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회 궁금한 이야기 Y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
방송일 2011.06.24 (토)
- 공포의 민원녀, 왜 그녀는 분노의 화신이 되었나? - 110억 마늘밭 사건 그 후, 남자는 왜 도망자가 되었나? - 나홀로 섬생활, 할아버지는 왜 무인도를 지키나? ────────────────────────────────────── # 공포의 민원녀, 왜 그녀는 분노의 화신이 되었나? “페트병 1.8리터짜리 있지요? 그걸 열어갖고 뭘 쏟는데... 냄새가 냄새가... 그날 민원을 못 볼 정도였다니까요.” -면사무소 직원 지난 2월 15일, 경남 마산의 한 면사무소에서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다. 자신의 민원을 들어주지 않는다며 50대 여성이 면사무소에 인분을 투척한 것! ‘똥냄새’로 면사무소를 마비시킨 주인공은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 김순자(가명, 56세)씨. 그녀는 마산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문제적’ 인물이었다는데... “죽은 자는 말도 없고 세상에 너무 억울한 사람이 많아요. 내 하나 뿐이 아니고. 탄원서 쓸 겁니다. 남을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요.” - 민원녀 김순자씨 인터뷰 中 김씨의 '유별난 민원‘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은 1995년 군수선거. 개표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표소에 무단침입, 투표용지 7장을 물어 씹어 공무집행방해죄로 구속되면서 김씨는 마산의 유명인이 되었다. 그 때부터 축제 비리 고발에서부터 쓰레기소각장 반대시위 등 온갖 크고 작은 민원들을 끊임없이 제기해왔다. 그녀의 하루는 아침 9시 면사무소, 경찰서, 군청, 법원을 방문해 민원을 제기하는 일로 시작해, 관공서가 문을 닫는 6시에야 끝이 나는데... 민원서를 직접 쓰기 위해 한글교실을 다니며 ‘한글’까지 배웠고, 온갖 민원자료와 탄원서들을 장롱 깊숙한 곳에 보물처럼 모셔두고 있었는데... 수십 년간의 민원생활 동안 그녀에게 남은 것은 3억 가까이의 빚과 세 번의 감옥행. 그리고 수북한 자료들 뿐. 그녀 곁에는 가족도, 이웃도, 친구도 아무도 없다. 모든 것을 잃어가면서 그녀는 왜 이토록 민원에 집착할까? # 110억 마늘밭 사건 그 후, 남자는 왜 도망자가 되었나? - 마늘밭에 묻혀있던 110억을 세상에 알리고, 떠돌이가 되어버린 한 남자 이야기 “밤마다 어디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니까.. 자꾸 누가 왔다 갔다 하는 것 같고... 그래서 불안해요.” - 신고자 안氏 불안한 마음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라는 남자. 최근에는 가스총을 구입하고, 집은 지키는 개도 6마리로 늘렸다고 한다. 그럼에도 가시지 않는 불안에 도망치듯 자신의 집을 나와 여관방을 전전하며 살고 있다는데... 가족도 친구도 없는 낯선 곳으로 떠난 이유는 단 하나, ‘그 사람’이 언제 자신을 찾아와 해코지할지 모른다는 공포 때문이다. “그 사람이 날 죽일지도 몰라요.” - 신고자 안氏 남자가 이토록 ‘그 사람’을 두려워하게 된 건 일명 ‘마늘밭 사건’ 그 이후부터이다. 지난 4월, 땅을 파는 족족 돈뭉치가 나왔던 김제의 한 마늘밭을 기억하시는지? 마늘밭에서 발견된 돈뭉치는 무려 ’110억‘. 돈의 출처는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벌어들인 ’불법도박수익금‘이었다. 이 마늘밭에 ’돈‘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사람이 바로 안氏이다. 그리고 남자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그 사람‘은 110억의 주인인 이氏. 수감 중인 이氏의 출소일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은 남자를 불안함을 서서히 옥죄어온다. “도박 사이트 운영할 정도라면 걔네들 조직이 많대, 인원이. 보통 옛날 건달, 주먹 세계 이쪽하고 연관이 돼있을 수도 있을 것이고..” - 동네 주민 “출소하면 당연히 보복하려 들지 않겠어요?” - 신고자 안氏 안氏와 가족들이 ‘제보자’로서 자격으로 받을 수 있는 신변보호는 경찰이 집 주변을 ‘순찰’하는 것이 전부이다. 때문에 남자는 ‘그 사람’이 출소하기 전에 미리 자신을 아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몸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는데.. 하지만 김제에 있는 남자의 집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남아있다. 수시로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을 뿐,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다. “겨우 포상금 200만 원 받고... 나 같으면 신고 안 했어요.” - 마을 주민 누구도 몰랐던 ‘검은 돈’의 정체를 만천하에 드러낸 남자. 그는 언제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평온히 살 수 있을까. 110억의 비밀’을 세상에 알리고 불안에 떨고 있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