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궁금한 이야기 Y
당신이 궁금한 그 이야기 - 큐브 Cube
방송일 2009.12.18 (토)
· 5분간의 미스터리
· 부정(父情)은 무엇인가?
· 생존자 가족의 눈물겨운 분투
1. 그들은 왜 속았나?
- 속는 순간,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5분간의 미스터리
충남 논산의 한 재래시장. 지난 11월 26일, 이곳에 위조수표가 돌았다. 비슷한 시기, 전주의 한 전통시장에서도 위조 수표가 돌았다. 범인의 인상착의는 일치했다. 그리고 대전, 순천, 광양, 수원에서도 일련번호가 똑같은 위조수표가 돌았다. 전국 50여개 상점에서 총 피해액 1,300만원. 검거된 범인은 4명의 10대였다. 한 케이블TV를 보고 그대로 따라한 것이라는데...
눈에 띄는 것은 그들이 만든 위조지폐. 첫눈에 봐도 정교함과는 거리가 먼 조악한 것들(수표를 컬러 복사해 칼로 자른)이었다. 문득 궁금해졌다. 왜 이런 허술한 위조수표에 수많은 사람들이 속았던 것일까? 담당PD, 그 실체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무언가에 홀렸던 거지, 내가....”
피해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그런데 뭔가 이상함을 느낀 것은 4인조 범인이 떠난 후, 그러니까 대략 5분 정도가 지나서였다고 한다. 그 5분 동안 상인들의 머릿속에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전문가들은 ‘기대감’이 순간적으로 판단력을 저하시킨 것이라고 말한다. 흔히 연애 초기에 콩깍지가 쓰여 상대의 결함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상인들은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은 때에 물건 하나를 팔 수 있다는 기대감에 차 있었고 결국 이것이 위조수표의 허술함을 보지 못하게 한 것이다.
담당PD, ‘기대감에 의한 판단력 저하’를 확인하기위해 로또복권을 막 사고 나온 사람들에게 다가가 물어보기로 했다. ‘방금 사신 그 복권, 얼마면 저한테 파시겠습니까?’
과연 천 원짜리 복권은 얼마의 호가를 형성할까? 그 호가는 과연 합리적인 가격이었을까?
2.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가시고기 아빠
- 부정(父情)은 무엇인가?
지하철 안, 한 남자가 피곤한 듯 앉아 있다. 집도 직장도 없는 54살, 이혼남 이윤기씨다. 어느 날 그는 이 지하철 안에서 밀물처럼 엄청난 행복이 밀려드는 걸 경험했다. 아들, 겨레(19세)를 생각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2007년 8월 열일곱 살 아들의 심장이 멈췄다. 심장마비였다. 호흡이 멎은 시간 32분. 심폐소생술로 겨우 목숨은 건졌지만 식물인간이었다. 의사는 아들이 이미 죽은 것과 마찬가지라 했지만 아빠는 포기하지 않았다. 서울로 병원을 옮겨 중환자실에서 두 달, 아들은 기적적으로 깨어났다. 아들은 4개월 만에 아빠를 알아봤고, 12개월 만에 목소리를 냈다. 15개월 만에 걷기 시작했고, 2년 만에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
아빠는 2년간 갓난아이와 같은 속도로 성장하는 아들의 곁을 지켰다. 혼자서는 화장실도 갈 수 없고, 밥도 먹을 수 없는 아들 때문에 회사도 그만뒀다. 병원비를 마련하느라 집도 팔았다. 하지만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고 한다. 사고가 나기 전에는 제대로 대화 한 번 나눠보지 못한 아들, 이제야 진정으로 父子가 된 것 같다는데...
3살로 돌아간 아들을 24시간 돌보는 아빠. 그에게 행복은 무엇일까?
4.【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방화, 그 후
- 생존자 가족의 눈물겨운 분투
가족들이 모두 잠든 새벽녘 집에 불이 났다. 부모님은 사망했고 남동생은 중태에 빠졌다. 다행히 딸(누나)은 외지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어 화를 면했다. 집에서 난 불은 방화로 밝혀졌다. 범인은 남동생의 친구. 사고가 있던 날 재워달라며 친구 집을 찾았다가 불러도 대꾸가 없자 홧김에 불을 질렀다고 한다. 이제 남은 가족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걱정되는 건 남동생이다. 얼마 전 겨우 의식을 찾았는데 아직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것도, 집에 불을 지른 사람이 자신의 친구라는 것도.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 지 막막하다. 당장 살 집부터, 병원비며 동생들 학비도 걱정이다.
온가족이 모여 살던 지하셋방도 부모님도 화마가 모두 삼켜버린 지금, 다시 살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