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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

방송일 2007.01.17 (목)
황우석 사태 1년 
‘볼모’가 된 줄기세포


황우석 연구 재개 ... 1년여 만에 실험복 차림 모습 포착  

2006년 1월12일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실이 드러나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서울대 수의대 연구실을 떠났던 황우석 박사가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에 건설한 ‘수암생명과학연구원’에서 비밀리에 연구를 재개했다. 황 박사는 연구원 주변 전원주택 단지에 주택 1채를 빌려 연구원들의 숙소로 이용하고 있었다. SBS 뉴스추적 팀은 실험복을 입은 황 박사의 모습을 지난주 포착했다. 파란 실험복에 검정색 반코트를 입고 연구원들과 점심식사에 나선 황 박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꼭 다문 채 아무대답도 하지 않았다. 개 복제 연구에 열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황 박사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실험만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황 박사는 경기도 이천시 설성면에 있는 개 농장에서 실험용 개와 난자를 제공받고 있었다. 황 박사는 호가 ‘수암’인 전직 기업인 박모씨와 골프장을 운영하는 처삼촌 박모씨, 그리고 일부 불교 신도들의 도움으로 연구를 재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우석-서울대 복제 개 주도권 다툼

취재결과 수암생명과학연구원에는 황우석 박사 외에 16명의 연구원들이 연구에 합류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황우석 박사팀은 연구원이 30여명으로 서울대에서 황 박사와 함께 줄기세포를 연구하던 연구원 가운데 5-6명을 제외한 모든 연구원이 수암생명과학 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주장했다. 황 박사 측은 지난해 12월 서울대 이병천 교수팀이 발표한 암캐 3마리 복제도 황 박사 팀이 서울대에서 이미 완성해 놓은 것으로 이병천 교수팀은 단지 발표만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취재결과 스너피 복제는 황교수가 특허권을 가지고 있고, 이병천 교수팀은 이번에 발표한 암캐 3마리 복제와 관련 새로운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간 체세포 복제 연구 자격을 박탈당한 황 박사와 서울대 수의대가 개 복제와 관련 특허를 둘러싸고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노성일 “배아줄기세포 연구 포기” ... 국내 배아줄기세포 수립 중단

황우석 박사와 결별을 선언했던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황 교수가 아직도 대국민 사기극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 이사장은 “배아 줄기세포 치료의 비전이 없고 연구비 조달도 어려워 다음 달 부터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중단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수의대의 체세포 복제 인가가 취소된데 이어 미즈메디 병원이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포기하고, 마리아 생명과학 연구소도 사실상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중단했다. 다른 배아줄기세포 연구진들도 연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취재결과 이른바 황우석 사태 이후 신규 배아 줄기세포 수립은 완전히 중단됐다. 수립된 배아줄기세포는 44개로 2005년 12월 현재 그대로다. 1만4천여명의 난치병 환자들이 치료를 희망하며 환자등록을 했던 줄기세포 허브는 세포유전자 치료센터로 바뀌었다. 치료를 희망하며 황우석 박사에게 난자를 기증했던 사람들은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연구를 위한 난자 기증은 이제 옛말이 됐다.  

줄기세포 연구 ... 뛰는 외국 기는 한국 

영국의 뉴캐슬 대학 연구팀이 탯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로 간 조직을 만들어 내고, 미국의 어바인 대학 연구팀이 배아줄기세포에서 테라토마가 형성되지 않는 척수 줄기세포를 만들어 임상에 돌입하는 등 외국의 줄기세포 연구는 활기를 띄고 있다. 각국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줄기세포 연구에 쏟아 붓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황우석 사태 이후 배아 연구에 대한 윤리적 논란이 1년 이상 계속되면서 제도정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황 박사에게만 체세포 복제 연구를 허용해 황우석 법이라고 불렸던 생명윤리법 개정이 늦춰지면서 인간 체세포 복제 연구는 전면 금지된 상태다. 배아복제 연구도 사실상 금지된 상태이며 최근 활발해 지고 있는 성체 줄기세포 연구 분야도 제약이 너무 많다고 줄기세포 연구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생명윤리법 개정을 다룰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은 1년째 공석상태이고, 배아연구를 둘러싼 학계와 정부 그리고 윤리계의 논란은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주 뉴스추적은 황우석 사태 1년이 지난 지금 황우석 논문조작의 ‘볼모’로 잡힌 국내 줄기세포 연구의 현주소를 조명하고, 바람직한 대안을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