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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회 뉴스추적

뉴스추적

방송일 2006.09.20 (목)
10대 가출실태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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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없는 거리의 무법자 10대 가출 청소년

  등굣길 학생 ‘삥 뜯기’, 취객 지갑털이, 앵벌이, 무전취식, 노숙... 이것이 취재진이 만난 10인조 가출 청소년들이 거리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이들에게는 뚜렷한 삶의 목표도 계획도 없다. 몇 푼 생긴 돈으로 찜질방에 들어가면 10시간이고 20시간이고 자고 싶은 만큼 잔다. 라면으로 한 끼를 때우고 나면 늦은 저녁 거리로 나와 이리저리 쏘다니며 새벽까지 시간을 보낸다. PC방과 공원 등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지만 일정한 목적지는 없다.  

 인터넷 가출 사이트를 운영하며 가출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른바 ‘짱’ 대우를 받고 있는 18살 최 모양의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가출 청소년들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일행 찾기’를 하고 이렇게 5인조나 10인조로 세를 불린 뒤 그룹을 지어 몰려다닌다. 때로는 다른 그룹의 가출 청소년들과 싸움이 벌이기도 하고, 다른 힘없는 가출 청소년들의 돈을 빼앗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원조교제를 한다며 성인들을 유혹한 뒤 남자 친구들을 동원해 돈을 강탈하기도 한다. 

  “나쁜 짓(원조교제) 하려던 어른들은 돈을 빼앗겨도 신고도 못해요.” 최 양 등 거리의 청소년들은 “배가 고프면 무슨 짓이든 하는 거죠.”라며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집 나간 두 딸, “아빠, 엄마와 대화가 안돼요”

  취재진은 집 나간 두 딸을 찾아달라는 한 아버지를 만났다. 고2, 중3인 두 딸은 학교에서 반장을 지냈고 개근상을 꼬박꼬박 타 올 정도로 모범생이었다고 했다. 아버지는 딸들의 가출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열흘 만에 찾은 딸은 취재진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한사코 집에 들어가기를 거부했다. 쉼터에서 살겠다며 가정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자매. 상담결과 자매는 부모의 일방적인 교육과 지시, 그리고 말을 듣지 않았을 때 돌아오는 체벌을 견딜 수 없었다고 했다. “아빠, 엄마와는 말이 안통해요. 우리 얘기는 전혀 듣지 않아요.”

“반사회적 특성이 강한 전형적 비행청소년”

  취재진은 가출청소년들을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와 정신과 병원 등에 보내 정신, 심리 검사를 실시했다. 서울대의 다면적 인성검사 결과, 10인조 가출 청소년들을 이끌고 있는 최 모양은 반사회적 특성이 강하고, 반사회적 행동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가능성 즉 범죄나 일탈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10대 가출 청소년인 정 모양의 경우, 정신과 감정결과 가정 폭력과 이후 가출 생활을 통해 겪은 여러 가지 충격들로 인해 만성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자기감정의 억제, 대인기피 등의 증세로 나타났고, 지속적인 교육을 받지 못함으로 인해 정신지체 증세까지 보이고 있었다. 정양의 경우, 심리적 안정과 치료가 시급한 상황으로 진단됐다. 
 
  현재 가출청소년은 경찰 신고된 것만 13,295명. 청소년 단체와 NGO들은 가출청소년 수를 약 1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쉼터를 이용하고 있는 청소년은 연간 3900명 정도. 가출 청소년 열에 아홉은 거리를 떠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주 뉴스추적에서는 거리를 떠돌며 생활하는 가출청소년들의 실생활을 밀착 취재했다. 이들과 24시간 동행하며 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추적 보도하며, 이들의 가출 이유와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가정과 학교, 정부의 지원 시스템을 집중 점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