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회 현장 21
현장 21
방송일 2012.09.04 (수)
ㆍ‘물가 태풍’ 주의보
ㆍ뜨는 시장, 지는 시장
ㆍ나는 도시농부다
‘물가 태풍’ 주의보
지난 28일, 강한 바람을 동반한 초강력 15호 태풍 ‘볼라벤’이 한반도를 휩쓸었다. 태풍 ‘볼라벤’의 피해 복구에 미처 손을 대보기도 전, 14호 태풍 ‘덴빈’이 상륙했다.
초강력 태풍이 지나간 자리는 그야말로 처참했다. 과수농가와 양식장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자식과 같이 하루하루를 돌보며 키웠던 작물들이 한순간 쓰레기로 변했다. 추석을 앞두고 수확의 기대에 부풀어있던 농민들의 기대도 순식간에 슬픔과 절망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농민들의 피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두 태풍의 연이은 공격으로 피해가 컸던 고추와 상추, 오이, 호박, 전복, 배 등의 농수산물은 공급량이 줄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했고 서민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농어민들과 일부 전문가들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는 취임 초부터 MB물가지수를 만드는 등 이른바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농수산물 가격 상승이 하늘의 탓이라고 하더라도 국민들의 생활을 안심시킬 확실한 ‘선제적’ 물가정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추석을 앞두고 또다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두 개의 강력한 태풍에 이어 자신의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는 ‘물가 태풍’! 그 주의보가 시끄럽게 울리고 있는 현장을 현장21에서 취재했다.
뜨는 시장, 지는 시장
재래시장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수만 명의 소상인들이 일터를 떠났다. 1,000여개가 넘는 시장이 없어진 것이다. 특히 1990년대 후반 대형 유통시설의 본격적인 등장 이후, 재래시장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그리고 지난 8월 말, 서울 영등포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대림시장이 문을 닫았다. 7,80년대만 해도 주변 공단의 직원들과 인근 주민들까지 몰리며 호황을 누리던 곳이었다. 하지만 코앞까지 밀고 들어온 거대자본을 더 이상 견뎌내지 못했다. 결국 3,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동고동락하던 상인들이 모두, 가게를 비웠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그동안 대책 마련에 고심해 왔다. 먼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전통시장 살리기에 나섰지만 문을 닫는 시장의 수는 줄어들지 않았다. 몇 년 전부터는 대형 유통시설의 휴업일과 영업시간, 위치 등을 규제하는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시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 유통시설에 대한 규제는 꼭 필요하지만, 시장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책이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골목상권을 보다 유연하게 파고들 수 있는 재래시장의 장점을 충분히 살린다면 시장의 미래도 결코 어둡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손님이 크게 줄었던 종로의 한 전통시장은 반찬가게가 많다는 시장의 특성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음식점을 차렸고 그 이후, 매출이 30퍼센트 가까이 올랐다.
《현장21》에서는 위기에 몰려 사라지는 시장과 열악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은 시장을 취재하고, 현재의 재래시장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본다.
나는 도시농부다
농사는 농촌에서만 지어야 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요즘 도시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이 점점 늘면서 ‘도시 농부’ 열풍이 불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도시에서 텃밭을 가꾸는 사람이 약 70만 명에 달한다. 도시농부들은 어린아이, 대학생, 주부, 직장인, 노인 등 나이와 성별을 불문한다. 또한, 그 형태도 단순히 ‘주말 농장’에서 벗어나 내가 살고 있는 집, 마당, 동네에서 텃밭을 가꾸려는 사람이 늘면서 옥상, 베란다가 텃밭으로 변하고 있다. 또한 지자체에서는 도심 속 방치된 땅을 텃밭으로 개조하여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이제는 도시는 농사를 짓기에 안성맞춤의 공간이 되었다.
지난 6월, 서울시는 올해를 ‘도시농업 원년’으로 선포하고 서울의 제1호 도시농업 공원인 노들텃밭을 만들었다. 도시농업은 단순한 농촌체험이 아니라 사람들이 농작물을 직접 재배하면서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훼손된 자연을 치유하며, 수확한 작물을 먹고 나누며 즐기는 인간 중심의 생산적인 여가 활동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현장21》 에서는 도심 속에서 농사를 짓는 ‘도시 농부들’을 만나보고, 이렇게 도시농업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인지 ‘도시농부’ 열풍에 대해 취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