실이지만 물론 결코 쉬운 경기는 아니다.

허더즈필드는 지난 2016/2017 시즌 잉글랜드 2부 리그에 해당하는 챔피언쉽에서 5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시즌 막판 승격 플레이오프 대결에서 4위 셰필드 웬즈데이, 3위 레딩을 차례로 격파하고 1부 리그 승격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챔피언십 1위 뉴캐슬과 2위 브라이튼이 1부 리그로 직행한 것과 달리 토너먼트 방식의 플레이오프 대결 끝에 승격에 성공하면서 허더즈필드는 오히려 팀 분위기와 조직력이 크게 상승하는 효과도 얻었다.

여기에 여름 이적시장에서 대대적인 전력보강까지 진행하면서 2017/2018 시즌 초반 승격팀들 중 가장 큰 돌풍을 일으켰다. 개막 직후 2연승을 내달린 것은 물론 6라운드까지 패배는 단 한 차례뿐이다. 빅클럽들과의 대결은 없었지만 크리스탈 팰리스나 뉴캐슬 등 상대적으로 1부 리그 경험이 많은 팀들을 상대로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토트넘과의 대결은 허더즈필드 타운이 시즌 개막 이후 소위 리그 '빅4'라 불리는 상위권 팀을 만나는 첫번째 경기다. 대결이 자신들의 안방에서 치러지는 만큼 총력전이 예상된다.
토트넘 입장에서도 7라운드는 중요한 길목이다. 시즌 초반 승-무-패를 오가며 기복을 보였던 토트넘은 9월 들어 주포 해리 케인의 발끝이 무섭게 살아나면서 막강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유독 8월에 무득점으로 침묵하는 케인의 징크스는 9월 시작과 동시에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경기는 물론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치른 리그, 챔피언스리그 등 각종 무대에서 보란듯이 깨지고 있다. 9월에만 출전한 7경기에서 무려 11골을 몰아넣고 있다.

케인이 살아나면서 델리 알리-에릭센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토트넘의 밀도 높은 공격력도 빠르게 안정세로 돌아섰다. 지난 27일 주중 원정으로 치른 '2017/2018 UEFA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 아포엘과의 경기에서도 3-0 완승을 챙긴 토트넘은 최근 6경기에서 5승 1무를 기록하며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매 경기 멀티골 활약을 펼치고 있는 케인 이외에도 에릭센 등 다른 선수들의 득점포까지 살아나면서 팀 상승세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손흥민도 9월 중순 치러진 UEFA챔피언스리그 도르트문트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골을 기록하며 토트넘을 완전한 상승세로 돌리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 도르트문트와 챔스 한 조에 배정되면서 대회 초반 '죽음의 조' 고전이 예상됐던 토트넘은 9월 일정 중 가장 중요한 경기였던 도르트문트전, 그것도 기복이 이어지던 웸블리 경기에서 전반 4분 만에 손흥민의 선제골이 터져 귀중한 3-1 승리를 챙겼다. 들쑥날쑥하던 팀 분위기를 전환하는 결정적 순간이었다.

상황이 이런 만큼 7라운드 허더즈필드 원정에서 한 번 더 승리를 추가할 경우 10월 일정에도 더 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더군다나 이번 7라운드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함께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가 3위 팀 첼시를 만나는 빅매치가 예정되어 있다.

설상가상으로 맨시티는 첼시전을 앞두고 수비 자원인 멘디를 비롯해 최전방 공격수 아구에로가 교통사고로 부상을 당하는 등 전력손실이 불가피해진 상황. 두 팀의 경기가 무승부에 그치거나 한 팀이 승점 확보에 실패할 경우 토트넘으로서는 허더즈필드를 잡고 본격적으로 선두권 경쟁에 나설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실제로 토트넘은 이번 시즌 개막 이후 홈에서는 2무 1패의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원정으로 치른 3경기는 모두 멀티골을 기록하며 완승을 챙겼다.
이런 가운데 영국 현지 언론들은 허더즈필드 원정길에 오르는 토트넘의 포체티노 감독이 다시 한 번 스리백 카드를 들고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델리 알리가 지난 시즌 받은 징계로 챔스 경기 출전을 건너뛰면서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까지 감안하면 스리백으로 선발 포메이션을 구성할 경우 손흥민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은 비록 득점포를 가동하지는 못했지만 주중 치른 27일 아포엘전에서도 90분 풀타임을 소화해 체력적으로는 상대적으로 피로가 누적된 것도 사실.

하지만 손흥민이 승리를 위해 빼 놓을 수 없는 자원인 것은 분명한 사실인 만큼 경기 중 변수가 발생하거나 골이 필요할 경우 언제든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손흥민 개인적으로도 리그에서는 아직 시즌 마수걸이 골이 없는 만큼 동기부여도 충분한 상황. 또 손흥민이 챔스 무대에 이어 리그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고 10월 7일 예정된 신태용호의 러시아 원정 일정에 합류하게 되면 우리 대표팀에게도 희소식인 것은 마찬가지다.

토트넘은 손흥민 이외에도 해리 케인, 델리 알리 등 10월 A매치 일정에 국가대표팀 차출이 예상되는 특급 자원들이 많아 강한 동기부여를 갖고 허더즈필드 원정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에서는 토트넘의 7라운드 경기가 추석 연휴 첫날 저녁인 '황금시간'대에 킥오프하는 만큼 우리 축구팬들 역시 '손흥민 골 소식'에 더욱 이목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토트넘과 손흥민이 선두권 도약과 리그 1호골이라는 겹경사를 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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