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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회 궁금한 이야기 Y

궁금한 이야기 Y

방송일 2011.12.23 (토)

-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 그는 왜 세상 앞에 당당하지 서지 못하나
- 치매 노모와의 승합차 동거, 아들은 왜 멈추지 못하나
- 23kg 조로증 남자의 선택, 무엇이 그를 행복하게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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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 그는 왜 세상 앞에 당당하지 서지 못하나

턱까지 내려오는 갈색 머리, 귀에는 반짝이는 은 귀고리까지 범상치 않은 모습의 한 남자가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어딘지 모르게 잔뜩 긴장한 모습.. 그렇게 만난 것은 그의 8년 지기 친구들.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뭔가 이야기를 할 듯 말 듯 뜸만 들이는데..

“ 트랜스젠더 ‘하리수’ 알지? 나도 그 사람처럼 되려고..
이름도 여자 이름으로 바꿨어. ” - 주인공 이민주 (25/ 가명)

지난 25년 동안 남자로 살아온 그가, 이젠 ‘여자’로서 살아가려 한다는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어릴 때부터 늘 여자의 삶을 동경하고 꿈꿔왔다는 민주氏. 하지만 그런 자신을 스스로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해 꽤 오랜 시간을 방황했다고 한다. 일부러 더 남자답게 행동하기도 하고 여자 친구도 사귀어봤지만, 그럴수록 여자가 되고 싶다는 열망은 더 커져갔다는데..

“ 잘못 태어난 것 같아요. 난 분명 여자인데,
몸이 남자로 태어나서 고생하는 것 같아요. ” - 주인공 이민주 氏

일생일대의 갈림길에 서있던 그는 2년 전, 마침내 여자로서의 삶을 ‘선택’했다. 하지만 장남이자 외아들인 민주氏에게 걸었던 기대가 컸던 탓인지 식구들의 반대는 생각보다 심했다. 급기야 아버지는 그에게 의절을 선언하기까지 하는데... 결국 집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온 그는, ‘가족’ 대신 ‘여자의 삶’을 택했다. 이것이 그의 두 번째 선택이었다. 하지만,

“ 여자로 살겠다고 가족까지 버리고 이렇게 나왔는데..
사람들 시선 때문에 여자처럼 꾸미지도 못하고..
이도저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아요.
어쨌든 외형적으로는 아직 남자니까,
사람들이 날 이상하게 볼까 두려워요. ” - 주인공 이민주 氏

그는 온전히 남자도, 여자도 될 수 없는 어중간한 존재였다. 그 때문에 가장 고통스러운 건 그 자신일 것이다. 이제 그는 세 번째 선택의 갈림길에 서있다. 지금처럼 ‘나’를 숨기며 안정적으로 살아갈 것인가, 험난한 여정이 될지라도 세상 앞에 당당하게 ‘나’를 드러낼 것인가! 스물 다섯, 여자가 되고픈 한 남자의 힘겨운 선택 여정을 따라가 본다.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 아들은 왜 멈추지 못하나
- 인생의 갈림길에서 맞닥뜨린 ‘가족!’ 끌어안을 것인가, 내려놓을 것인가?

인천의 한 바닷가 공원에는 거리의 초상화가, 한창호(52)氏가 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던 그가 하루에도 수차례 연필을 내려놓고 어딘가로 뛰어간다. 도착한 곳은 근처 골목에 주차된 낡은 승합차. 벌써 5년째 차 안에서 숙식을 해결해왔다는 모자(母子), 이곳이 그들의 보금자리가 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바로, 5년 전 어머니에게 갑자기 찾아온 치매 때문! 한시도 어머니 곁을 떠날 수 없었던 가난한 화가는 결국 집 대신 승합차를 선택, 어머니와 함께 집을 나서게 된 것.

“ 어머니는 저와 떨어져서는 절대로 안 돼요. ” - 아들, 한창호 氏

“ 세상에 이런 효자가 없죠.
그렇지만 어머니를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차 안은 좀.. ” - 지인

턱없이 부족한 생활비 때문에 자동차 히터를 켜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하는데.. 휴대용 가스레인지의 불로 잠시나마 몸을 녹이는 것이 전부인 환경은, 안락함이 우선인 치매 노모에겐 최악의 상황! 하지만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늘 같은 대답을 하고 있다. 노모가 다른 사람의 도움은 거부하고 오로지 아들, 창호氏의 손길만을 원하고 있다는 것.

“ 후회하지 않아요. 나를 낳아주시고, 또 나를 키워주신 분이잖아요.
어머니는 저를 힘들게 키우셨는데, 지금 제가 힘들다고 해서 어머니를 외면할 순 없어요. ” - 아들, 한창호 氏

어머니의 건강은 점점 악화되고 있고, 아들은 그럴수록 어머니를 끈질기게 붙잡고 있다. 이 세상 수많은 사람들 중 유일한 혈육, 의지할 수 있는 단 한 사람인 어머니.. 철없는 아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정작 자신의 몸을 보살피지 못해 많이 노쇠해진 어머니.. 한창호氏는 아픈 어머니 곁에 있는 것이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효도’라고 말하는데.. 이 모자(母子)에게 진정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까?


#23kg 조로증 남자의 선택, 무엇이 그를 행복하게 만드나
- 그가 말하는 행복을 위한 선택은 무엇인가

대구의 한적한 동네, 빨간 산타 모자를 쓴 남자가 나타났다. 만지면 부서질 듯, 마른 가지처럼 앙상하게 뼈만 남은 남자는 분주하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 추운 겨울, 그는 대체 어딜 그렇게 바쁘게 가고 있는 것일까?

“ 내가 바로 장인철 산타 할아버지에요. ” - 장인철(57) 氏

백발의 머리에 주름진 피부, 쉰 목소리까지. 누가 봐도 여든을 훌쩍 넘긴 노인처럼 보이는 그는 빠르게 노화가 되는 희귀병 베르너증후군 환자이다.

지난 10월, 《궁금한 이야기 Y》에 소개된 인철 씨는 성장기부터 시작되어 일반인보다 3배나 빨리 늙는 몸 때문에 포기한 것도, 감히 꿈꾸지 못한 것도 많은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 그가 폐지를 모으며 힘겹게 모아온 전 재산 79만원을 모두 찾아 보통의 존재가 되기 위한 도전을 시작했는데... 자신을 돌봐준 고마운 친구들에게 밥을 사고, 자기 몸처럼 낡아 버린 세탁기를 새것으로 바꾸며 행복을 느꼈다. 그리고 50년 만에 삶의 끝에서 만난 어머니를 만나 용서하고, 남은 돈 전부를 드렸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을 얻었다.

방송 이후 두 달여 만에 찾은 인철 씨는 여전히 특유의 밝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소소한 일상도 버거워 보였던 그가 산타를 자처하며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주고 있었다. 어머니에게 받은 3만원을 제외하고서는 다른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도 아깝기는커녕 오히려 행복하다고 말하는 인철 씨. 보통 사람도 하기 힘든 아름다운 선택을 한 인철 씨. 과연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선택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