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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회 궁금한 이야기 Y

궁금한 이야기 Y

방송일 2013.04.26 (토)
1. 27개월 지향이의 죽음, 마지막 3일은 누가 외면했나?
2. 보도블록 위 분필낙서는 어떻게 사람들을 움직였나?



27개월 지향이의 죽음, 마지막 3일은 누가 외면했나?

[뇌출혈로 떠나버린 지향이]
 지난 3월 18일, 대구의 대학병원 응급실에 어린아이가 실려 왔다. 뇌출혈로 입원한 아이는 27개월 된 지향이. 아이는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이틀 만에 숨지고 말았다. 사인은 외부충격에 의한 뇌출혈이었다.
 지향이는 결혼도 하지 않은 고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건강하게 자랐다. 그러던 어느 날, 지향이의 친모가 찾아와 아이를 직접 키우겠다며 데리고 갔다. 그리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지향이는 세상을 떠났다. 지향이를 18개월 동안 친딸처럼 키웠던 고모는 아이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는데...


[지향이가 다친 그날, 죽음의 원인은?]
 유치원선생님인 지향이의 친모는 아이를 집에 혼자 두고 출근하는 일이 많았다. 사고가 있던 그날도 지향이 혼자 집에 있었다. 친모는 그날 아이가 거실바닥에 흘린 식용유를 밟고 미끄러졌다고 했다가, 말을 바꿔 화장실 변기에 머리를 부딪쳐 다쳤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는 키가 70cm밖에 되지 않는 어린아이가 넘어지거나 부딪친다고 해서 뇌출혈이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면 뇌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데. 혹시 지향이가 높은 가구에 올라갔다가 떨어진 것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집에 높은 가구는 없었다. 

 그러던 중, 지향이와 친모가 살던 집의 이웃주민들에게서 새로운 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 지향이 친모와 함께 살았던 건 내연남. 지향이가 다친 것으로 추정되는 그날, 친모와 내연남은 심하게 다투었다고 한다. 그날 새벽 지향이의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는데...친모와 내연남이 싸우던 중, 지향이가 상처를 입었던 건 아닐까?

 지향이의 집안을 살펴본 결과, 벽이 움푹 패여 부서져 있는 흔적을 이곳저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무언가를 벽에 던져서 생긴 흔적이었는데...



[아직 밝혀지지 않은 ‘3일’의 진실]
 지향이의 친모가 병원을 찾은 것은 아이가 다치고 3일 후. 담당의사는 아이를 빨리 데려왔으면 살릴 수 있었을 거라고 말했다. 지향이가 뇌출혈 진단을 받을 정도로 크게 다쳤음에도 불구하고, 친모는 아이를 3일 동안 방치했다. 머리를 다친 지향이는 분명 평소와 다른 이상한 증상을 보였을 것이다. 그런데 친모는 그런 지향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지향이의 엄마는 대체 왜, 3일이 지나서야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을까? 3일 동안 지향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번 주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지향이가 겪었던 마지막 3일의 진실은 무엇인지, 짧은 생을 살다간 어린 영혼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보도블록 위 분필낙서는 어떻게 사람들을 움직였나?

누군가는 슬퍼하고 있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들어주지는 않죠. 
부모님 아니면 선생님 제발 귀를 기울여주세요.
누군가 제발 한 번만이라도 들어주세요. 저는 엄청 힘들어요.

지난 4월 2일, 퇴근 후 집으로 가던 손지혜씨(여,26세)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보도블록 위에 분필로 써져있는 “의문의 낙서” 때문이었다. 부모님과 선생님을 향해 간절히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으로 보아, 글쓴이는 학생으로 추정됐다. 지혜씨는 보도블록 위의 글을 단순한 ‘낙서’로 보지 않고, 위급한 ‘신호’로 여겼고,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라”는 편지를 남겼다. 하지만 편지만 사라진 채 기다리던 연락은 결국, 오지 않았다. 지혜씨가 퇴근길에 마주한 메시지를 남긴 의문의 주인공은 대체 누구일까?

“학교 폭력이나 왕따가 아닐까 걱정돼요..”                           - 제보자 지혜씨
 
급기야 지혜씨는 괴로움에 빠진 아이를 돕고자 인터넷상에 글을 올렸다. 아이를 애타게 찾기 위해, 또한 아이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 올린 글은 단시간에 퍼져나갔다. 서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지혜씨와 함께 같은 마음으로, 아이를 걱정해주기 시작했는데.. 아이를 빨리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에 지혜씨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며칠 전, 태권도복을 입은 남자 아이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는 지혜씨의 기억을 토대로, 우리는 주변지역에 있는 태권도장 사범님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사범님들은 곧, 아이와 “똑같은 글씨찾기”에 돌입했다. 
그리고 단발머리의 여자 아이가 쪼그려 앉아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는 목격자도 나타났는데.. 우리는 인근 초등학교에 이 사실을 알리고, 아이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오로지 ‘낙서’ 하나로, 아이를 찾을 수 있을까? 

그 결과, 드디어 보도블록 위에 글을 쓴 아이를 찾을 수 있었다! 실제로 낙서를 남긴 아이는, 몹시 힘든 상황에 놓여 있었다. 어느 누구와도 고민을 나누지 못하고, 보도블록 위에 남길 수밖에 없었던 메시지. 그 안에 담긴 마음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낙서 하나가 가져온, 사람들의 아름다운 날갯짓. 그 기적같은 이야기가 이번 주 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