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회 궁금한 이야기 Y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
방송일 2011.05.06 (토)
- 조폭 권투 코치, 왜 ‘지금’에 집착하나 - 열여덟 살 상균이, 왜 대학을 포기했나? ────────────────────────────────────── # 조폭 권투 코치, 왜 ‘지금’에 집착하나 - 잃어버린 ‘지금’을 찾기 위해 링 위에서 주먹을 휘두르는 한 남자의 이야기 서울의 한 작은 체육관. 매서운 주먹이 오고 가는 링 위의 열기가 뜨겁다 못해 살벌하기 까지 하다. 연습경기에서 일방적으로 상대 선수를 제압하는 남자는, 체육관의 관장인 박현성 코치(44세)! 그는 이 일대에서 ‘조폭 코치’라 불린다. “나 봐라, 인생 잘못 살았으니까 지금 개 고생하잖아. 안 보이냐? 대가가 따른다고...” 그의 몸 구석구석은 화상 자국과 상처들로 가득했다. 뿐 만 아니라 구부러진 손가락과 온전치 못한 다리는 평탄치 못했던 그의 과거를 고스란히 새겨 보여주는 듯 했다. 한때는 지방 일대를 장악하던 조직폭력배였던 그가 권투 코치로 돌아왔다. 여자 선수건 남자 선수건 이 남자의 밑으로 들어 온 제자들은 일단 죽었다! 생각한다. 남자가 가르치는 수법 또한 정말 조폭답다. 코치가 먼저 죽기 살기로 가르치니 제자들 역시 죽기 살기로 할 수 밖에 없다는데... “세상에서 가장 값나가는 금이 뭐야? 순금?? 황금?? 백금?? 지금!! 세상에서 가장 귀한 금은 바로‘지금’일세.” 그가 입에 달고 사는 단어는, '지금'! 그 어떤 금보다 값비싸고 소중한 게, 지금이라는 박현성 코치! ‘지금’을 잃는 순간, 모든 걸 잃게 되기에 지금 네가 서 있는 링 위에서 피를 토하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사실 그도 한때는 청소년 국가 대표 선수를 거치며, 촉망받던 복싱선수였다. 복싱유망주에서 청소년 국가 대표 선수로 승승장구하던 그가, 절망과 동시에 어둠의 세계에 들어선 건 86아시안 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판정패를 당한 후 부터였다. 단 한 번의 패배에 좌절한 그는 그대로 어둠의 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킬레스건을 잃고 말았다. “나 몸 다치고 나서, 목숨을 끊으려고 안 해 본 짓이 없어요...” 하루하루가 절망이었던 그가 다시 링 위에 설 수 있게 된 건 지금의 아내 때문이었다. 중학교 때 처음 만났다는 두 사람. 지금의 아내는 그의 험난했던 인생을 곁에서 묵묵히 바라보고, 지켜봐 준 은인 같은 존재다. 그는 다시 살기로 결심했다. 남을 해하는 주먹이 아닌, 누군가의 꿈이 되어 줄 주먹. 복서를 양성하는 코치가 되기로 한 것인데... 영화 '주먹이 운다'에서 류승범 역의 실존 인물인 서철 선수를 비롯해, 한국판 '밀리언 달러 베이비' 민서현 선수를 키워낸 장본인이기도 한 박현성 코치! 그는 요즘, 또 다른 제자를 올림픽 국가대표로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 그리고 후회로 가득했던 지난 ‘지금’에 대한 보상은 현재를 치열하게 사는 것뿐이라 믿기 때문이다. 조폭 권투 코치. 그가 한 여자 선수의 ‘지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동행했다. # 열여덟 살 상균이, 왜 대학을 포기했나? - 대학 진학도 제쳐둔 채 로봇에 매달리는 한 고등학생의 이야기 흰 종이에 신기한 약품을 바르기만 하면 100달러 지폐로 변한다는 일명 ‘화이트 머니’. 하지만 이는 눈속임으로 많은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일종의 사기 수법이었다. 종이가 돈으로 변한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한 번 목격한 이들은 믿을 수밖에 없게 된다고 말을 하는데…. 수원에 있는 '하이텍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예상균 학생. 한창 입시준비로 바쁠 시기지만, 상균이의 자리는 늘 비어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상균이가 몰두하고 있는 것은 바로 로봇! 상균이는 수업도 빠져가며 밤낮 로봇에만 몰두하고 있는데... 어릴 적부터 상균이의 로봇사랑은 유별났다. 복잡한 건담로봇을 분해하고 조립하느라 새벽까지 깨어있기 일쑤였다. 어머니는 그때까지만 해도 그저 단순한 취미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중학교 3년때, 상균이는 덜컥 로봇을 배우러 '하이텍고'에 가겠다는 선언을 했다. '하이텍 고등학교'는 2009년에 처음 설립된 '마이스터고'라는 특수고등학교. 이곳은 대학진학을 우선이 아닌, 우리사회의 유망분야인 로봇, 조선업, 미디어 콘텐츠 등에서 한 가지를 선정해 실무 위주의 교육을 하고, 졸업 후엔 일선에서 곧장 일할 수 있는 고급인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말 그대로 미래의 마이스터(명장)를 배출하는 것. 중학교 시절 내내 상위권의 성적에 장손이라 집안의 기대주였던 아들. 어머니는 그런 아들이 당연히 인문계고등학교에 진학해 명문대를 가기를 바랬는데... '하이텍고'의 전신이 실업계고인 까닭에, 처음에는 집안이 발칵 뒤집어졌다. 상균이는 뜻을 굽히지 않고 어머니를 열심히 설득시켰다. 대학을 가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소신과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걸해서 정말 좋아요. 대학안가도 성공할 자신도 있고요. 저의 행복지수는 100점입니다.” - 마이스터교 상균 “대학이요? 솔직히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사회가 요구하니까 당연히 가야한다고 생각해요. 저의 행복지수는 100점입니다.” - 한 인문계 교고생 상균이에게는 대학보다 중요한 게 있다. 바로 4월 말에 열린 [모바일 로봇 경기도권 대회]. 3일에 걸쳐 주어진 시간 안에 로봇을 얼마나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미션을 달성하느냐 하는 것이 대회의 관건! “저한텐 이번 대회가 수능이나 마찬가지에요. 인생의 전환점이 되리라 믿어요...” 상균이는 밤낮없이 연습에 매진한다. 같이 대회를 준비하는 기능반 친구들도 장난끼 하나 없이 진지해 살벌하기까지 하다.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따면 전국대회에 출전할 자격이 주어지기때문인데... 전국에서 3위 안에 들게 될 경우 국제올림픽에도 출전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물론, 꿈의 직장 '삼성전자'에 정식 입사를 할 수 있다. 내내 자신감을 보이던 상균이. 예상했던 것과 다른 경기장 환경에 당황하고, 경기 첫째 날 미션 달성은커녕 완주에 실패하고 마는데... 부진한 초반 성적. 막강한 경쟁자들을 재치고 상균이는 취업과 로봇, 이 두 가지 꿈을 모두 이룰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