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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회 궁금한 이야기 Y

당신이 궁금한 그 이야기 - 큐브 Cube

방송일 2010.05.14 (토)
· 2부 리그에 빠진 파란 눈의 영국인 찰리, 그에게 축구란?
· 유산 상속 사기에 걸려 인생을 뺏긴 한 택시기사의 스토리
· 절반만 철거한 강남 빌딩, 무슨 일이 있었나
· [연속기획 가족] 첫 번째 이야기 - 아버지는 누구인가





1. 찰리는 왜  2부 리그에 빠졌나
    - 2부 리그에 빠진 파란 눈의 영국인 찰리, 그에게 축구란?

2010년 4월의 마지막 토요일, 수원의 한 종합운동장. 이곳에서 축구경기가 열렸다. 수원FC와 부산교통공사 팀의 대결. 흔히 '2부 리그'라 칭하는 내셔널 리그 팀들의 경기였다. 
그런데 100명 채 안 되는 관객 중 유독 한 사람이 눈길을 끈다. 5 살 정도 돼 보이는 남자 아이와 함께 부산교통공사 파이팅을 외치는 금발의 청년. 한국 사람들조차 외면하는 2부 리그 경기를 그는 온 힘을 다해 응원하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찰리 로빈슨, 축구 종주국 영국출신이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처녀 출전한 한국 팀의 이야기를 접하고 감명을 받은 그는 당시 한국 팀 유니폼을 인터넷으로 구해 입고 다닐 만큼 한국축구에 빠졌다. 한 국제중학교의 수학 교사로 한국 땅을 밟은 8개월 전부터는 직접 축구 경기를 보는 게 낙이란다. 그런데 그게 하필 내국인조차 낯선 2부 리그이다. 2부 리그 축구가 진짜 축구라는 찰리. 그가 2부 리그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 2부 리그, 그곳에 진짜 축구가 있어요. 진짜 팬들도 그곳에 있죠. 물론 소수지만”

승부를 떠날 수 있어야 진짜 축구를 즐길 수 있다는 찰리. 그의 눈에 월드컵에 그것도 16강에 오르느냐 마느냐에 온통 집중돼 있는 한국 축구는 영 적응이 되지 않는다. 비록 실력은 일류가 아니지만,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열정이 살아 있는, 진짜 축구팀은 바로 우리 곁에 있는 우리 동네 축구팀이었다. 비록 우리는 그 존재조차 기억하지 못하지만 말이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개그 프로그램 속 절규가 우스갯소리로만 들리지 않는 이 시대에, 축구 종주국에서 온 벽안의 청년은 우리에게 말한다. 

“ 월드컵을 사랑하면 4년에 한 번 행복하죠. 동네 축구를 사랑하면 매주 행복해져요”



2. 350억, 유산은 어디로 갔나
    - 유산 상속 사기에 걸려 인생을 뺏긴 한 택시기사의 스토리

어느 날 알고 지내던 한 사람이 당신에게 제안을 한다. 

“아버지 유산이 한 350억 정도 되는데 말야, 소송이 걸려서... 좀 도와주면 재산관리인으로 자네를 선임하지” 

당신은 이 말에 넘어오지 않을 것이다. 너무 터무니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와준다는 것이 당신 명의의 통장 하나다. 손해 볼 게 없다. 그리고 며칠 후, 넘겨 준 당신의 통장에 정말 350억이 찍혀 있다면...
여기 350억 유산의 법정대리인으로 선임해주겠다는 말에 꾀여 5년여에 걸쳐 자신의 재산은 물론 친인척, 친구의 재산을 포함해 5억 원을 사기당한 택시기사가 있다. 사기꾼은 거동도 불편한, 그래서 이런 식의 사기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장애인이었다. 
그런데 5년여에 걸친 사기 행각을 보면 이상한 게 한 두 개가 아니다. 심지어 지난 2007년에는 이 택시기사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받지 못한 지인들이 그 사기꾼을 의심해 경찰에 고소했고, 그는 ‘공문서 위조’로 법정 구속되었다. 모두다 택시기사가 사기꾼에 넘어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택시기사는 철석같이 믿었다. 왜 일까? 무엇이 그를 사기꾼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 것일까.  



3. 절반만 철거한 강남 빌딩, 무슨 일이 있었나

서울 서초동 교대역 인근. 평당 1억 원을 호가하는 강남 한 복판에 눈을 씻고 봐도 믿을 수 없는 건물이 하나 서 있다. 멀쩡한 건물이 정확히 절반으로 절단되어 있다. 어떻게 저렇게 자를 수 있지... 싶을 정도로 건물은 자를 대고 자른 듯 철거되어 있다. 한 때, 이런 저런 사무실이며 식당들이 들어서 있던 건물은 지금 비가 들이치고 바람만 조금 불어도 속수무책인 흉물이 되었다. 그리고 그 건물 2층에 건물주인 한식집 주인이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다. 지하에서 철거가 진행되고 있어 툭하면 전기가 끊기고, 단수되는데도 사장님은 변함없이 자리를 지킨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아이를 반으로 잘라 나누어 가지라’ 던 솔로몬의 판결을 연상시키는 건물. 그런데 이 건물의 철거는 법원의 판결에 따른 것이었다고 한다. 토지 소유권의 절반이 경매를 통해 다른 이(경매학원원생 40명)에게 넘어가면서 시작된 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법원은 건물의 절반을 잘라 나눠가지라 했고 토지 소유주는 정말로 건물의 절반을 철거한 것이다. 
‘1+1=2’가 아니라 ‘1+1=4’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서로가 아는 상태에서 상대방의 양보만을 기대하며 5년이라는 긴 법정소송과 감정싸움 끝에 남은 것은 반 토막난 건물. 둘의 힘겨루기는 오늘도 평행선이다. 
부의 상징이라는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멀쩡한 한 건물을 두고 벌어지는 풍경을 통해 ‘돈’의 위력과 그 그림자에 대해 생각해본다.



4. [연속기획 가족] 첫 번째 이야기 - 아버지는 누구인가
    - 이제라도 아버지의 인생을 되찾아 주고 싶은 한 딸의 이야기

이제는 늙고 병들어 혼자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는 오늘도 딸 걱정이다. 이제 제발 걱정일랑 그만 두고 편히 사시라 해도 당신은 기어코 딸의 계좌번호를 적는다. 돈이 힘이라며 당신이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하신단다. 

“아버지, 아버지도 한 평생 고생만 하셨는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계좌번호 적어 놓고 어여 가”

조실부모하고 학교라곤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아버지. 내 땅 한 마지기가 없어 남의 땅을 빌어 먹고, 막장이라는 광부일도 깊은 곳으로만 찾아 18년. 내 자식만은 번듯하게 키워내마고 악착같이 살아 온 끝에... 남은 것은 광산에서 얻은 진폐증과 당뇨 합병증. 
이제라도 딸은 아버지에게 알려드리고 싶다. 당신의 인생은 참으로 아름다웠노라고. 아버지의 인생 굽이굽이를 딸의 걸음으로 되짚어 당신에게 알려드리고 싶다. 당신이 내 아버지라 참으로 고맙노라고.  

아버지, 당신은 누구입니까?
30-40대 성인남녀 500인이 말하는 ‘아버지’를 공개한다. 
[연속 기획 가족]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 - 아버지는 누구인가 를 통해 이 시대 당신의 아버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