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교양 · 예능 · 스포츠

SBS 앱에서 시청하세요

재생
30회 궁금한 이야기 Y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

방송일 2010.07.02 (토)
· 북극여우생식기,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
· 여성 보디빌더, 그녀는 왜 근육에 열광하나?
·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1. 북극여우생식기,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

지난 24일, 인천세관에서 지금껏 본 적 없던 황당한 밀수품이 적발됐다. 한 수입업자가 공예품 사이에 감춰 들여온 물건은 작은 살점이 붙어 있는 하얀 짐승의 털조각 4천9백여 점.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밝혀진 이 정체불명의 압수품은 다름 아닌 북극여우의 생식기였다.
주로 알래스카나 러시아 등 추운 지방에서 서식하는 북극여우는 지구온난화와 환경파괴로 개체수가 줄어 국제자연보호연맹(ICBP)가 관심주의종으로 분류해놓은 희귀 동물중 하나.
북극에 있어야 할 북극여우가 어쩌다 이곳까지 흘러온 것일까?
제작진은 불구속 기소된 후 풀려난 밀수업자를 직접 만나 그 사정을 들어볼 수 있었다.  그가 밝힌 밀수 이유는 뜻밖이었다.

“바람난 남편 돌아오게 하는 데는 그게 최고거든요”

북극여우는 암수가 한번 짝을 맺으면 죽을 때까지 일생을 함께 한다는 이유로, 일부 무속인 사이에서는 애정운의 상징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여우의 털이나 생식기 조각을 부적으로 지니면 부부사이의 금슬이 좋아져 바람난 남편은 가정으로 돌아오고, 시집 못간 노처녀는 천생배필을 만난다는 속설 때문에, 이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데...
그러는 사이 북극이 아닌 중국 산동성 등지에서 대량으로 교배돼 살육된 여우의 생식기는 원가 90원에서 무려 1500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부적으로 탈바꿈해 있었다. 
이 황당한 속설을 믿고 부적을 구입한 사람들은 정말 효과를 보았을까. 혹시 그 부적으로 인해 또 다른 상처를 입고 있는 것은 아닐까. 



2. 여성 보디빌더, 그녀는 왜 근육에 열광하나?

지난 27일, 인천의 한 체육관. 대한민국 최고의 몸짱을 뽑는 미스터코리아 선발대회가 한창이다. 명실공히 국내 최고 대회로 우승자는 세계대회에 출전하는 기회를 부여받는다.
그런데 우람한 남성들 사이에서 마지막 몸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여자가 있다. 올해나이 34살. 경력 5년차의 여성 보디빌더, 황인영이다. 
핑크색을 가장 좋아하고, 누구보다 여성스럽지만 몸만은 ‘짐승남’ 부럽지 않은 그녀. 그녀의 목표는 세계 최고의 보디빌더. 앳돼 보이는 얼굴, 큰 키에 마른 몸매. 어느 것 하나 빠질 게 없는 그녀에게 우락부락한 근육은 ‘맞지 않는 옷’과도 같은데... 
다른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위해 하는 운동을, 그녀는 ‘목숨’을 걸고 한다. 쉬이 이해할 수도, 따라할 수도 없는 어렵고도 남다른 길. 대체 그녀는 왜 보디빌더가 되었을까? 그녀에게 ‘근육’은 어떤 의미일까? 



3.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멈추지 않는 ‘분노’로 허물어져 가는 연쇄살인 피해자 가족의 이야기. 

지난 6월 25일. 월드컵 열기가 한창인 가운데 올해 우리 사회를 분노로 들끓게했던 부산 성폭행살인사건 피의자, 김길태의 재판이 열렸다. 

“피고 김길태, 사형! 범죄의 잔혹성과 뉘우치지 않는 태도로 볼 때 영구히 격리...”

그날, 뉴스 속보를 지켜보던 한 중년 남자의 주먹이 벽을 쳤다. 저 놈은 사형인데, 내 딸을 죽이고 또 2명을 더 죽인 그 놈은 왜 사형시키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는 지난 4월, 대전-청주 일대에서 3년 간 3명을 살해하고 검거된 연쇄살인 택시기사에게 딸을 잃은 아버지였다. 
이제 겨우 스물 넷. 딸 수애는 몇 번의 도전 끝에 어렵게 얻은 직장에 출근한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은 상태였다. 회사 일을 마치고 택시에 올랐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그 후 4개월. 가족들은 차마 삶이라고 부를 수 없는 생을 이어가고 있었다. 지우려 해도 도저히 지워지지 않는 상처. 목숨을 끊어서라도 잊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다.

“국가가 그 놈을 죽이지 않는 이상, 어떻게든 살아남아 그 놈을 꼭 죽일 겁니다.”

그들의 삶을 지탱해주는 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져만 가는‘분노’였다. 
몹시 위태로워 보였다. 분노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지만 이제 곧 그 분노가 그들을 서서히 갉아 먹고 결국 죽음으로 이끌 것이다. 그들을 그 상태로 그대로 놔둬야 하는 것일까. 그들을 위해 우리사회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일까.
갈수록 세상은 흉흉해지고, 언제 누가 흉악 범죄의 피해자가 될지 모르는 상황. 흉악범죄자에 대해 잠시 들고 일어섰다가 이내 잊고 마는, 그래서 남은 분노와 슬픔이 오롯이 피해 가족의 몫이 되고 마는 우리의 현실을 이제 조금이라도 바꿔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