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교양 · 예능 · 스포츠

SBS 앱에서 시청하세요

재생
36회 궁금한 이야기 Y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

방송일 2010.08.20 (토)
· 재래식 화장실에서 태어난 아기! - 왜 몰랐을까?
· 죽음의 미스터리, - 그는 왜 그곳에 갔나?
· 아이스하키에 빠진 그녀들.. - 그녀들은 왜 스틱을 놓지 못하나?
·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 이장 경력 15년, 깡촌 젊은 할아버지의 열 두 폭 오지랖에 관한 이야기.





1. 재래식 화장실에서 태어난 아기!
   - 왜 몰랐을까?

8월 16일 오전 8시 7분. 119로 다급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아기가 나오려고 해요! 도와주세요!” 구조 전화를 받고 구급대가 도착한 곳은 부산의 한 다세대 주택. 현장에는 극심한 진통을 호소하는 산모와 그녀의 곁에서 어쩔 줄 몰라하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남편이 있었다. 언제 아기가 나올지 모르는 1분 1초가 다급한 상황! 구급대원들은 신속하게 근처 종합병원으로 산모를 옮겼다. 병원에 도착한 산모는 곧장 분만실로 들어갔고 의료진은 분만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런데 잠시 후... 화들짝 놀라며 분만실에서 뛰어나온 담당의사의 황당한 한마디 !

“ 산모, 벌써 출산 하셨는데요?! ”

진통을 호소하는 산모는 있는데, 뱃속의 아기는 없는 황당한 상황. 담당의사의 말에 당황한 남편과 구급대원은 서둘러 ‘사라진 뱃속의 아기’를 찾으러 처음 출동했던 산모의 집으로 향했다. 불과 40여분 전만해도 산모의 뱃속에 있던 아기.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마치 거짓말처럼 감쪽같이 사라진 아기를 찾아 집안 곳곳을 뒤지던 그들이 아기를 발견한 곳은 다름 아닌 화장실!!!

재래식 화장실 안! 인분 속에 빠져있던 아기를 찾았다!!

얼굴만을 겨우 내놓은 채, 실낱같은 숨을 쉬고 있던 아기는 구급대원에 의해 구조되어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확인결과, 출산이 임박한 상태에서 화장실에 갔던 산모가 용변을 보던 중 출산을 해버렸고,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병원으로 이송되게 된 것! 병원에 도착한 후에도, 의료진이 분만준비를 돕기 전까지 환자의 이송을 도왔던 구급대원도, 줄곧 산모의 곁을 떠나지 않았던 남편도 그녀의 출산 사실을 몰랐다고 하는데...이 소식을 접한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실제 사건이냐’며 고개를 갸우뚱 했다. 출산의 고통을 겪지 않고 아이를 한 번에 낳았다는 것과 탯줄처리 등 의문을 품으며 의아해 했는데...그러나 그보다 아기의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했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꽤 오랜 시간 화장실 안에 방치되어 있었기에 호흡기를 비롯. 전체적인 몸의 상태가 심각한 상황. 결국 신생아 집중치료실이 있는 큰 종합병원으로 옮겨졌다. 제작진은 신생아 집중치료실 앞에서 아기의 아빠 김한규씨(가명)를 만날 수 있었다.진통 시작부터 끝까지 한시도 아내의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켰다던 남편. 아내는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총 세 번 화장실을 드나들었다고 했다. 화장실을 다녀 온 뒤에도 배가 아프다는 말 뿐 딱히 별다른 이야기가 없어 설마 아기를 낳았을 것이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단다. 이것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산모를 먼저 챙겼던 구급대원 또한 마찬가지. 아프다는 말 뿐 별다른 얘기가 없어 단순한 진통이라 생각했지 설마 아이를 낳았을 것이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다는데....

그녀는 정말 출산한 사실을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말할 수 없었던 속사정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오늘밤, 생과 사의 기로에서 헤매이고 있는 아기는 건강한 모습으로 엄마 품에 안길 수 있을까?



2. 죽음의 미스터리,
   - 그는 왜 그곳에 갔나?

지난 11일, 부산의 한 번화가. 태풍 뎬무의 영향으로 강풍과 함께 시간당 30mm의 집중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1m 간격으로 떨어진 2개의 빌딩사이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자의 시신이 발견 되었다. 외상은 없고 뒤통수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것으로 보아 추락사를 추정할 뿐, 사건의 정황을 알 수 있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신원 조회 결과 죽은 남자는 절도 전과가 있는 이氏(33). 그는 허름한 슬리퍼와 담배 외에는 어떠한 소지품도 갖고 있지 않았고, 수상한 점이라고는 그 전날까지 멀쩡하던 건물 외벽 배수관이 뜯겨진 채 시신 옆에 뉘어져 있었다는 것 뿐 이었는데..

추측1. 절도를 위해 건물 침입을 시도하다 추락했다?

절도 전과가 있었기 때문일까? 그가 배수관을 타고 건물 침입을 시도하다가 추락한 것이라는 성급한 언론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죽음을 단순한 ‘추락사’로 보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그는 사고당시 빗물에 쉽게 미끄러지는 고무 슬리퍼를 신고 있었을 뿐 만 아니라, 어떠한 도구도 소지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가 타고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배수관은 건물의 출입구는 물론, 어떠한 창문과도 연결되지 않는데... 그렇다면,

추측2.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일까? 

만약 그가 자살을 시도한 것이었다면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을 것이다. 그러나 옥상을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건물의 CCTV와 관리사무소를 지나야 하는데 그의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혹시 사고 당일 그를 본 사람이 있지는 않을까? 사고지점을 중심으로 목격자를 찾아봤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얼굴을 기억하는 이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추측3. 그는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가 또 다른 범죄에 연루되었거나 혹은 피해자일지도 모르는 일. 그의 집을 직접 찾아가보니 누군가에게 쫓긴 흔적이 역력했는데! 3년전 사업에 실패한 뒤 가족들과도 연락 두절 상태였다는데... 태풍이 심하게 몰아치던 어느 날 밤. 의문의 장소에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 죽음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제작진이 현장을 찾았다. 



3. 아이스하키에 빠진 그녀들..
   - 그녀들은 왜 스틱을 놓지 못하나?

영하 8도의 빙상 경기장. 6kg 넘는 거대한 보호 장비를 착용한 선수들이 ‘쌩~’하고 얼음판을 가른다. 평균 시속 50km! 가장 격렬하고, 남성적인 운동, ‘아이스하키’ 다.그런데, 한바탕 거친 몸싸움을 끝내고 보호 장비를 벗는 건, 뜻밖에도 가녀린 체구, 곱상한 얼굴의 여자다!! 숙명적인 한일전을 앞두고 맹훈련 중이었는데...

갈비뼈가 아직 안 붙었어요. 그래도 나가야죠. 이래봬도 국가대표거든요 

현재 협회에 등록된 중학생 이상 선수는 모두 27명, 그 중 21명이 ‘국가대표’다.   
 여자들은 즐겁다. 내가 좋아 시작한 아이스하키, 게다가 명실상부한 국가대표 아닌가. 

시속 120km ‘퍽’에 맞아서 피고름을 주사기로 빨아낼 정도로 곪았죠 

부상이 낫기 무섭게 장비를 챙겨 얼음판으로 달려갔다는 한수진 선수. 스틱을 잡은 그녀의 손은 사실 ‘피아노’를 치는 손이다. 연세대 피아노학과 4학년.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에 재능을 보였고, 명문대에 입학했다. 어쩌면 보장된 인생이 기다리는 지도 모르는데, 20년을 함께한 ‘피아노’보다 자꾸만 ‘아이스하키’가 좋아진다. 스틱을 잡아야 피아노도 신명이 난단다.

아이스하키로 어떻게 먹고 살래?

그래서 은진氏는 회사를 다닌다. 국가대표 선수 연봉이라야 고작 360만원. 실업팀은 고사하고 고등학교. 대학교 팀도 하나 없다. 유일한 팀이 곧 국가대표 팀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기에 그저 하고 싶고, 해야 한다. 그래야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마약에 중독되는 것 같아요. 안 하면 참을 수 없는... 

사람들은 말한다. 애가 ‘조금만 더’ 크면 그때 정말 회사고 뭐고 내가 좋아하는 일 할 겁니다. ‘조금만 더’는 점점 더 유예돼 ‘고등학생 졸업’이 되고, ‘대학교 졸업’이 되고, ‘결혼만 시키면’ 이 된다. 그 사이 현실은 조금씩 더 커져 우릴 벗어날 수 없는 무게로 우릴 짓누른다. 행복하지 않다. 지금 당장 내가 좋아하는 무엇으로 달려갈 수는 없는 것일까. 현실을 내던지지 않고서도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여기 아이스하키를 즐기고 있는 젊은 여자들을 통해 행복의 비밀을 찾아본다.



4.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 이장 경력 15년, 깡촌 젊은 할아버지의 열 두 폭 오지랖에 관한 이야기.

전라남도 강진 용운 마을. 논밭 사이로 난 고샅길을 따라 남의 집 담장 너머를 샅샅이 엿보고 다니는 한 남자! 동네 빈집이란 빈집은 모조리 찾아 들어가 슬그머니 집안을 뒤적거리는 품이 예사롭지 않다. 

우리 집 뿐만이 아니라, 넘의 집도 다 우리 집이여.

이장경력 15년, 이병희 (59)氏다. 주말농사 지으러 오는 도시사람들의 빈집을 찾아다니며, 수도꼭지도 고쳐놓고, 개밥도 주고 나오는 참이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오자, 동네 아지매들이 이氏네 앞마당에 빼꼼 고개를 들이밀더니 주인을 밀어내고 먼저 젓가락을 든다. 
밥 때에 맞춰 그의 집으로 모여드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버젓이 제 주인까지 둔 동네 집고양이 수 십 마리가 슬금슬금 그의 앞마당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동물들까지 알아주는 오지랖이다 보니, 이 동네 궂은 일은 모조리 그의 차지가 되었다. 택배기사, 수도 교체, 화장실 정화조 공사 문의, 벌초까지, 동네 뒤치다꺼리 하다 보니 정작 자신의 드넓은 논밭과 과수원은 수시로 잡초가 무성하지만, 그는 싱글벙글이다. 베푸는 것은 반드시 돌아오곤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행복의 8할은 관계에 있다.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그도 한때는 대도시의 중견 회사에서 잘 나가던 회사원이었다. 그런 그가, 아내와 아이들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돌연 사표를 던지고 시골 행을 택했다는데... 도시에서 그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행복’한 시골 노인이 된 이병희氏를 통해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지 짚어 본다.

PD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