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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회 궁금한 이야기 Y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

방송일 2011.04.08 (토)
- 안면화상 김세연, 어떻게 나를 사랑하는가
- 교수님의 이중생활, 그는 왜 원숭이가 되었나
- 아파트 폭발자살사고, 남자는 왜 폭탄을 터뜨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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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면화상 김세연, 어떻게 나를 사랑하는가
- 얼굴의 화상을 딛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살고 있는 김세연의 별난 자기 사랑법.

수원의 한 고등학교. 긴장과 설렘이 가득한 교생실습 첫날! 유난히 긴장하고 있는 한 사람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숙명여대에서 체육교육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세연(25)씨. 교실 문이 열리고 드디어 교단에 오르는 세연氏. 꿈에 그리던 학생들과의 첫 대면이다. 그런데 교생선생님을 기다리던 학생들이 당황한 듯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 모습이 끔찍해 보이나요? 내가 보기엔 세상에서 제일 예쁜데...”

4살 때, 가방공장을 운영하던 아버지를 만나러 갔다가 큰 폭발사고로 얼굴에 3도 화상을 입었다는 세연氏. 그녀의 얼굴엔 화마(火魔)가 할퀴고 간 끔직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는데... 피부이식을 받아야할 만큼 피부 신경과 혈관이 모두 파괴된 심각한 화상이었다. 그날 이후 그녀의 새끼손가락은 굽어 버렸고, 손톱은 뭉개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돼 버렸다.

“지나가던 애들이 절 보고 “괴물이다!” 하더라고요.
항상 고개를 숙이고 다녔어요. 아무도 내 얼굴을 보지 못하게...”

딸의 치료비를 대느라 낮밤으로 일을 해야 했던 부모님. 어두운 집에 매일 혼자 남겨진 어린 세연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우는 일 뿐이었다. 늘 눈물이 마르지 않던 그녀의 삶에 ‘웃음’이 찾아온 건 언제부터였을까? 안면 화상을 입은 그녀에겐 거리를 걷는 것도,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도, 친구를 사귀는 것도 모두 힘겨운 ‘도전’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세상 앞에 나를 드러내는 것이 조금이라도 덜 후회하는 방법이라 믿었던 그녀는 피하고 숨기 보단, 오히려 당당하게 사람들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 있는 선택을 했다.

“왜 하필 나일까? 하다 마음을 고쳐먹었죠. 나여서 다행이다...”

그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은 나라고 말한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더 없이 행복하다고. 그녀를 절망 속에서 일으킨 힘은 과연 무엇일까. 안면 화상의 상처를 딛고 세상을 향해 당당히 나아가는 그녀의 멋진 자기 사랑 법에 귀를 기울여본다.


# 교수님의 이중생활, 그는 왜 원숭이가 되었나 
- 나이 오십, 30년간 잃어버렸던 꿈을 다시 찾아 나선 한 중년 남자의 이야기.

“참~ 세상은 요지경이여~!! 얼~씨구씨구~ 주모, 술!! 어디, 여기!!”

경남 하동 재래시장. 장터 한복판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 한 사람! 가부키 같은 허연 얼굴에 빨간 입술, 북슬북슬 시커먼 털로 온 몸이 뒤 덮인 것이 마치 원숭이를 연상시키는데... 놀랍게도 그는, 경상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였다. 중어중문학과장으로, 최근 경상대학교에서 가장 수업을 잘 가르치는 ‘베스트티처’ 상까지 수상한 한상덕 교수(52세). 학생들 사이에서는 ‘한상덕 교수님 수업에서 A학점을 받는 건 하늘의 별따기’라고 얘기 할 만큼 깐깐한 교수인 그가 한 달에 한 번 하동장터에서 ‘인간원숭이’로 변신을 하는데...

“아~ 많이 참았지요. 정말 하고 싶어도 현실이 허락해주지 않았으니까...”

서른이 넘은 나이에 어렵게 딴 박사학위, 그리고 IMF를 거치며 교수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시간강사로 전국을 돌며 아이 둘을 힘겹게 키워냈다. 이젠 대학교수로서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안정을 갖게 됐지만, 뭔가 부족하고 허탈했다는 그. 그리고 잊고 있던 스무 살, 나의 꿈이 생각났다.

“동아리방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연극에 미쳐있었죠. 그 때가 가장 행복했었어요.”

매일 아침 7시. 아무도 없는 학교 연구실에서 노래와 악기 연습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한상덕 교수. 그는 연극에 필요하다면 사회적 지위쯤은 다 무시하고 여장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이중생활을 하는 그의 얼굴엔 언제나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시작하라! 이것 저것 고려하지 말고 일단 저질러라!
그는 오늘도, 얼굴에 분칠을 잔뜩 하고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신명나게 하동장터 무대에 오른다. 남들은 초라한 연극이라 비웃을지 몰라도 그에겐 30년 만에 다시 찾은 꿈인데... 나이 오십. 무대 위에서 그의 삶은 또 다시 ‘시작’이다.


# 아파트 폭발자살사고, 남자는 왜 폭탄을 터뜨렸나? 
- 사랑하는 연인의 집 앞에서 스스로의 몸에 폭탄을 터트린 한 남자의 순정속으로

“쾅~ 하는 소리가 얼마나 크던지... 지진이 일어난 줄 알고... 죽었다 생각했다니까요.
미사일 폭격 같은 소리에... 아파트가 흔들흔들 하니까... 전쟁난 줄 알았죠 뭐....”

지난 4월 3일 새벽 4시 40분. 부산의 한 아파트 10층 복도에서 한 남자가 자신의 몸에 폭탄을 설치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철문이 휘고, 복도가 내려앉을 만큼 어마어마한 위력의 폭발물로 남자는 결국 현장에서 사망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2명도 부상을 입었다. 남자는 왜 그 새벽에 자신의 몸에 폭탄을 설치한 것일까? 충격적인 사실은 남자가 목숨을 끊은 장소가 옛 연인 문정희(가명, 36)씨의 집 앞이라는 것

“동거를 했었어요. 한 3년 정도... 엄청 사랑했었죠 남자가 여자를...” - 송상훈씨 지인

폭탄을 터트린 송상훈(가명,51)씨와 아파트 세입자 문정희씨는 한때 연인관계였다. 2006년 처음 만나 사랑을 하고, 동거를 하면서 미래를 약속했던 사이!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긴 건 지난 2009년! 신용불량자였던 남자가 빚 독촉에 쫓겨 집을 나가고... 집안의 반대를 이기지 못한 여자는 결국 이별을 선택한 것인데...

“정희랑 같이 살려면 돈을 모아야 된다고 그 타지에 가서 일을 한거지.. - 송상훈씨 어머니
“쉬지도 않고 한 달 내내 일을 했어요. 정말 악착같이 벌었다고... - 송상훈씨 동료

사랑만큼은 잃고 싶지 않았던 남자는 지난 5월부터 지방의 한 댐건설현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부지런히 돈을 벌어 빚을 갚고 다시 여자와 살겠다는 꿈 때문에 한 달 내내 쉬지 않고 성실히 일했다는 남자. 그런 그가 왜... 여자의 집 앞에서 자신의 몸에 폭탄을 설치하고 죽음을 선택한 것일까? 남자의 내연녀와 가족, 지인들을 통해 남자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