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 골프

[아시안게임] '인맥축구 논란 끝' 김학범호, 바레인전 대승 큰 소득

SBS Sports 이은혜
입력2018.08.15 23:39
수정2018.08.16 21:46

더할 나위 없는 출발이다. 김학범 감독이 이끌고 있는 남자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대회 첫경기에서 5골을 몰아치며 대승을 챙겼다. 소속팀 토트넘 일정상 가장 마지막으로 인도네이사 현지에 합류한 주장 손흥민이 컨디션 조절로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지만 대표팀은 에이스의 부재 속에서도 한 수 아래의 바레인을 상대로 완승을 기록하며 금메달 도전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단순한 대승 이상의 소득이다.

15일 밤(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반둥의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E조 조별리그 1차전 경기에서 우리 대표팀이 바레인을 상대로 6-0 대승을 기록했다. 와일드 카드로 발탁된 공격수 황의조가 전반에만 홀로 3골을 뽑아내는 맹활약을 펼친 가운데 나상호, 김진야가 각각 한 골씩을 보탰다. 김학범호는 같은 E조에 속한 팀들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난적으로 여겨졌던 바레인전을 대승으로 장식하면서 대회 목표인 금메달 도전에도 청신호를 켤 수 있게 됐다.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학범 감독은 이날 공격 최전방에 선발 당시부터 논란의 중심에 있던 공격수 황의조를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보통 올림픽, 아시안게임 같은 국제 토너먼트 대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수비수 혹은 미드필드 자원을 와일드 카드로 선발하는 것과 달리 김학범 감독은 이미 와일드 카드 손흥민을 비롯해 황희찬, 이승우 등 걸출한 공격자원이 즐비한 상황에서도 또 다른 와일드카드로 공격수 황의조를 선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자 일부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황의조가 성남 시절 김학범 감독의 지도를 받은 인연을 거론하며 '의리 발탁'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런, 저런 논란 속에서 대표팀에 합류한 황의조는 대회 첫 경기였던 이날 바레인전에서 전반 16분 만에 팀에 첫 골을 안기며 객관적인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 냈다. 실전 평가전 없이 바로 공식대회에 임했던 점, 주최측의 미숙한 대회운영으로 개막 전부터 조별리그 일정이 꼬이는 등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생각하면 이른 시간 터진 황의조의 선제골은 이번 대회 순항을 위해 가장 값진 장면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우리 대표팀은 황의조와 함께 선발 출격한 나상호를 비롯해 좌우 윙백으로 역시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진야와 김문환은 물론 중원의 황인범과 이승모, 장윤호에 이르기까지 전방의 선수들 대부분이 경기 초반부터 빠른 움직임으로 상대를 압박하며 경기 주도권 장악에 나섰다. 황현수, 김민재, 조유민으로 이뤄진 중앙 수비라인이 공격적인 전형을 뒷받침하며 전반 초반 바레인의 파상공세를 효율적으로 차단했고 베테랑 골키퍼 조현우 역시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탄탄한 수비라인을 유지했다.

순식간에 황의조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공격흐름을 가져 온 우리 대표팀은 전반 23분에는 공격에 가담해 있던 김진야가 선제골이 들어간 지 채 10분이 되기도 전에 추가골을 만들어 내면서 승부에 불을 붙였다. 계속되는 우리 대표팀의 전방 압박으로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한 바레인 수비진이 문전 앞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 사이 상대 허점을 놓치지 않고 슈팅을 시도한 김진야는 침착한 마무리로 귀중한 추가골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30분이 되기도 전에 먼저 두 골을 득점하며 승기를 잡은 우리 대표팀은 이후에도 시종일관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진행했다. 선제골의 주인공인 황의조는 전반 35분에는 또 한 번 가벼운 몸놀림과 군더거기 없는 돌파로 이날 우리 대표팀의 세번째 골을 뽑아내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바레인 수비가 완전히 무너진 가운데 우리 공격진의 파상공세가 이어졌고 전반 40분에는 나상호가 강력하게 때린 슈팅이 바레인 골키퍼 손에 걸렸지만 그대로 굴러들어가며 골 라인을 넘어 네번째 득점으로 인정됐다.

순식간에 네 골을 몰아친 우리 대표팀은 전반 종료 직전에 다시 한 번 황의조가 개인 돌파와 가로채기를 선보이며 해트트릭에 성공, 전반 경기시간 45분이 종료되기도 전에 스코어를 5-0까지 벌리는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전력상 한 수 아래의 약체이기는 했으나 자칫 경기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경우 어려운 분위기가 이어질 수도 있던 상황에서 전반을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연출한 김학범 감독은 후반들어 주요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전술적 실험을 위해 이른 시간 선수교체를 단행했다.

후반 10여 분이 지나자 김학범 감독은 이날 3골을 뽑아낸 황의조와 함께 최전방에서 종횡무진 왕성한 활동량을 소화한 황인범을 빼고 이승우와 황희찬을 공격진에 교체투입하며 새로운 포메이션 점검에 나섰다. 황희찬을 최전방 원톱으로 올린 가운데 이승우에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을 부여해 중원을 더욱 두텁게 한 우리 대표팀은 5골 차 리드 상황에서도 경기 막판까지 바레인을 상대로 쉴 새 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후반 막판 경기가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몇 차례 위험한 장면이 노출되기도 했다. 우리 수비진이 제대로 전열을 가다듬지 않은 상황에서 후반 28분 바레인이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 내면서 절호의 득점기회를 맞았으나 다행히 골키퍼 조현우의 극전인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날 경기가 우리 대표팀의 공격 우위로 전개되면서 좀처럼 활약 기회가 적었던 조현우였지만 이후 계속된 상대 바레인의 코너킥 세트피스 찬스 상황에서도 놀라운 집중력으로 선방 장면을 이어가 다시 한 번 진가를 확인시켰다. 이후 후반 38분과 39분에 잇달아 나온 바레인 공격수들과의 일대일 대결에서도 연이은 선방으로 강력한 슈팅을 모두 걷어내 관중들이 탄성을 자아냈다.

후반 교체투입 이후 상대 문전 지역에서 이승우와 함께 쉴 새 없이 공격 기회를 노리던 황희찬은 경기 종료 직전이던 후반 45분 주어진 프리킥 찬스상황에서 절묘한 슈팅으로 직접 골을 터뜨려 이날 대승의 대미를 장식했다. 6-0 대승을 거둔 이날 승리는 단순한 완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선발 엔트리 발표 당시부터 선수명단을 놓고 이런, 저런 논란에 시달려야 했던 김학범호는 대회 첫 경기에서 완벽한 경기력으로 팀 분위기를 다잡을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고 외부에서 계속되는 논란에도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게 됐다. 

손흥민을 비롯해 황희찬, 이승우는 물론 대표팀 차세대 수문장으로 떠오른 조현우까지 한국 축구의 향후 10년을 이끌어 갈 선수들의 행보가 걸린 대회인 만큼 금메달 도전을 향한 선수들의 행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1차전 바레인전에서 통쾌한 완승을 거둔 김학범호는 이틀 뒤인 오는 17일 밤 9시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조별리그 두번째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스포츠의 즐거움! SBS All Sports 와 함께 하세요'    페이지 방문하기 >클릭
  

ⓒ SBS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이은혜다른기사
신개념 골프 콘테스트 프로그램, 스윙킹 24일 추석 첫방송
[아시안게임] '인맥축구 논란 끝' 김학범호, 바레인전 대승 큰 소득

많이 본 'TOP10'

    undefin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