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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회 뉴스추적

뉴스추적

방송일 2007.02.07 (목)
  
-"뇌 신경다발이 사라졌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해 
10년 넘게 엄청난 양의 술을 마셔왔다는 황영희(가명) 씨.
그녀의 뇌를 최첨단 뇌 영상 장비인 
초고해상도 MRI로 촬영해 본 결과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뇌 세포들을 서로 연결해 주는 신경다발들의 수가 
정상인의 뇌에 비해 현저히 줄어있었다.
보통사람들은 신경다발이 뇌 전체에 마치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데 
황씨의 뇌에는 굵은 다발만 남아있고 미세한 다발이 거의 다 사라져 버린 것.

-남성보다 여성의 신경다발 더 끊어져
 (알코올로 손상된 뇌 신경다발 사진 최초 공개)

알코올이 뇌 조직을 손상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최근 국내에 도입된 초고해상도 MRI로 촬영한 결과
신경다발까지 손상된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황씨와 어울려
함께 술을 마셔온 남자 친구들의 뇌 사진을 찍어본 결과
남자들은 황씨보다는 신경다발이 덜 손상돼 있었다. 
비슷한 나이에 술을 마시기 시작해
오히려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셔왔는데도
왜 황씨의 뇌 신경다발이 남성들보다 더 많이 파괴된 것일까? 

-남성 VS 여성
같은 술 마셔도 여성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훨씬 높아 

취재진은 알코올이 성에 따라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20대 남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인지지각 실험을 통한 뇌파검사와 
시뮬레이션 차량 운전 실험을 해봤다.

뇌파검사에서 남성의 경우 알코올 섭취 후 뇌파에 별 변화가 없었지만
여성은 두뇌 활동이 현저히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특히 남성과 여성이 소주 석잔 씩을 마시고 30분 뒤 혈중 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남자는 평균 0.044%가 나온 반면 여성은 평균 0.063%가 나왔다. 

-"여자는 남자의 절반만 마셔라" 

이런 결과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몸집이 작을 뿐 아니라
몸 속 수분의 양은 적고 체지방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위에 있는 알코올 분해효소가 남성의 절반도 되지 않기 때문에 
여성은 남성이 마시는 양의 절반만 마셔도
술이 몸에 미치는 해악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 몸에서 흡수는 빨리되고  
해독은 더디게 이뤄져 알코올의 영향이 그만큼 오래 지속돼
뇌와 간 등 장기에 미치는 손상이 더 치명적이라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마시면 신경다발이 끊어질 정도로 뇌가 손상되는 것일까?
취재진은 업무상 술을 자주 마신다는 30대 여성 직장인의 뇌를 찍어봤다.
그 결과 황씨만큼은 아니었지만 술을 마시지 않은 30대 여성과 비교했을 때
신경다발의 수가 상당히 줄어있었다. 

- 한 번 파괴된 뇌 회복 어려워
 "올해는 1997년?, 대통령은 전두환?"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뇌의 경우 한 번 파괴되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특히 알코올은 뇌의 중추적 기능을 담당하는 '해마'에 
기억요소들이 입력되는 것을 차단해  
기억력을 포함한 뇌의 인지기능에 큰 손상을 입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간단한 산수문제와 단어 기억을 곧 잘 해내던 
40대의 한 알코올 중독 여성은 
'우리나라 현재 대통령은 전두환이며 올해는 1997년 아니냐'며 
취재진에게 태연스럽게 말을 건넸다.
그녀는 날짜와 시간,공간에 대해 인지를 못하는 지남력 장애를 앓고 있었다.

술을 마시는 여성의 비율은 20년 전인 86년엔 20.6%에 그쳤으나 
92년과 99년 각각 33%와 47.6%로 증가하더니 지난해에는 59.5%까지 급상승했다. 
특히 20대의 경우엔  90% 가까운 여성이 술을 마시고 있는 것으로 
보건복지부 조사결과 드러났다.  

이번 주 [뉴스추적]에서는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선천적으로 얼마나 알코올에 취약한지 실험을 통해 분석해 보고
특히 알코올이  여성 뇌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집중 추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