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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회 현장 21

현장 21

방송일 2012.07.24 (수)
ㆍ도계읍의 ‘사채왕’ 
ㆍ고리의 경고
ㆍ‘의원나리’ 양심

도계읍의 ‘사채왕’
최근 강원도 삼척 도계읍에서 30대 사채업자 이 모 씨가 경찰에 구속됐다. 
이 씨는 지난 5년 동안 자본금 3,000만원으로 25억 원 이상의 돈을 벌어 들였다고 한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뚜렷한 직업이 없었던 그가 이토록 큰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불법 고리사채’를 했기 때문이었다. 

 현장에 찾아간 취재진에게 사람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마을을 헤매기 며칠 째, 하나 둘 열린 사람들의 입에서 나온 증언들은 충격적이었다. 법정 이자율(39%)의 열배가 넘는  406%의 높은 이자율! 영업 방해는 기본, 폭언과 감금도 계속됐다. 심지어 신체포기각서를 쓴 사람도 있었다. 결국 이 씨의 극악무도한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자살을 시도하거나 가게를 그대로 내버려둔 채 야반도주하는 상인들이 속출했다고 한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모두 179명. 하지만 주민들은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그의 돈을 썼다고 말했다. 그렇게 심한 피해를 입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불법 고리사채의 늪에 빠져 있었다면 왜 그들은 지난 5년 동안 단 한번 신고할 생각조차 안했던 것일까? 심지어  일부 주민들은 이 씨를 옹호하기까지 했다! 그들의 이해할 수 없는 이런 행동에는 버림받은 폐광촌의 슬픈 현실이 숨겨져 있었다. 

 평범환 광부의 아들이었던 이 씨가 '폐광촌의 왕 군림하게 된 과정과 이를 둘러싼 도계읍 사람들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현장21에서 집중 취재했다! 


고리의 경고
모든 것은 고리원전 1호기의 정전사고가 드러나면서부터 시작됐다. 설계수명을 넘긴 고리 원전이 심각한 사고로 12분간 정지돼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지만 한 달 넘게 은폐됐고, 한수원 내부 직원들은 그동안 국민의 안전과 뇌물을 맞바꾸고 있었다는 사실까지, 고리 원전에 얽힌 비리는 줄줄이 딸려 나왔다.      
국민들은 경악했고 환경단체들은 반발했다. 한수원은 이를 잠재우려는 듯 고리 1호기의 가동을 중지하고, 안전성 검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민간 전문가, 그리고 IAEA와 함께 점검한 결과, 종합적으로 안전성이 확보됐다는 결론이 났다며 재가동 승인을 발표했다. 하지만, 원전폐기를 주장하는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는 “안전성이 확보됐다”는 정부 발표를 믿을 수 없다며 격렬히 재가동을 반대하고 나섰다. 

 사실 원전에 대한 《의문점》은 너무나 많다. 그동안 안전성 테스트 내용이나, 정확한 측정값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수원이 슬그머니 홈페이지에 공개한 IAEA의 보고서엔 충격적인 내용이 들어있었다. IAEA는 이번 사고 은폐의 원인에 대해, “안전 규정조차 무시하는 직원들의 자만심, 일단 여론비판부터 피하고 보자는 무사안일주의, 이를 위해 조직적 은폐도 가능한 ‘상명하복 문화”라고 꼬집었다. IAEA가 감지한 “안전 불감증”은, 공기업 최대 비리로 꼽히는 한수원의 뇌물 비리 수사로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원전의 안전, 즉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 부품의 납품과 검수와 관련해 한수원 간부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뇌물을 받아왔던 것이다! 
 그리고 고리 1호기에 관한 의혹들을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원자력 전문가인 도쿄대 명예교수 이노 히로미츠와 이번 고리 1호기 원자로 테스트 책임자인 원자력 연구원 이상봉 박사의 토론은 지금 우리 세대가 살얼음판 위에 살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노 교수는 고리 1호가 애초부터 중성자 조사에 취약한 재료로 만들어졌으며, 가동 1년 만에 원자로의 온도가 이례적으로 높았다는 점, 재가동을 위한 강도 시험의 부정확성을 지적하며 폐로를 주장했고, 반핵단체 역시 왜 원자로 강도 시험에 지난 98년 원자로에서 꺼낸 시편을 용접해 사용했냐고 물었지만 이상봉 교수는 모든 기술기준을 만족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고리 1호기의 정확한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각계 여러 전문가를 만나본 취재진은 그동안 “클린 에너지로” 포장되고, 전력 부족시대에 꼭 필요한 것처럼 선전되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의 이면에 대해 알게 됐는데... 도대체 우리가 몰랐던 원자력 발전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정말 “고리 1호기”는 안전한 것일까?
고리 1호의 정확한 상태에 대해 알아보고, 이번 정전사고를 계기로 앞으로 우리가 꼭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 취재했다.


‘의원나리’ 양심
헌법에 규정된 국민의 대표자 국회의원, 그들 개개인은 하나의 입법기관이다. 국회의원들 중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법안을 제안하는 이들도 있고, 자기가 제안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몸싸움까지 벌이는 이들도 있다. 때로는 기나긴 입법 전쟁과 수많은 난관을 거쳐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이 법을 지키는 것의 중요함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그런데, 실상은 기대와 달랐다. 법을 만드는 의원나리들 앞에서, 법은 무력했다. 
《현장21》 취재진은 여의도 국회 곳곳을 돌아보았다. 무법천지인 의원전용 주차장의 실태, 국회 앞 불법 현수막 설치 행태, 그리고 공공연한 기업 협찬 요구 등... 국회 이곳저곳에서 규칙은 무시되고, 위법적 행위들이 난무했다. 위법인 줄 아셨냐는 취재진의 물음에는 온갖 핑계들과 변변찮은 변명들만이 돌아왔다. 그들의 불량한 양심 앞에, 번쩍이는 금배지가 빛을 잃는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양심의 현주소, 《현장21》에서 꼼꼼히 점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