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교양 · 예능 · 스포츠

SBS 앱에서 시청하세요

재생
579회 궁금한 이야기 Y

굶어 죽은 31개월 아이, 비극은 어디서 시작됐나

방송일 2022.03.11 (토)
강원도를 불구덩이에 빠뜨린 남자 그는 왜 불을 질렀나


[그 날, 누군가 있었다]

지난 3월 4일 새벽 1시 8분. 평화롭게 잠들었던 한 시골 마을이 발칵 뒤집혔다.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 한 주택에서 불이 번지기 시작한 것. 신고받은 소방서는 모든 인력을 동원해 불길을 잡으려고 했지만, 불씨는 강풍을 타고 옥계를 넘어 동해시까지 퍼졌다. 이번 화재로 산림 4천여ha가 소실되었고, 건축물 69곳이 전소되었다. 그 과정에서 80대 여성은 불길을 피하다 넘어져,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불씨는 매섭게 온 마을을 휘저어 놓았고,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대피소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많은 이들을 불안하게 만든 이 불은 대체 왜, 어디서 시작된 걸까? 그런데, 마을 사람들에게서 뜻밖의 증언이 들려왔다. 새벽에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토치로 불을 붙인 사람이 있다는 것!

“우리 집에 불 지르려고 들어왔다가 못 들어왔잖아. 
도끼를 들고 다니더래요. 헬멧 쓰고 가스 불붙이는 거 들고. 
돌아보니 유리를 깨는 소리가 나더래요.”                        
-주민 인터뷰-

[남자는 왜 도끼와 토치를 들었나?]

한 손에는 도끼를, 다른 한 손엔 토치를 들고 불을 질렀다는 남자. 그는 다름 아닌 사망한 80대 할머니의 친아들인, 60대 박 씨(가명)였다. 박 씨는 경찰조사에서 자신이 살던 집과 다리 건너 하얀 집, 그리고 농막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오랜 기간 본인을 무시한 게 화가 나 방화를 저질렀다고 진술한 박 씨. 하지만 주민들은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어 했다. 

“(박 씨가) 동네 사람하고 상대를 안 해요.
누가 뭘 갖다줘도 받아먹지도 않고 
말도 안 하고 사람들 가면 쫓겨 들어가고, 그랬어요.”
-주민 인터뷰-

박 씨는 대체 왜 자신이 사는 마을에 불을 질렀으며, 그가 불을 저지른 곳은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제작진은 박 씨에 대해 알고 있다는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친구는 박 씨의 화가 아주 오래전부터 쌓이고 쌓이다 터진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번 주 SBS 에서는 강원도 강릉, 동해 지역을 전쟁터로 만든 남자, 그가 불을 지른 이유를 취재해본다. 




굶어 죽은 31개월 아이, 비극은 어디서 시작됐나


 지난 3일, 119 구급 센터로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외출했다 집에 돌아와 보니 아이가 숨을 쉬지 않고 있다는 아이의 엄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은 사랑이(가명)를 보고는 큰 충격에 빠졌다고 하는데.....

“4살이 맞냐?” , “장애가 있냐?” 여러 번 물어볼 정도로 
굉장히 나이에 맞지 않는 체격을 가지고 있어서 
누가 봐도 이 아이는 너무나도 작고 왜소하고 마른 상태였습니다.  
-구급대원 인터뷰 중

  사랑이는 그 나이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왜소해보였다고 한다. 또래 아이들 몸무게가 보통 15kg대인 반면 아이는 고작 6-7kg로, 굶어죽은게 아닌가 의심될 정도였다. 사랑이를 검안한 의사의 신고로 아이 엄마를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체포한 경찰. 사랑이는 왜 이렇게 비참하게 죽어갔던 걸까. 


 아이가 죽어갈 당시 집에는 17개월된 어린 동생 한명만 같이 있었다는데 동생의 영양 상태또한 심각해 현재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는 상태라고. 아이의 엄마는 경찰에게 집안 형편이 어려워 어쩔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는데... 우리는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았던 아이 엄마의 동거남을 만날 수 있었다. 

배고프면 울잖아요? 배고프면 우는데, 안 울길래 
저는 애기엄마가 (밥을) 줬는지 알고 
저도 따라서 계속 이렇게 안 챙겼는데 그렇게.. 
- 동거남 박씨 인터뷰 중

 아이의 상태를 몰랐냐는 질문에 아이가 울지 않았기 때문에 배가 고픈지 몰랐다는 이상한 말을 하는 동거남 박씨. 심지어 지난 2월부터 사랑이의 옷을 갈아입혀줄 때 ‘너무 말랐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병원에 데려갈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게다가 숨진 3살 아이에게 하루에 한 끼 그것도 라면 국물에 밥을 말아줬다며 자신은 할 일을 다했다는 듯이 얘기하는 남자. 그도 결국 지난 화요일 아동 학대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고 말았다. 
 2022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이해하기 힘든 비극. 아이는 왜 보호받지 못하고 굶어 죽어간 걸까? 이런 비극을 막을 수는 없는걸까?

회차별보기

전체회차
선택된 컨텐츠 번호 6 전체 컨텐츠 갯수/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