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4회 뉴스추적
뉴스추적
방송일 2007.02.21 (목)
제목 : 소득 2만 달러 시대 빈곤의 블랙홀 방송일시 : 2007년 2월 21일 밤 11시 05분~ 지난 14일, 한 어머니가 서울 암사동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대학 등록금 때문이었다. 지난달 21일에는 한 아버지가 광주에서 분신자살했다. 생활고 때문이었다. 정부는 “올해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열고, 이제는 3만 달러 시대를 준비하자”고 한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돈이 없어 삶을 포기한다. 2007년 대한민국, 양극화의 굴레 속에 소득 2만 달러의 그늘은 오히려 더욱 짙어지고 있다. ‘먹고 살기 위해’ 절규하는 서민들 취재진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40대 가장의 가족을 만났다. 아들은 2년째 뇌사상태, 장인은 중증치매, 장모는 협심증이었다. 큰 딸은 등록금이 없어 1년째 휴학 중이다. 안 해 본 일 없이 발버둥 쳤지만, 한번 추락한 가정형편을 돌려놓을 수 없었다. [2007경제학 학술대회]에서 ‘빈곤에서 벗어난 가구 비율’이 2001년 38%에서 3년 뒤 26.5%까지 떨어졌다는 통계가 나왔다. ‘가난 탈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생활고는 각종 범죄로 거칠게 표출된다. 취재진은 돈 몇 천원이 없어 아이에게 줄 우유와 아이스크림을 훔친 한 40대 여성을 어렵게 만났다. 다섯 살 난 아이를 데리고 폐지를 모으는 그는 “하루 3천원 번다”, “우유 값도 힘겹다”고 했다. 생계형 절도도 늘어만 가고 있다. 등록금 벌러 주부까지 일터로... 서울 신월동의 한 직업소개소. 지난 해 등록금이 없어 딸이 대학을 포기했다는 한 어머니. 그는 올해 딸이 대학에 또 합격해, “이번에는 꼭 등록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1년에 천만 원이 넘는 등록금을 벌러 나온 주부들은 “열심히 사는데, 점점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생전 거친 일 해본 적 없는 이들의 관절마다 파스가 붙어있었다. 유공자에게 조차 등 돌리는 대한민국 한 때 경찰이었던 장용석 씨. 그는 피의자에게 머리를 맞아 1년 반 째 식물인간 상태다. 국가유공자가 됐지만, 대기 환자가 많아 병원에서 나가야 하는 처지다. 전세값이 올라 집을 구하는데 큰 빚까지 졌다. 가족들은 “선진국이라면 나라를 위해 쓰러진 사람들을 끝까지 보살펴 줘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번 주 뉴스추적에서는 블랙홀처럼 커지는 빈곤층, 그리고 가난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통해 소득 2만 달러 시대에 오히려 힘들어져만 가는 그들의 삶을 조명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