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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회 궁금한 이야기 Y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

방송일 2010.12.24 (토)
- 맥도날드 할머니, 왜 24시간 고행을 선택했나
- 화상엄마Ⅱ 언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
- 구사일생은 어떻게 가능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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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도날드 할머니, 왜 24시간 고행을 선택했나
- 10년째 단 한 번도 눕지 않고 도시를 떠도는 일명 맥도날드 할머니의 비밀 속으로.

24시간 운영하는 한 유명 패스트푸드점. 매일 밤 9시만 되면 어김없이 ‘그분’을 만날 수 있다고 했다. ‘그분’은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새우잠을 자다 새벽녘이면 홀연히 어디론가 사라지고 다음 날 밤, 같은 시각 같은 자리에 또다시 나타난다는데... 도대체 ‘그 분’은 누굴까?

“곱게 빗어 올린 백발 머리, 멋스러운 베이지색 트렌치코트.
아무리 봐도 일반적인 노숙자는 아니에요.” - 목격자

일명 ‘맥도날드’할머니 라고 불리며 이 일대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는 한 할머니. 제작진은 할머니를 직접 만나보기로 했다. 밤 10시. 현장에 가보니 정말 트렌치코트를 멋들어지게 입은 백발의 할머니 한 분이 앉아계셨다! 단정한 모습으로 성경책을 읽고 계신 할머니에게 조심스레 다가가 대화를 시도해보니 뜻밖에도 할머니는 교양 있는 말투에 유창한 영어까지 구사하셨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항상 들고 다닌다는 두 개의 쇼핑백 안에는 국내 일간지는 물론 영자 신문들로 가득했는데...도대체 ‘맥도날드’ 할머니에겐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서울 A대학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어요.”
“졸업하고 나선 20년 정도 외무부에서 일했죠.”

의자에 앉아 잠깐 졸 때를 제외하곤 단 한 차례도 눕지 않는다는 할머니. 이런 생활도 벌써 10년째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젊은 시절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았을 것 같은 할머니가 지금은 왜 이런 패스트푸드점을 전전긍긍하며 불편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일까? 궁금증은 커져만 가는데, 무엇 때문인지 할머니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 모든 일상이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고행’ 이에요.”

날이 밝자 할머니는 짐을 꾸려 택시를 잡아탔다. 할머니가 향한 곳은 서울의 한 유명 커피숍. 익숙한 듯 3600원짜리 커피 한 잔을 시키며 밥은 안 먹어도 모닝커피는 꼭 마셔야 한다는데... 봉사단체에서 지원받는 얼마 안 되는 돈으로 끼니를 챙기는 대신, 한 잔의 비싼 커피를 택하는 할머니는 커피숍이 문을 닫을 때 까지 줄곧 그 장소에 있었다. 커피숍이 문을 닫을 시간이 가까워지자 할머니는 다시 짐을 꾸려 패스트푸드점으로 향했다.너무 힘들어서 어쩔 땐 죽고 싶을 정도라면서도 이런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맥도날드 할머니의 미스터리한 삶. 그 뒤에 숨겨진 안타까운 사연을 만나봤다.


# 화상엄마Ⅱ 언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
- 두 딸과의 일상을 위해 세상 속으로 첫 발을 내딛는 화상 엄마의 두 번째 이야기

사고로 온몸에 20%, 2~3도 화상을 입은 엄마 조희경. 그녀는 자신의 일그러진 얼굴 때문에 두 딸이 놀랄까 생이별을 자처했다. 그렇게 8개월이 흐르고, 용기를 내 두 딸을 만났다. 그런데 그 날!

“엄마가 무서워요. 좀비 같아요.”

엄마를 만나고 온 여섯 살 막내 딸 아이가 자꾸 할머니 뒤로 숨어버린다. 아이가 기억하는 것은 8개월 사고 전 모습 뿐, 지금의 모습에서 예전의 엄마를 찾을 수 없던 것. 놀란 딸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심리치료’를 시작했다. 그리고 두 달, 아이들은 제법 안정을 찾은 듯 했다.

“학교 입학식 날 엄마는 없었어요. 운동회 때도요.” - 큰 딸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 한 큰 딸 서현이는 가끔 엄마가 밉다. 새로 사귄 친구 이야기도, 그리기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것도 자랑할 수 없었다.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벌써 열 달, 하루라도 빨리 아이들에게 엄마를 돌려줘야 한다.

“크리스마스 선물이요? 음... 엄마!”

얼마 후면 아이들이 기대하는 크리스마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그날만큼은 꼭 엄마가 곁에 있어주고 싶다. 아이들이 좋아할 선물도 직접 골라주고 싶다. 얼굴을 잃고 병원에만 갇혀 살던 엄마는 두 딸을 위해 처음, 세상 밖으로 나섰다. 자신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세상 사람들의 시선, 그녀는 다시 모자를 푹 눌러쓴다. 그리고 다시 병원으로 도망친다. 하지만 이런 것도 의연하게 넘어야만 진정한 엄마가 될 수 있다. 그렇게 세상의 문을 두드리길 한 달... 드디어 엄마는 딸들을 위한 선물을 한 아름 사들고 집으로 간다. 꼭 열 달만이다. 여전히 엄마를 무서워하는 둘째는 할머니 품으로 숨는다. 한 동안 정적이 흐르고, 세 가족은 잠시나마 예전으로 돌아간 듯 했다. 그리고 꿈같은 하룻밤이 흐르는데... 다음 날, 씩씩하기만 하던 큰 딸 서현이가 갑자기 자장면 그릇에 얼굴을 파묻는다. 눈물만 뚝뚝 흘리는 아이. 또 다시 엄마를 떠나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시간이 흘러야 이 가족이 예전처럼 함께할 수 있을까. 짧아서 아름다운 이 가족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취재했다.

# 구사일생은 어떻게 가능했나?
- 불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맨홀 아래 하수도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한 남자의 이야기.

“살려 주세요~~!!”

지난 토요일 밤 부산의 한 골목,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들려온 곳은 놀랍게도 하수도 안, 남자는 맨홀 뚜껑을 두드리며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하지만 밖에서 손으로 당겨 봐도 맨홀 뚜껑은 시멘트로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는 상태.

“거참 신기하다니까.. 들어갈 데가 없어요 구멍이...” - 당시 출동한 지구대원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2 지구대 대원들도 손을 쓸 수 없는 상황, 결국 119 구급대가 출동, 드릴을 이용해 맨홀 뚜껑을 뜯어내고 난 후에야 겨우 구조할 수 있었다. 하수도에서 나온 사람은 40대 중반. 맨발의 남성! 하수도 안에서 얼마나 헤맸는지 옷은 여기저기 찢어져 엉망인데다, 무릎은 상처투성이였다. 서 있기도 힘든 좁은 하수도 안에 왜 들어가 있었던 걸까?

“앞으로 가다가 막히면 옆으로, 또 막히면 뒤로...  계속 기어 다닌 것 같아요.”

남자는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장애가 있어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그를 통해 알아낸 사실은 그가 하수처리장의 ‘어딘가’를 통해 하수도로 들어갔다는 것. 그리고 내내 하수도 안에서 헤맸다는 사실 뿐이었다. 하지만 남자가 발견된 현장에서 인근 하수처리장까지의 거리는 지하철 한 구간, 5km가 넘는 거리였고, 지하 속에서의 그의 행적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는데.. 미로처럼 꼬여 있는 지하세계를 헤매다 기적적으로 구조된 한 남자,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제작진, 직접 지하로 들어가 보기로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