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교양 · 예능 · 스포츠

SBS 앱에서 시청하세요

재생
527회 궁금한 이야기 Y

24살 기훈 씨의 죽음 그날 생일파티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방송일 2021.01.08 (토)
24살 기훈 씨의 죽음 그날 생일파티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불행한 사고로 포장된 폭행사건] 
지난달 11일, 친구 생일 파티에 갔던 아들 기훈(가명)씨. 부모님의 축사 일을 도우며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스물 네 살 기훈 씨는 다음 날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 기훈씨의 친구 이 씨는 전날 술자리에서 그와 작은 다툼이 있었고, 기훈 씨가 계단에서 넘어져서 머리를 부딪혔다고 기훈씨의 부모님에게 그날의 상황을 전했다. 다음날 아침에 보니 기훈 씨가 숨을 쉬지 않았다고, 술자리에서 벌어진 단순 사고였다고 얘기하던 이 씨.
 그런데, 기훈 씨의 가족은 장례식장에서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사망 전날 찍힌 기훈 씨의 사진이 친구들 사이에서 떠돌고 있었다는 것. 그 사진은 누군가에게 심하게 맞은 듯 피투성이가 된 기훈씨의 얼굴 사진이었다. 

“ 코 주변이랑 얼굴 아래쪽이 다 피로 돼 있었고. 
전화 오는 애들마다 얘기가 들리는게 
친구 이씨가 골프채로 쳤다고...“
- 기훈(가명) 씨의 누나  

 사망 전날, 골프채로 기훈 씨를 구타했다는 남자는 10년 지기 친구 이씨. 기훈 씨가 계단에서 넘어져 머리를 다쳐 사망한거라고 얘기하던 그 남자였다. 더욱 충격적인 건, 그날 같이 있던 친구들의 행동. 그들은 이 씨가 기훈 씨를 폭행하는 것을 보고도 기훈 씨의 사진을 찍어 현장에 없는 친구에게 공유까지 했다는데.

[기훈씨에겐 무슨 일이 있었나? ]
 당시 기훈씨와 찬구들이 간  술집의 CCTV 에는 그 날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친구들이 기훈 씨에게만 술 마시길 강요하며 만취하게 만든 것.. 그리고 만취한 기훈 씨를 길가에 눕혀놓고, 이 씨는 골프채를 꺼내 장난처럼 기훈 씨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기훈 씨의 지인은 그들의 괴롭힘이 처음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기훈 씬 그들에게 1년동안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하는데..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자 가족들은 주량도 세던 아들이 최근 만취되어 들어오는 일이 잦았던 이유를 이제 알 것 같다고 한다.
 
“이 씨가 기훈 씨 뺨 때리고 미는 모습도 많이 봤고요.
뺨때리고 다리 걸고 이런 식으로. 전 10번 20번은 본거 같아요“
- 기훈 씨 지인

친구들은 왜 한 번도 폭행하는 이 씨를 말리지 않았을까. 지난 1년간 기훈 씨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속헹 씨의 1760일, 그녀에겐 무슨 일이 있었나

[한국에서의 차디찼던 마지막 밤]
 한파 경보가 내려졌던 지난달 20일, 경기도 포천시 한 농가에서 여성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그녀가 발견된 곳은 채소농장 인근 비닐하우스. 그 곳은 숨진 그녀가 살던 “집”이었다. 5년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왔던 서른 살의 속헹 씨. 그녀는 최근 귀국 비행기표를 끊고,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려왔다는데... 결국 그녀는 한 줌 재가 되어서 고향 땅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왜 차가운 겨울, 비닐 하우스 안에서 숨을 거둔 것일까. 국과수 1차 부검결과 속헹 씨의 사인은 간경화로 인한 식도 정맥류 파열. 하지만 그녀의 동료들은 속헹 씨의 죽음 뒤에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데.. 

“(숙소에) 차단기 스위치가 (고장나서) 난방 장치가 계속 꺼졌어요.
밤새 잠들지 않고 차단기 스위치를 올려야 했어요.”
- 속헹 씨와 함께 살던 동료와의 인터뷰 중

[비닐하우스 거주자들, 그들의 꿈과 희망은 어디로 갔나] 
 전국적으로 한파 특보가 내려진 그날, 속헹 씨 동료들은 비닐하우스 내의 난방 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나머지 동료들은 혹독한 추위를 피하기 위해 거처를 잠시 옮겼지만, 홀로 남아 숙소를 지켰던 속헹 씨. ‘2020년 대한민국’에서 추위 때문에 숨을 거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런데 이 추운 겨울 열악한 환경을 견뎌내야 하는 건 속헹 씨 뿐만이 아니다. 
“부엌, 샤워실, 화장실 다 안 좋아요.
화장실이 밖에 있어서 추울 때 좀 힘들어요.
하지만 사장님한테는 무서워서 그런 얘기 못해요.”
- 또 다른 이주 노동자와의 인터뷰 중

  사람이 살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 거주하게 된다는 이주 노동자들. 냉난방 시설과 소방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아 항상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것은 물론, 이런 곳에 살면서도 월급에서 매달 20만원 가량을 숙식비로 내야한다는데.... 기회의 땅 한국에 부푼 꿈을 안고 온 이주 노동자들. 왜 그들은 ‘사람이 살아선 안될 곳’에서 지내며 꿈과 희망을 짓밟히게 된 걸까?
  이번주  에서는 한 여성의 죽음으로 인해 드러난 비인간적인 이주 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해 알아본다. 

회차별보기

전체회차
선택된 컨텐츠 번호 6 전체 컨텐츠 갯수/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