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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경계를 넘다

경계를 넘다 - 소녀들의 가을

방송일 2018.11.23 (토)
SBS 특집다큐 
경계를 넘다 - 소녀들의 가을

11월 23일 15시 50분
연출 : 최정호 / 글구성 : 홍정아 

“아쉽습니다.. 헤어지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추억에 남는 것대로 기억하겠습니다..“ -11월 3일 출국 앞두고

소녀들이 북에서 내려왔다. 

지난 10월 25일, 제5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위해 버스를 타고 남으로 내려온 73명의 15세 미만 북측 유소년 축구선수들. 그 중에는 21명의 이 포함되어 있었다. 2006년 세계 청소년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이후 세계 최강 여자축구팀 중 하나로 꼽히는 북한 여자축구팀. 이번에 남쪽에 온  은 북에서도 가장 실력있는 선수들만 모인 곳이라 미래 국가대표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팀이다. SBS는 국내외 방송사로는 ‘독점’으로, 경계를 넘어 온 이들의 9박 10일 남한 일정을 밀착 취재하여  이라는 타이틀로 11월 23일 오후 3시 50분부터 70분간 방송한다.

첫인상은 범상치 않았다. 궂은 날씨에도 서로를 등에 업고 고강도의 체력훈련을 소화하는가 하면 ‘축구율동체조’라며 자로 잰 듯 칼군무로 몸을 푼다.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면 어김없이 “일 없습네다.”   그렇다면, 평양에서 내려온 10대 소녀들의 일상은 어떨까?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그리고, 북측 아이들만 하는 신기한 놀이까지.. 영락없는 사춘기 소녀들이었다. 취재팀은 이들의 일상을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그러다가 그들과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신기함’은 ‘당연함’으로 바뀌고, 각자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 허물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변화를 이 다큐를 보는 시청자들도 체험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소녀들의 가을은 단풍처럼 설레었고 또, 아쉬웠다.
- 남과 북, 소녀들의 꿈같은 만남과 헤어짐 


이번 대회에서 은 남자팀과는 달리, 공식 경기가 아니라 남측 과의 두 차례 친선경기를 치르기 위해 내려왔다. 연습경기장에서, 서너 번의 만찬장에서, 그리고 경기장에서 남과 북의 사춘기 소녀들은 어른들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가까워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엔 서로 경계하며 데면데면 호기심으로 곁눈질만 하던 남과 북의 소녀들이 몸으로 부딪히며 우정을 쌓는 과정은 이 다큐의 또 다른 볼거리이다. 

“골키퍼 장갑 서로 바꾸면 안 돼요?”
- 김경희(16)

하나은행팀 골키퍼 김경희(16) 선수는 흔히 유니폼을 교환하듯  북측 ‘문지기(골키퍼)’와 장갑을 교환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남과 북이 만나기 전, 그 어느 것도 북측 친구들과 물건을 교환해서는 안된다는 지침을 교육을 받았다.  북측 선수단이 묵고 있는 숙소에는 80여 명의 국정원 직원이 파견되어 있다. 북측 선수단과 비슷한 숫자다. 단풍잎처럼 진한 우정의 징표를 나누고픈 소녀의 작은 소망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기성용이 떴다?!- 어른들만 모르는 만찬장의 스타

만찬장에서  남측 소녀들이 수군수군 대더니 북측의 한 소년을 가리킨다.  최성진! 북측  남자 선수다. 조금 있으니 용기를 낸 소녀들이 다가가서 인증샷을 청한다. 15살 소년은 얼굴이 금세 홍당무처럼 붉어졌다. 놀란 것은 본인  뿐이랴! 하지만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이 남과 북측 선수단 관계자, 그리고 만찬에 초대받은 남측 손님들 모두 박장대소하거나 미소만 지을 뿐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사실 축구 실력으로만 따지면 북측 11번 리일송 선수가 으뜸인데 왜 이 친구가 만찬장의 스타가 되었을까? 남측 소녀들의 대답은 간단했다. 기성용 닮은 듯 잘생겼단다.


소녀들의 미소는 가을 단풍처럼 아름다웠다. 

취재진이 이번 촬영을 통해 발견한 것 중에 가장 귀한 것은 그녀들의 미소다. 그 소녀들의 미소는 우리 딸들의 것처럼 건강하고 아름다웠다. 연습장에서 만찬장에서 그 미소와 웃음소리는 취재진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11월 23일 오후 3시 50분부터 70분간 방송되는 이번 편은 SBS 독점취재의 결과물이다. 중요한 것은 독점취재하게 해달라고 주최 측에 요청해서 독점이 된 게 아니란 점이다. 뉴스 매체 외에는 다른 매체에서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통일세대의 주역은 어른들이 아니라 남과 북의 소년 소녀들일 것이다. 그들의 미소를 놓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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