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3회 뉴스추적
뉴스추적
방송일 2007.04.25 (목)
제 목 : 패륜범죄 충격보고-‘그는 왜 아버지를 죽였나?’ 방 송 시 간 : 4월 25일 수요일 저녁 11시 5분 아버지가 친 딸을, 아들이 아버지를, 그리고 손자가 할머니를 살해하는 등 올해 들어서 발생한 가족 내 패륜범죄가 벌써 30여건을 넘어서고 있다. 10여년 전 부모를 잔혹하게 살해한 박한상군 사건이 벌어졌을 때 온 나라가 충격에 휩싸였던 것과는 달리 최근 들어 사흘에 한 번 꼴로 터져 나오고 있는 가족 간 패륜범죄에 우리 사회는 최소한의 관심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둔감해져 가고 있다. 아버지를 살해한 30대 무기수, 1년 만의 옥중고백 “아버지가 괴물로 보였다” 지난 해 4월 25일 늦은 밤 충남 조치원의 한 허름한 집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이 불로 이형진(가명, 63세)씨와 손자 이민기(가명, 9세)군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다른 가족들도 중경상을 입었다. 그런데 며칠 뒤 경찰은 이 사건이 화재를 위장한 살인사건이라는 충격적인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놀랍게도 이 사건의 범인은 아버지와 아들을 잃고 영정 앞에서 통곡하던 이태영(가명. 32세)으로 밝혀졌다. 이 씨는 사건 당일 아버지의 머리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불을 질러 화재로 위장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진은 사건발생 1년만인 지난 14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태영(가명)씨를 만났다. 이 씨는 사건 당시 완전히 이성을 잃은 상태로 “아버지가 괴물로 보였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누적된 아버지의 학대가 극단적 범행의 원인이 된 것 같다며 울먹였다. 이 씨는 자신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남은 가족들에게 할 수 있다면 어떻게든 용서를 빌고 싶다며 뒤늦은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급증하는 가족 내 패륜범죄 고통을 삼키며 살아가는 남겨진 가족들 취재진은 이런 패륜적 범죄가 발생한 뒤 세상을 등진 채 살아가고 있는 피해 가족들을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대부분의 경우 가족을 잃은 피해자인 동시에 가족을 해친 범죄자의 가족으로 낙인찍혀 가슴으로 고통을 가슴으로 삭이며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공황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우울증 등 심각한 정신적, 육체적 후유증을 앓고 있었다. 범죄예방의 사각지대, ‘가족’ 제2,제3의 패륜범행을 잉태하다 취재진은 또 6년 넘게 친 딸을 성추행 해 오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정 모씨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아버지의 성폭력에 오랜 기간 시달려 온 정씨의 딸은 정신적 충격으로 기억의 일부를 잃어버리는 ‘해리 현상’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정씨는 자신의 성추행이 일종의 성교육 차원이라며 어이없는 주장을 늘어놨다. 아버지의 성폭력이 이렇게 긴 세월동안 이어질 수 있었던 데는 외부의 접근을 거부하는 가족문화의 폐쇄성과 사회의 무관심이 맞물려 있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폐쇄적인 가족문화와 사회양극화로 인한 경제적 고통 등이 맞물리면서 최근 가족을 범행 대상으로 하는 패륜적 범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번 주 ‘뉴스추적’에서는 부모나 아내, 남편, 자녀 등 가족을 상대로 한 각종 범죄 이후 남겨진 가족들의 끝나지 않는 고통을 취재하고, 갈수록 잔혹해지고 있는 가족 간 패륜범죄의 문제점과 대안을 집중 조명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