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회 궁금한 이야기 Y
28개월 유아 살해사건, 아이는 왜 혼자서 집을 지켰나?
방송일 2014.05.02 (토)
- 28개월 유아 살해사건, 아이는 왜 혼자서 집을 지켰나? - 15억 원의 쓰레기집, 할머니는 왜 쓰레기를 모으나? - 난치병 환자들을 울린 기적의 주사, 그 실체는 무엇인가? ────────────────────────────────────── # 28개월 유아 살해사건, 아이는 왜 혼자서 집을 지켰나? 지난 4월, 죽은 아들을 한 달간 방치하고 시신을 유기했던 비정한 아버지가 경찰에 체포되었다. 처음엔 아들이 실종되었다고 신고했던 정 씨(22)는 이후 아들의 행방을 두고 5번의 거짓말을 반복하다 결국 PC방을 가기 위해 아들을 죽였다고 털어놓았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아빠는 28개월 된 아들을 죽인 걸까? 경찰은 게임을 하기 위해 아빠가 아들을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한 달 정도 밖으로 떠돌던 아빠는 집으로 돌아와 부패가 심한 아들의 사체를 비닐 가방에 담아 집 근처에 유기했다. 엘리베이터 CCTV에 포착된 영상 속에서 정씨는 한 손으로 아들의 사체가 담긴 비닐 가방을 들고 태연하게 거울을 보면서 반대쪽 손으로는 머리 매무새를 가다듬고 있었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아들의 사체를 유기한 아빠의 모습은 세상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모든 것이 게임 속 가상공간과 현실을 구분 못한 게임 중독 증상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임중독 정도는 아니고 심심풀이로 하는 정도? 뉴스에 게임중독을 말하니까 그럴 애가 아닌데 어쩌다 저렇게 됐나 싶었죠.” 사건이 발생되고 며칠 뒤 아들의 사체 부검 결과가 공개됐다. 아들의 몸속에서는 아빠가 마지막으로 챙겨준 것으로 보이는 음식물이 발견됐다는데... 어린 아들을 죽이고 사체를 태연히 유기한 아빠의 진심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번 주 에서는 죽은 아이를 방치하고 한 달여를 집 밖으로 떠돌았던 아빠의 행적과 가족의 숨은 이야기를 추적해 본다. # 15억 원의 쓰레기집, 할머니는 왜 쓰레기를 모으나? 서울시 한복판에 거대한 쓰레기 집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 왔다. 2미터 남짓한 담장 너머에 온통 쓰레기 더미로 뒤덮인 집. 알고 보니 이미 주민들 사이에선 동네의 큰 골칫거리로 유명했다. 심지어 여름이 되면 동네에 쓰레기 썩는 냄새가 진동하고, 쥐와 바퀴벌레까지 들끓어 이웃들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했다. 참다못한 이웃들이 몇 번이고 구청에 민원을 넣었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담 안쪽에 있는 것은 사유재산’이라는 법 때문에 구청직원들은 도무지 손을 댈 수가 없다며 쩔쩔매고 있었던 것. 그런데 불과 몇 십 미터 떨어진 곳에도 또다른 쓰레기 집이 있었다. 쓰레기 집의 시세는 한 채당 무려 15억 원 상당이었고, 더욱 놀라운 건 두 채의 쓰레기 집주인이 동일인물인 78세 임 할머니였다. 제작진은 할머니의 사연이 궁금해 직접 쓰레기 집으로 찾아갔다.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쓰레기로 막혀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할머니는 누울 자리조차 쓰레기에 내어주고 집밖에 의자를 놓고 앉은 채 쪽잠을 청하고 있었던 상황. 제작진을 만난 할머니는 집에 있는 것들은 쓰레기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전 세입자가 두고 간 물건과 폐지를 팔려고 모았지만 치울 시기를 놓쳐 쌓여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제 다시는 폐지를 줍지 않고 정리를 하겠다는 할머니. 그런데 제작진과 헤어지고 나서 할머니는 그날도 어김없이 거리에서 폐지를 주우러 거리로 나갔다. 할머니는 왜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고 고이 모아두는 걸까? 어렵게 만난 임 할머니의 친언니는 ‘동생이 무척 알뜰한 성격이라 물건을 잘 버리지 못했다’며 동생을 감쌌다. 하지만 유통기한이 1년 넘게 지난 우유와 상한 빵도 버리지 않고 모아 온 할머니의 모습은 알뜰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그리고 쓰레기를 모으면서부터 할머니의 건강상태가 나빠졌고 주변의 관심에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이웃들은 입 모아 말했다. 전문가는 임 할머니가 물건을 모으는 것으로 마음속 불안을 달래고 위안을 얻는, 전형적인 저장강박증(호더)의 증상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 할머니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서울 한복판에 집을 두 채나 가진 부자(?) 할머니가 쓰레기와 함께 꼭꼭 숨겨둔 사연을 이번 주 에서 캐내본다. # 난치병 환자들을 울린 기적의 주사, 그 실체는 무엇인가? 지난 3월 검찰은 줄기세포 치료를 가장해 난치병 환자들에게 억대 사기를 친 심 모씨를 구속했다. 피해자들은 줄기세포 치료의 권위자라는 ‘심 박사’의 말만 철썩 같이 믿고 거액을 지불한 뒤 치료를 받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갔다. 심 박사와 환자모집책 이 씨 부부의 말에 속아 치료를 받던 사람들은 총 6명. 그 중 3명은 목숨을 잃었고, 나머지 3명은 증상이 악화되어 국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로 밝혀진 심 박사의 정체는 30년 전 지방의 한 의과대학을 중퇴한 무면허 의사라는 것. 사람들은 왜 의사면허도 없는 심 박사에게 속을 수밖에 없었을까? “믿은 내가 바보죠. 그래도 살려보겠다고 죽기 전날까지도 주사를 놓고...” 환자모집책 이 씨 부부는 자신들도 심 박사의 줄기세포 치료로 암이 완치되었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치료를 권유했다. 남편 이 씨는 옷을 들춰가며 담낭 제거 수술 자국을 보여주면서 췌장암 치료의 흔적이라 속였다고 한다. 이에 현혹된 피해자들이 심 박사에게 건넨 치료비는 평균 1억 원 내외, 그 중 30% 정도를 이 씨 부부가 수수료 명목으로 가로챘다. 그럴듯한 임 박사의 연구소 홈페이지도 피해자들의 눈과 귀를 속이는데 한몫했다. 누구나 알만한 유명 인사들과 찍은 사진들을 담고 있는 홈페이지에는, 심 박사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황우석 박사와 함께 줄기세포를 연구했던 이 분야의 권위자로 소개되어 있었다. 제작진은 피해자 가족들의 제보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중국에 있는 심 박사의 연구소에도 가 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중국에는 아직도 심 박사를 기다리는 환자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그는 오히려 심 박사를 구속하게 만든 다른 피해자들을 원망했다. 심 박사의 구속으로 더 이상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심 박사가 구속된 이후 발표된 국과수 분석 결과, 심 박사의 ‘기적의 주사’는 단순한 단백질 화합물로 밝혀졌다. 이번 주 방영되는 에서는 생사의 기로에 선 사람들의 희망을 이용해 그들을 울린 ‘기적의 주사’의 실체를 파헤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