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최후의 툰드라
최후의 툰드라
방송일 2010.11.28 (월)
SBS 창사 2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최후의 툰드라 - 3부 곰의 형제들 방송날짜 : 2010년 11월 28일(일) 밤 11시 00분 연출 : 김종일 / 조연출 : 류영우 / 글·구성 : 홍정아 / 보조작가 : 서한울 / 내레이션 : 고현정 방송사상 최초 공개! 툰드라의 깊은 숲.. 원시의 삶을 사는 파란 눈의 원주민, 한티족! 지구에서 나무가 자라는 최북단, 포레스트 툰드라. 그곳에서 순록을 키우고 물고기를 잡으며 원시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한티족’이다. 이제까지 국내에서 한티족의 언어나 역사는 물론 그들의 문화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SBS [최후의 툰드라] 제작팀은 방송사상 최초, 파란 눈의 툰드라 원주민, 한티족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데 성공했다. 청동기 시대부터 서시베리아 지역에 터를 잡고 살아온 한티족은 시베리아 소수 민족 중에서도 가장 적은 수의 원주민들이다. 특히 헝가리 인과 같은 조상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이들은 흰 피부에 푸른 눈, 회색의 머리칼로 우리가 이전에 보았던 원주민들과는 아주 다른 모습이었다. 대부분 가족 단위로 숲에 거주하는데, 우리가 만난 ‘니핌’ 씨의 가족들도 마찬가지. 자상한 아버지 '니핌‘과 어머니 ‘류바‘, 결혼한 아들들과 며느리, 손자까지 15명에 달하는 대가족이 숲 속 오두막과 춤(chum, 순록 가죽과 장대를 이용해 만든 삼각뿔 모양의 전통 천막집)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었다. 삶의 터전이 곧 슈퍼마켓, 자연 속에서 모든 것을 얻는 한티족의 삶. 가을을 맞아 이동한 춤(chum) 앞에 온 가족이 모였다. 그런데 유독 할아버지 ‘니핌’ 근처에서 떨어질 줄 모르는 아이들.. 10분에 하나 꼴로 할아버지 손에서 나오는 장난감 때문이었다. 뭉뚝하고 작은 도끼 하나로 만들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정교한 모양새! 자연을 있는 그대로 이용해 아이들의 장난감을 만들어주는 한티족의 손기술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항상 저녁에 지쳐 있어요. 회사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힘 들어 보여요. 숲에서 살면 자유로워요. 내가 하고 싶은 것만 자유롭게 하면 돼요.” 자유로운 숲이 좋다는 ‘니핌’ 씨의 셋째 아들, ‘끼릴’이 새 사냥에 나섰다. 총도 없이 나가는 그의 뒤를 쫓아가니, 숲 한가운데 나무를 위장해 만든 새 덫이 나온다. 한티족이 만든 새 덫의 특징은 두 가지다. 한 번에 딱 한 마리씩 잡을 수 있도록 설치되었다는 것과 못이나 망치 없이 오직 손재주로만 만들어졌다는 것. 소박하지만, 풍요로운 땅이 주는 행복을 아는 한티족의 지혜로운 삶이다. 우리는 모두 곰의 형제, 툰드라에 부활한 우리의 단군신화 속 동물, 곰! ‘니핌’ 씨의 오두막에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가족들의 극진한 대접을 받는 것이 있다. 바로 곰의 머리! 게다가 10개가 넘는 곰의 머리에 가족들은 온갖 장식물로 치장해 마치 사람처럼 꾸며놓기까지 했다. “곰을 잡아오면 그 곰은 제 딸이 됩니다. 곰을 위해 아버지가 되어주는 거죠. 아내는 곰의 어머니가 되고요. 제 큰아들은 곰의 오빠가 되고, 제 딸은 곰의 동생이 됩니다.” 우리에겐 단군신화 속, 그저 친숙한 동물로 남아 있는 곰.. 하지만, 이들은 신화가 아닌 현실에서 곰을 실제 가족으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이 곰의 머리를 집 안에 모셔두고 정성을 다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인류 역사상, 지구 상에 마지막으로 남을지도 모를 한티족의 곰 의례.. 그 3박 4일간의 축제 현장을 공개한다! 수 천 년간 곰을 숭배하고 곰을 위한 제사를 지내던 시베리아 원주민들. 그러나 한티족을 제외하고 지구 상에 남은 모든 곰 의례는 자취를 감추었다. 곰 의례 속에는 곰을 신의 아들, 혹은 조상으로 숭배하면서도 식량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사냥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그들의 이중적인 속내가 담겨 있다. 3일에서 최대 보름까지 이어진다는 성대한 축제인 곰 의례! 우리는 21세기 최후, 어쩌면 인류 역사상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한티족 곰 의례의 전 과정을 생생하게 카메라에 담았다. 정성스레 곰을 치장하고, 곰에게 다정한 키스를 퍼붓는 사람들.. 곰 축제 중 제작팀의 눈길을 유독 사로잡은 것은 우스꽝스러운 복장으로 펼치는 연극이었다. 늙은 남자와 사는 여자가 집에 손님으로 찾아온 젊은 남자와 불륜을 저지르는 내용인데, 5살 ‘샤샤’부터 할아버지 ‘니핌’까지 거리낌 없이 한자리에 모여 보며, 즐거워한다. 왜 이런 내용의 연극을 하느냐, 물으니 돌아온 명쾌한 대답! “곰이 유머를 좋아하기 때문이죠.” 파란 눈, 하얀 피부의 한티족이 전하는 흥미진진한 곰 이야기.. 툰드라 숲 한가운데서 벌어지는 3박 4일간의 곰 축제 현장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