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교양 · 예능 · 스포츠

SBS 앱에서 시청하세요

재생
89회 현장 21

현장 21

방송일 2013.02.05 (수)
ㆍ지하철 기관사로 산다는 것 
ㆍ우면산 터널의 ‘추악한 진실’
ㆍ집 밥의 힘, 집 밥 공동체


지하철 기관사로 산다는 것 

지난 1월 19일 지하철 기관사 황 모씨가 자신이 사는 아파트 옥상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3년 기관사 서 모씨의 자살 이후 7번째 기관사 자살이다. 자살한 기관사 7명 모두 업무상 스트레스에 의한 공황장애를 호소해 온 정신적 외상 환자들이었지만, 이들의 소리 없는 고통의 아우성을 들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먹고 살 걱정 없는 ‘철밥통 공무원’으로 회자되는 지하철 기관사. 
과연 그들의 삶은 말처럼 그리 쉬울까? 
매일 1~8호선의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은 6백만 부산의 인구수 보다 많은 667만명. 
연간 24억명 이상의 시민이 지하철을 이용하는 만큼 기관사의 안전운행 책임도 막중하다. 
이렇듯 ‘시민의 발’로 대표되는 지하철 기관사의 업무 환경과 노동 강도는 대중교통을 대표 하는 격무지로 꼽히지만, 이들의 말 못하는 속내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지하철 기관사들은 자신의 삶을 캄캄한 땅속을 달리는 두더지, 우물로 추락하는 듯한 폐쇄공포, 언제 어디서 닥칠지 모르는 인명사고에 대한 불안을 통칭해 불특정 확률게임인 ‘러시안 룰렛 게임’에 비유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2007년 한 대학병원이 실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관사들이 가장 많이 앓고 있는 직업병인 ‘공황장애’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유병률이 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기관사들의 잠재된 심리적 불안과 강박을 반증하는 결과로, ‘빠르고 편리한’ 지하철을 운행하는 기관사들을 ‘빠르고 불리하게’ 병들이고 있는 ‘묵인된 현실’이기도 하다. 

이번 주《현장21》에서는 업무상 스트레스로 연이어 목숨을 끊은 기관사들의 비극을 통해 
지하철 기관사들이 말하지 못했던 그들의 고통을 들어본다. 또한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기관사들의 업무 현장을 첫차부터 막차까지 1주일간 동승 취재해 기관사로 산다는 것과 그들이 사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지 심도있게 살펴본다. 



우면산 터널의 ‘추악한 진실’

“임금 한 200만원 받는데 통행료로 저희가 하루에 5천원을 쓸 수가 없으니까. 우면산 터널을 떠안고 모시고 있는 상황이죠.” (우면산 인근 주민)
서울 서초구와 과천시 경계에 자리한 우면산, 그 중심에는 경기도 외곽지역에서 강남 도심으로 가는 데에 3km도 안 되는 짧은 거리로 시원하게 뚫린 우면산 터널이 존재한다. 그런데 정작 우면산 터널 안은 텅텅 비어있다. 시민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놓은 우면산 터널을 이용하는 대신 우회도로로 돌아가기를 선택한 것이다. 
시민들이 우면산 터널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1년 말, 2,000원이던 터널 통행료가 25%나 인상되어 무려 2,500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민자사업자는 우면산 터널을 두고 어떤 협약을 체결한 걸까? 시민에게 꼭 필요한 사업이었다면, 굳이 민자사업자와 협약을 체결해서 유료터널로 건설해야 했을까?

통행료 인상과 함께 ‘서울시가 우면산 터널 민자사업자의 적자를 세금으로 보전해줬다’는 소식이 들렸다. 서울시는 협약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서울시는 대체 우면산 터널을 놓고 어떤 협약을 맺은 걸까? 서울시와 우면산터널 민자사업자가 맺은 협약의 맹점은 무엇일까?

여기에 서울시와 우면산 터널 민간사업자 사이에 존재하는 수상한 낌새를 포착했다. 서울시와 우면산 터널 민자사업자 사이에는 어떤 커넥션이 존재하는 걸까? 우면산 터널은 누구를 위한 터널인걸까? 우면산 터널의 추악한 진실을 《현장21》에서 파헤친다.


집 밥의 힘, 집 밥 공동체
요즘 '소셜다이닝' 이라는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가족처럼 밥상을 나누자는 취지의 이 모임은 대부분 1인가구가 주를 이루며 각자 집에서 반찬을 가지고 와서 ‘집 밥’을 매개로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왜 이토록 사람들은 함께 집 밥을 나누고 싶어 하는 걸까?

어떤 보양식도 집 밥만 못하다며 집 밥의 힘을 믿고 있는 김옥자씨. 가족의 입맛과 건강에 맞춘 집 밥으로 하루에 한번은 가족 모두 밥상에 둘러앉아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집 밥은 건강과 가족의 정서안정에도 도움이 된다는 걸 느꼈다고..

그렇다면, 우리가 먹는 집 밥은 몸과 마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주 5일 이상 집 밥을 먹는 가족과 주 5일 이상 외식으로 해결하는 가족의 건강과 심리상태를 비교해 봤다. 그 결과, 외식을 주로 하는 가족에게 문제가 발견이 됐다.
원인은 외식으로 인한 나트륨 과다 섭취 때문이었다.

고혈압과 신장병 분야의 권위자인 김성권 교수. 김 교수는 몸소 체험 실험으로 외식과 나트륨의 관계를 입증했다. 지난 7개월 동안 매일 자신의 소변 염도를 체크한 결과 소금 섭취량이 급증한 날은 전 날 외식을 했던 날이었다. 나트륨 과다 섭취는 고혈압의 주범이며 뇌경색과 심근경색증 발생의 주된 원인이라고 한다. 게다가 자연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나트륨은 충분하다고 이야기한다.

과연, 소금이 없는 식탁이 가능한 것일까. 전통요리전문가 박종숙 원장은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소금 없이 요리할 수 있는 조리법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박 원장은 집 밥이야말로 현대인을 가장 안정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조건이라고 얘기한다.
    
충남 공주시의 한 작은 시골마을에는 자식과 떨어져 사는 독거노인들이 한 집에 모여 살면서 서로를 보듬고 있는 ‘독거노인 공동생활체’가 있다. 함께 집 밥을 먹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라며 더 이상 외로움은 없다고 한다.

이렇듯 집 밥을 마음의 평안과 행복감, 면역력을 높여주는 작용까지 한다. 집 밥은 이제 현대인의 건강부터 1인가구의 증가로 인한 사회적 문제까지 보듬을 수 있는 하나의 소중한 대안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