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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회 궁금한 이야기 Y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

방송일 2010.08.13 (토)
· 그는 왜 땅굴에 미쳤나?
· 그녀는 왜 물건을 훔쳤나?
· 母子는 무엇을 이루고자 했나?
· 서울 도심 버스 폭발





1. 그는 왜 땅굴에 미쳤나?
- 제주도의 땅굴을 파헤치며 아버지를 기록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북제주군 청수리 평화마을. 관광객들이 평화로운 경치에 넋을 놓고 있는 사이, 한 남자가 길
도 나지 않은 험준한 산길만을 골라, 발소리를 죽여 산을 타기 시작했다. 오름 곳곳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남자. 그런데, 인적이 드문 장소에 이러 가만히 풀숲을 헤집던 남자가 돌연 ‘땅속’으로 사라졌다!! 남자의 뒤를 밟아 따라 들어간 곳에는 뜻밖에도 거대한 규모의 ‘땅굴’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상하좌우 갈라지는 미로 같은 갈래길이며, 곳곳에 함정까지 설치된 이것은 분명 사람의 손으로 정교하게 파놓은 땅굴이었다!! 그리고 이곳에 방금 전 ‘땅속’으로 사라진 그 남자 태연히 김밥을 까먹고 있었다.
이 남자. 도대체 정체가 뭘까?
수상한 이 남자의 이름은 이영근(58). 북제주에서 그는 땅굴에 ‘미친 놈’으로 통한단다. 그를 따라 들어온 이 땅굴은 깊이 18m, 총 길이 2Km. 곳곳에 숨겨진 출입구만 33곳에 이르는 3층 구조의 거대한 땅굴진지, 가마 오름이다. 가마 오름은 태평양 전쟁 말기인 1945년. 일본군의 ‘결호’작전으로 만들어진 지하요새라고 하는데... 하고 많은 것 중 이 남자는 왜 ‘땅굴’에 미친 것일까?
아들아, 내 한을 풀어 다오.
이제는 식물인간처럼 누워 말 한 마디 알아듣지 못하는 아버지. 그 곁에서 남자는 하루종일 있었던 땅굴 이야기를 꺼낸다. 젊어서는 한 번도 다정한 적 없었던 아버지. 눈이 잘 보이지 않았던 아버지는 농사일을 하다가도 걸핏하면 허공에 대고 소리소리 지르곤 했다. 지긋지긋한 가난, 앞 못 보는 아버지 슬하에서 그는 중학교만을 간신히 졸업했다. 그에게 아버지는 벗어나고 싶은 어둠이었다. 그러나 그런 아버지의 두 눈을 앗아간 것이, 뒷산 땅굴의 깊은 어둠이었으며, 그것이 아버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음을 안 것은 남자의 나이 서른이 훌쩍 넘은 후였다. 아버지는 일제 강점기, 일제의 마지막 요새를 만드느라 땅굴 속에서 눈을 잃은 것이다. 오열하는 아버지의 눈물 앞에서 그의 인생도 바뀌었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 뒤에 감춰진 슬픈 역사. 아버지의 인생을 그는 오늘도 파헤치고 있다. 



2. 그녀는 왜 물건을 훔쳤나?
- 5년간 600여 차례. 도벽에 빠진 한 가정주부의 이야기

지난 31일, 울산의 한 백화점. 세일 때문에 수많은 손님들로 북적대는 한 매대에서 30대 여인이 가방을 훔치려다 현장에서 적발되었다. 또 다른 훔친 물건은 없는지, 그녀의 집을 수색하러 간 경찰은 그곳에서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신발장에서부터 옷장, 책장, 베란다, 심지어 세탁기 안까지...집 안을 꽉꽉 채우고 있는 것들은 다름 아닌 지금껏 그녀가 훔친 물건들 !!
단순 절도사건, 알고 보니 대도 ?!
양말에서부터 속옷, 구두, 의류에서 선글라스, 명품 가방까지. 그녀의 집은 마치 대형 의류판매장을 옮겨놓은 것 같이 다양한 물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는데...훔친 물품들은 모두 천 여점. 패해 금액만 해도 무려 1억 원이 넘는 액수였다. 그러나 이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물건들 중 대부분이 포장과 가격표도 떼지 않은 새 것들이라는 점이였는데... 피의자 역시 경찰조사에서 단 한 차례도 훔친 물건들을 쓴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녀는 왜, 쓰지도 않을 물건을 이토록 많이 훔친 것일까?
집에 돌아와 훔친 물건들을 보면 ‘내가 또 왜 이랬을까...’ 
하지만, 멈출 수가 없었어요.
그녀의 도벽이 시작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5년 전. 밝고 외향적인 성격이었던 지연(가명)씨는 두 번의 인공유산을 하였다. 그 뒤로부터 남편과 두 아이들이 직장과 학교에 간 후 엔 늘 집에 홀로 있는 시간이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웠다는 그녀. 바람도 쐴 겸 백화점이며 마트 등을 구경하던 어느 날, 물건을 갖고 싶다는 욕망과 함께 어느새 그것을 훔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 한 것! 그렇게 시작된 도둑질은 걷잡을 수 없게 되었고, 결국 5년 동안 한 달에 평균 10번, 약 600여 차례의 절도를 저지르게 된 것이다. 
물건을 훔치는 그 순간만은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까마득한 평온이 느껴져요 
인공유산으로 극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그녀. 그런데 그녀의 우울증은 어떻게 도벽으로 이어진 것일까? 대체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 만든 것일까?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다정한 엄마에서 1억 여 원의 물건을 훔친 상습절도범이 되어버린 안지연(가명)씨. 제작진은 그녀의 감춰진 과거 속 상처를 만날 수 있었는데..



3. 母子는 무엇을 이루고자 했나?
- 현세에서 해탈을 이루지 못해 죽음을 선택한 한 母子의 이야기

7월 15일 상주의 야산 중턱에서 텐트 생활을 해오던 모자(母子)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사인은 연탄가스 질식사. 타살의 흔적은 없었고, 잠든 것처럼 평온한 모습으로 발견된 모자의 텐트 안에서는 뜻 모를 말이 가득 적힌 종이가 발견됐다.  
절대적 근원 “와씨노”
찌카라 일체 궁극 젠카이
대 해탈 궁극 젠카이
마을 인근에 정착해 살던 모자는 경제 활동은 접어둔 채 수양에만 몰두 했으며, 결국 살던 집도 팔고 산으로 올라왔다고 하는데... 10여년을 같은 동네에서 살던 마을사람들조차 이 모자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이들이 기억하는 것은 모자가 평소 해탈에 이르지 못하면 죽을 거라고 입버릇처럼 애기해왔다는 것. 모자를 죽음까지 몰고 간 ‘해탈’이란 무엇이었을까?
해탈하지 못하면 죽느니만 못해요
사건의 열쇠는 죽은 아들의 형 김영식씨가 쥐고 있었다. 결혼과 함께 타 지방에서 살던 영식씨는 모자에게 생활비를 보내 주며, 모자가 산에 올라간 후에도 일주일에 몇 번씩 음식을 들고 찾아갔다고 한다. 

모자의 사건발생 24일 만에 만난 영식씨. 놀랍게도 영식씨는 어머니와 동생의 죽음을 인정하고 있지 않고 있었는데... 그에 의하면 죽은 동생은 神이며 , 이승에서의 수련 단계가 지나 영혼의 수련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모자와 영식씨 모두 깨달음을 얻기 위해 오랜 시간동안 수양을 해왔다고 한다. 제작진은 어렵게 죽은 동생의 육필 노트를 입수할 수 있었는데.... 그 속에는 가족이 세상과 등진 채 이루고자 했던 ‘해탈’의 비밀이 담겨 있었다. 깨달음을 위해 세상과 등진 가족들, 무엇이 이 가족을 이토록 내면의 수양에 몰두하게 한 것일까?



4. 서울 도심 버스 폭발
-그녀는 왜 다리를 잃어야 했나?

지난 9일.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서울도심 압축천연가스(CNG. Compressed Natural Gas) 시내버스 폭발사고. 그 후 공개 된 현장 사진은 당시의 참혹했던 순간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검게 그을린 내부, 바닥을 뒹구는 좌석의자, 마치 종잇장처럼 찢겨져 나간 버스 외벽까지... 굉음을 내며 폭발 하던 그 시각, 버스 안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제작진은 문제의 버스에 승차했던 승객들을 만나 위험천만했던 당시 상황을 자세히 들어 볼 수 있었는데...
출발 순간 ‘펑’소리가 나더니 유리창이 다 박살나고 연기가 치솟았어요!!
그 누구도 도심을 달리던 버스가 도로 위에서 폭발할 것이라곤 상상조차 못했다. 이번 사고로 버스를 타고 있던 승객과 행인 등 총 17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그 중 폭발지점 가까이에 앉아 있다 크게 화를 당한 이윤주(가명.28)씨는 양쪽 발목뼈에 중상을 입었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발목 접합수술을 받았지만 현재 그녀의 두 다리는 준(準)절단 상태. 혈관과 피부조직을 임시로 묶어 두었는데 그 부위가 괴사 할 경우, 끝내 절단을 할 수 밖에 없다는데...
제작진은 윤주씨의 어머니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좀 더 자세한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 !
 대형마트에서 종업원으로 일을 하며 번, 월수입 100만원 남짓한 돈으로 가족의 생활비며 두 동생의 학비까지 마련해왔다던 윤주씨. 어머니에겐 남편같은 딸이었고 두 동생들에겐 아빠같은 누나였다. 그렇기에 윤주씨의 사고는 가족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는데... 울먹일 힘조차 남아있지 않은 윤주씨의 어머니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중환자실 앞에서 하루에 단 두 번 있는 면회시간을 기다리는 것. 드디어 면회시간! 그런데, 어머니의 얼굴을 보자마자 윤주씨는 뜬금없이 엄마의 안부부터 묻는다. 
“엄마는 괜찮아? 다친 곳 없어?”
사고 당시의 충격 때문이었을까? 윤주씨는 사고 당시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듯 보였는데...그러나 그날의 사고는 윤주씨의 기억만 앗아간 것이 아니었다. 사고차량을 직접 운전했던 버스 운전기사는 그날의 충격으로 더 이상 운전대를 잡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그것은 동료 버스 운전기사들도 마찬가지. 뿐 만 아니라 버스에 탑승했던 승객들도 이제 더 이상 버스를 타지 못 할 것 같다고 말한다. 한 번의 사고로 큰 상처를 입은 사람들. 그동안 인명피해만 없었을 뿐, 압축천연가스(CNG. Compressed Natural Gas) 시내버스 폭발 사고는 이미 여러 번 발생 했었다는데...
단순히 그 시각 평소 잘 이용하지 않는 버스를 탄 효정씨가 억세게 운이 나빴던 것 이었을까?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는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