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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회 궁금한 이야기 Y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

방송일 2010.09.17 (토)
· 용광로 추락 청년, 그는 왜 용광로 난간에 올랐나?
· 2년간 3천 번 장난전화, 그는 무엇을 원했나?
· 7번째 임신이 세쌍둥이, 어떻게 알리나?





용광로 추락 청년, 그는 왜 용광로 난간에 올랐나?
	- 작업 중 1,600도 용광로로 떨어져 숨진 29살 청년의 안타까운 이야기


충남 당진의 한 장례식장. 넋을 잃은 채 하염없이 아들(김씨, 29세)의 영정사진을 보고 있는 한 70대 노부부가 있다. 마흔이 넘는 나이에 본 늦둥이. 살아생전에 속 한번 썩인 적 없는 착한 외동아들. 하지만 이곳엔 부둥켜안고 울 시신조차 없었다. 아들은 뜨거운 용광로에서 한줌의 재가 됐다.

걔라고 몰랐겠어요? 거기 빠지면 죽는다는 걸. 아차 하는 순간에 다 끝나버린 거죠.
-가족의 인터뷰 중

지난 9월 7일 새벽2시. 한 제철소의 용광로 속에는 1600도를 오르내리는 쇳물이 담겨있었다. 뚜껑을 닫으려는 찰나 밖으로 삐져나온 고철이 김씨의 눈에 띄었다. 그는 고철을 용광로 안으로 밀어 넣기 위해서 폭이 채 1미터도 안 되는 가장자리로 올랐다. 그리고 중심을 잃고 6미터 깊이의 용광로 안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광온(狂溫)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은 쓰지 마라. 
모두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누리꾼 alfalfdlfkl씨의 추모시 중

이 소식을 접한 한 누리꾼은 자신의 트위터에 추모시를 올렸고 이는 온라인상에서 빠른 속도로 퍼지며 네티즌들은 애도의 답글을 달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한편 회사 측에서는 사고 장소에 별도로 마련된 작업대가 있는데, 청년이 올라가면 안 되는 장소에서 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의견은 달랐다. 작업대가 따로 마련돼 있긴 하지만, 일을 하다보면 용광로 가장자리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들 또한 사고가 일어났던 그 용광로 난간 위로 올라갔던 아찔한 경험들이 몇 번씩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취재 중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한 달 전, 인천에서는 용광로에 추락한 사람이 또 있었다. 유치원을 다니는 두 아이의 아버지였던 이씨는 작업 도중 600도의 용광로에 추락해 전신 94%의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1일 만에 목숨을 잃었다. 당시 사건은 어떠한 주목도 받지 못한 채 지나갔다. 그리고 불과 한 달 만에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 된 것이다.
사고 4일 째, 여전히 열기가 뜨거운 남아있는 용광로 안에서 다리뼈 등 시신 일부가 간신히 수습됐다. 한줌도 되지 않는 청년의 하얀 뼛가루가 장맛비 속에 뿌려졌다. 그 허망한 죽음을 막을 수는 없었을까. 이제라도 이름 모를 또 다른 청년의 죽음을 막아야 하지 않을까. 



2년간 3천 번 장난전화, 그는 무엇을 원했나?
    - 2년 동안 3,015번이나 112에 장난전화를 건 50대 남자의 이야기 


대전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 신고접수 요원이 전화를 받자마자 대뜸 수화기 너머로 욕설이 터져 나왔다. 전화를 건 사람은 112 상습신고자 블랙리스트 100여 명 중 최상위를 지키고 있는 임氏였다. 

목소리만 들어도 다 알죠. 또 그 사람이구나.

2008년 8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집계 된 것만 3,015번! 하루 20~30통은 기본이고 심할 때는 67통까지 걸었던 날도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이 곳 112 신고센터에서는 그에게 욕 안 들어본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하는데... 결국 참다못한 112 신고 접수원 28명이 임氏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임氏 그는 도대체 누구이며 무엇을 원하는 걸까?

취재 중  제작진은 임氏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의 장난 전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것! 2008년 7월에는 300여 차례 장난전화를 걸다가 구속돼 징역 8월,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그런 그가 구치소에서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또 112 신고. 그 후로 지금까지 2년 동안 3천통이 넘는 장난전화를 해 온 것이다. 

억울합니다. 저는 너무 억울해요. 

자신은 장난전화를 건 사실이 없다며 임氏는 억울해 했다. 술을 마시고 한두 번 112에 전화를 걸었을 뿐, 상습 장난전화를 건 적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확인 결과, 그는 112 뿐만 아니라 114에도 상습적으로 전화를 걸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다만, 너무 많은 전화요금에 그 대상을 114에서 112로 바꾼 것뿐이라고. 그는 왜 이토록 장난전화에 집착하는 걸까? 가족, 이웃들의 증언을 통해 우리는 그의 안타까운 인생을 들여다 볼 수 있었는데... 3천 번의 장난신고 뒤에 숨겨진 한 남자의 진실을 찾아본다. 



7번째 임신이 세쌍둥이, 어떻게 알리나?
    - 세쌍둥이 출산으로 나이 서른에 9남매의 아빠가 된 한 남자의 이야기 


아침 7시, 한바탕 전쟁이 시작된다. 6명의 아이들을 깨우고 씻기고 입히고. 아침밥까지 준비하는 사람은 서른 살 정완씨. 육남매의 아빠다. 그가 아침부터 아이들과 전쟁을 치르는 동안 에도 부인은 침대에서 일어날 줄 모른다. 그녀는 지금 만삭, 나흘 후면 7번째 아이를 출산 할 예정이다. 사람들은 속도 모르고 축복이라고 한다.

축복이 아니라 집안 파탄나게 생겼어요. 지금. 

자식 한두 명 키우기도 힘들다는 요즘, 육남매를 키우는 것도 벅찬데, 아내의 뱃속에 있는 아기는 한 명도 아니고 무려 세 명. 세쌍둥이다. 이제 곧 9남매가 되는 것이다.
19살에 8살 많은 부인을 보고 한눈에 반해 시작한 결혼 생활. 얼떨결에 첫째를 낳고, 입대 한 달 전 둘째를 낳았다. 휴가 나온 사이 셋째가 생기자 그땐 솔직히 조금 겁이 났다는 남자. 그러나 어쩌다보니 넷째, 다섯째를 줄줄이 낳게 되었고 여섯째를 임신했을 때는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고 못 박았다. 그런데...  

지금까지 육남매 낳는 동안 해준 게 없어요. 산후조리도 못했고. 

그동안 서운했던 것 싹 사라질 만큼 잘 해주고 싶어서.. 이번엔 제가 낳자고 했어요!!   
기다리던 새 생명을 갖게 됐지만 출산일이 다가올수록 부부의 고민은 깊어만 갔다. 아직 시댁은 세쌍둥이의 임신 사실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대가 컸던 장남이 8살 많은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집안은 발칵 뒤집어졌다. 불같은 성격의 아버지는 생애 처음으로 몽둥이를 들었고 아예 아들과 연을 끊었다. 그리고 단 한 번도 손주들을 안아주지 않았다. 그러던 아버지가 마음을 열기 시작한 건 다섯째를 가졌을 무렵. 아버지는 대책없이 아이를 낳는 아들 부부를 더 두고 볼 수 없었다고 한다.

5남매 까지는 어찌어찌 이해했다만 더는 안 된다. 어찌 키우려고!!

여섯째가 태어났을 때, 아들은 아버지를 찾아가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울며 빌며 다짐했었다. 
아버지는 철이 없어도 분수가 있지...라며 아들을 호되게 나무랐고 누나들과 남동생도 그런 아버지를 말리지 않았다. 그런데! 일곱 번째 임신이다. 게다가 무려 세 쌍둥이!! 이 사실을 어떻게 아버지에게 알려야 할까 막막하기만 하다. 생각만 해도 공포가 밀려오지만 그렇다고 계속 숨길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이제 곧 추석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소원은 딱 하나, 우리 아버지가 세쌍둥이 이름을 지어줬으면 좋겠어요. 
남자는 누나들과 남동생까지 총동원해 아버지를 설득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형제들이 더 만만찮다. 남자를 사람 취급도 하지 않는데...결국, 남자는 혼자 아버지 계신 고향으로 향한다.과연,, 세쌍둥이는 온 가족의 축복 속에 태어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