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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일 2006.08.23 (목)
거제도에서 탈출한 20살 성매매 여성 ‘봄이’ 

  지난 달 중순 취재진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거제의 한 유흥업소를 탈출해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는 한 성매매 여성이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였다. 20살 ‘봄이’(가명). 가출 이후 다방에서 일하다 돈을 많이 준다는 말에 지난해 11월 거제도의 한 유흥업소에 들어갔다고 했다. 선불금 3백만원을 받고 간 곳은 맥주를 박스로 마셔야 하고 옷을 모두 벗고 노래를 부르며 흥을 돋궈야 하는 이른바 ‘방석집’ 형태의 술집이었다. 술을 마신 뒤에는 이른바 2차, 성매매를 나가야 하는 곳이다.

  이런 업소들은 거제도에서는 이른바 ‘뻘 구덩이’라 불리고 있었다. 성매매 업소 가운데 종착역 격인 업소로 일이 험하기로 소문난 특수3종 업소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봄이가 이곳에서 받은 월급은 한 달에 백만원 정도. 하루 3만3천원 꼴이다. 그나마도 방값과 화장품비등을 제하면 선불금으로 받은 빚을 갚는 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결국 봄이는 빚 때문에 8개월 동안 무려 8번이나 팔려 다녔다. 업소를 옮길 때 마다 빚은 늘어나 처음 받았던 선불금 3백만원은 지금 천3백만원으로 늘어났다. 물론 봄이가 직접 돈을 받은 적은 없다. 도저히 견딜 수 없었던 봄이는 결국 맨몸으로 탈출을 했다고 한다.   
 
성매매 특별법 발효, 그러나 2년 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성매매 특별법이 발효된 지 2년이 지났다. 그러나 발효 직후 70%나 줄었던 성매매 집결지 여성은 지금은 다시 성매매 특별법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국회 고경화 의원실과 남서울대 이주열 교수팀이 실태조사를 한 결과 지난 5월 현재 성매매 집결지 여성 숫자는 성매매 특별법 이전의 70-80%까지 회복한 상태다.

  또 집결지 성매매 여성들이 룸살롱이나 단란주점, 안마시술소 등으로 유입되면서 산업형 성매매는 더욱 음성화 되고 확장되는 추세이다. 하지만 단속의 손길은 뜸한 상황이다.

  성매매 여성들이 자활하려해도 제대로 된 지원을 받기가 어렵다. 여성가족부에서는 1인당 1년 6개월간 76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한 달 42만원 꼴인 지원금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결국 여성들은 자신들이 길들여진 성매매 업소로 되돌아가게 되는 상황이다.
  
이번 주 뉴스추적은 20살 봄이의 성매매 탈출 이후 30일간을 동행 취재했다. 성매매 특별법 이후에도 여전히 성매매를 강요하고 선불금으로 여성들을 묶어 놓는 업소들의 실태를 고발하고, 경찰과 시청, 여성단체들이 성매매 업소를 합동 단속하는 과정을 현장 취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