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회 현장 21
현장 21
방송일 2013.03.05 (수)
ㆍ아파트는 지금 비리복마전 ㆍ기구한 운명, ‘딜쿠샤’ ㆍ2013 ‘외가의존사회’ 아파트는 지금 비리복마전 아파트 850만 가구 시대.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 연간 운영되는 아파트 관리비만 무려 12조원에 달한다. 아파트 관리비에 대한 비리가 속속 불거지자 정부는 3년 전 아파트 관리비 투명 운영을 위한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취재진이 찾은 아파트에선 하나같이 각종 비리가 판을 치고 있었다.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 공사업체들의 이권다툼 속에서 회계조작과 공사비 부풀리기 등을 통해 아파트 관리비는 여전히 줄줄 새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정부의 허술한 대책을 비웃듯 관리비 빼먹기 수법만 이전보다 더 교묘해졌을 뿐이었다. 끊이지 않는 아파트 비리는 입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그대로 묻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거주문화인 아파트에서 비리가 일상화되면 결국 국가 전체의 비리 불감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각종 분쟁과 이권다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2013년 대한민국 아파트. 대체 그곳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번 주《현장21》에선 아파트 관리비와 관련된 비리와 이에 대한 대책에 대해 취재했다. 기구한 운명, ‘딜쿠샤’ 독립을 위해 만세를 외쳤던 3.1운동이 벌써 94년을 맞이했다. 만세운동의 중심지였던 종로구에는 약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특별한 저택 두 곳이 있다. 한 곳은 '서촌'의 옥인동에 위치한 한 저택. 다른 한 곳은 1km도 채 안 되는 곳에 떨어진 행촌동의 저택. 일제강점기라는 동시대를 살아온 이 두 저택은 상반된 길을 걸어왔다. 종로구 ‘서촌’의 옥인동에 위치한 친일파의 집. 이 곳은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상류층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근대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바로 옆 동네 행촌동의 저택 딜쿠샤. 딜쿠샤는 ‘희망의 궁전’이라는 뜻의 힌디어로, 3.1운동을 전 세계에 최초로 보도한 곳이자 제암리 학살사건 등 일제의 만행을 알린 외국인 기자가 살던 역사적 의미를 지닌 저택이다. 그러나 딜쿠샤는 현재 문화재로 지정되기는커녕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게다가 딜쿠샤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딜쿠샤 안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살고 있다. 100년의 기억을 담은 장소, 딜쿠샤는 왜 버려졌는가? 세월이 흐르면 도시는 변하기 마련이다. 수많은 건물이 헐리고, 방치된 채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하지만 이미 무너진 건축물, 그 안에 깃든 역사는 다시 세울 수 없다. 오랜 시간을 무관심 속에 버텨온 근대건축 문화, 그 처참한 실상을 《현장21》에서 고발한다. 2013 ‘외가의존사회’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육아문제 해결을 위해 생활권을 친정으로 옮겨가는 이른바 ‘신(新) 모계사회’가 형성되고 있다. 살림과 육아의 책임이 친정 쪽으로 대폭 넘어오면서 결혼 후 맞벌이 부부 가정들은 친정 쪽으로의 이주를 시도하고 급기야는 남편과 아이 모두 처가댁으로 들어가 살림을 합치는 현상이 이제는 흔한 일이 돼버렸다. 이제 여성은 육아와 더불어 가사 및 경제적 의무까지 짊어져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일부는 여성의 역할 증대로 인한 ‘신 모계사회’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모계사회’가 아닌 사회생활을 하는 딸을 위해 친정 식구들의 도움을 받는 ‘외가의존’ 심화 현상인 것이다. 출산 후에도 일을 하고 싶은 여성이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취업을 하지 못하고 심지어 친정어머니께 맡겨도 번번이 면접에서 낙방하기 일쑤였다고 하는데... 시집 간 딸을 일컫던 ‘출가외인’, 사위는 늘 어려운 손님으로 맞이한단 뜻의 ‘백년손님’. 이런 단어가 무색해진 요즘 일부 전문가들은 이것을 ‘모계’로의 움직임이라기보다 부계와 모계 모두를 떠난 새로운 가족 집단이 형성되는 과도기, 양성 평등의 모습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단계라고 말한다. 이번 주 《현장21》에서는 외가 식구들과 함께 살고 있는 가족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외가 의존사회, 대한민국의 현실을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