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회 SBS 뉴스토리
이상한 소리에 온마을이 병났다
방송일 2015.02.03 (수)
[이상한 소리에 온마을이 병났다] 공기 좋고 한가로워 보이는 전남 영암의 각동마을. 그러나 이 마을주민들은 보이는 것과 달리 소음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2013년 이 마을에 들어선 풍력발전단지가 그 원인. 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는 풍력발전은 이국적인 풍경 때문에 관광지로 소개되기도 하지만 이 마을 주민들에게는 어느 날 갑자기 들어선 불청객일 뿐이다. 풍력발전기가 들어선 후 마을 주민들은 소음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고 낮에는 귀에서 터빈 돌아가는 소리가 떠나지 않아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풍력발전기가 마을 주민들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풍력발전기에서 550미터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김영희 씨는 풍력발전기가 세게 돌아간 다음 날은 자고 일어날 때 온몸이 얻어맞은 것처럼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또한 얼마 전엔 키우던 소가 죽은 송아지를 낳은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15년 동안 소를 키우면서 처음 겪는 일이었기 때문. 김영희 씨는 자신이 편두통에 시달리는 것처럼 풍력발전기가 들어선 후 짐승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각동마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풍력발전기에서 나오는 저주파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주파는 100Hz 이하의 음으로 귀로는 들을 수 없는 음을 말한다. 해외에선 풍력발전으로 인한 저주파 피해를 윈드 터빈 신드롬(Wind Turbine Syndrome)이라고 명명하고 저주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으나 국내에선 제대로 된 연구는커녕 풍력발전 허가 기준에 저주파 관련 규정도 없는 실정이다. “어떤 때는 저게 내 목숨 빼앗아갈 저승사자처럼 보여요.” 바람에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를 보며 김영희 씨는 이렇게 말했다. 마을 주민들을 이렇게 고통스럽게 하는 저주파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풍력발전이 제대로 된 기준 없이 난립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뉴스토리에서 취재했다. [골든타임 4분, 생사 가른다] 멈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응급처치, 심폐소생술. 단 몇 분의 시간을 두고 생과 사를 달리한 사람들이 있다. 지난달 27일, 유치원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김 모 군이 혼수상태에 빠진 후 8개월 만에 다섯 살의 나이로 숨지고 말았다. 올해로 세상을 떠난 지 꼭 3년째가 되는 나현이 역시, 의식을 잃고 쓰러진 후 사망했다. 아이들은 제때 응급처치를 받지 못해 혼수상태에 빠졌고,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렀다. 김 모 군과 나현이 같은 급성 심정지 환자의 생존 확률은 4.9%. 그 희박한 가능성을 뚫고 일상으로 돌아온 사람들을 만나봤다. 광주에서 만난 민지영 씨는 2년 전, 집에서 TV를 보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러나 바로 옆에 있던 딸이 재빨리 심폐소생술을 했고, 기적적으로 살아났다고 한다. 전남 여수의 박경만 할아버지는 불과 며칠 전 죽음의 문턱에서 제2의 삶을 얻었다. 하지만 빠르게 심폐소생술을 받은 덕분에 3일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가족들은 이를 두고 ‘천운’이라며 감사해 하고 있었는데.. 과연 이들이 살아난 것이 정말 기적적으로, 하늘이 도와서일까? 우리나라에서 연간 발생하는 급성 심정지 환자는 약 25,000여 명으로,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많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들과 같은 급성 심정지 환자의 경우, 1분 1초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심장이 멈춘 상태에서 뇌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는 것이 지속될 경우, 김 모 군처럼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깨어나더라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 그래서 발 빠른 심폐소생술을 통해 생존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때 주변에 있는 누구나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미국, 일본, 호주 등 외국은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30% 이상으로 높은 편. 그러나 우리나라는 10%도 채 되지 않는 실정이다. 내 손으로 내 가족을 살리는 방법 심폐소생술은 왜,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까? 에서 취재했다. [예고 첫 입학- 시각장애소녀들의 꿈] 서울예고와 전통예고가 각각 개교 63년, 56년 만에 처음으로 시각장애인 학생들을 받았다. 첼로를 전공하는 민주와 가야금을 전공하는 보경이가 바로 그 주인공. 이들은 7살 때부터 지금까지 동고동락하며 함께 자란 동갑내기 친구로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인 '한빛맹학교' 학생들이다. 악보를 보며 연주를 할 수 없는 아이들은 듣는 것으로 곡을 익히고 감각으로 현의 위치를 파악한다. 그야말로 시각을 제외한 모든 감각에 의지하는 것. 그리고 연습실 한편엔 11년째 그림자처럼 함께 해 온 어머니가 있다. 서울예고 예비소집이 있던 날, 민주는 집에 돌아 와 홀로 눈물을 흘렸다. 피나는 노력 끝에 얻은 입학 티켓이지만 설렘과 기쁨보다 두려움과 걱정이 앞선다. 처음으로 익숙한 학교를 떠나 낯선 환경에서 일반인 친구들과 똑같이 경쟁해야하기 때문인데... 아이들 뿐 아니라 두 학교 역시 개교사상 처음으로 시각장애인 학생을 받게 된 상황이다. 두 학교는 현재 점자 작업과 유도블록, 점자 교과서 등 각각 민주와 보경이를 맞이할 준비로 분주하다. 학교가 시각장애인 아이들을 처음으로 받아주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10년을 함께 해 온 두 소녀, 헤어짐을 앞두고 마지막 무대에 함께 오른다. 이번 주 뉴스토리에서는 각자의 꿈을 향해 세상 밖으로 나가는 열여섯 두 소녀의 도전과 꿈을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