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회 SBS 뉴스토리
‘정신질환 범죄’ 무방비 사회
방송일 2015.03.03 (수)
[‘정신질환 범죄’ 무방비 사회] 지난 2월 23일, 천안의 한 아파트가 발칵 뒤집히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사 온 지 하루밖에 되지 않은 일가족 3명이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된 것이다. 피의자는 같은 아파트 6층에 거주하는 고 모(31)씨였다. 평소 의처증과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고씨는 ‘피해 가족이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이 사건으로 피해 가족의 가장이었던 박 모(57)씨는 사망했고 박 씨의 아내 정 모(51)씨와 딸(21)은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경찰 조사 결과 피의자는 3년 전부터 피해망상 증세 보였으며 사건 하루 전날 ‘누군가 나를 죽이려 한다.’며 112에 6차례나 신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이처럼 뚜렷한 정신 이상 증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신병으로 치료를 받은 기록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문제는 정신질환으로 인해 일어나는 범죄가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게 일어날 지 전혀 예측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서울의 한 공원에서는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90대 할머니가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의 피의자 이모(21)씨 역시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단지 답답하단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할머니의 가족들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범죄의 표적이 된 상황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범죄 사례가 4년 새 21.6%나 증가했다. 그러나 급증하는 정신질환 범죄자 수에 비해 치료감호소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신질환 범죄자가 치료 받을 기회가 없어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에서는 급증하는 정신질환 범죄를 취재하고 그에 따른 대처 방안을 모색한다. [근거 없는 의료 정보에 몸 망친다] 샴푸 없이 머리를 감는 사람들이 있다. 두피 건강을 위해 샴푸를 사용하지 않고 머리를 감는다는 ‘노푸(NO-POO)족’이다. 해외 스타들이 노푸를 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인기를 끌었고, 최근엔 국내에서도 노푸에 동참 중이라는 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식물성 오일을 20여 분간 입안에 넣고 이리저리 굴리며 헹구는 방법인 ‘오일풀링’ 역시 세계적인 불교지도자 틱낫한 스님과 국내 유명 연예인의 건강 비법으로 알려지며 화제가 되었다. 취재팀이 만난 노푸와 오일풀링 사례자들은 하나같이 ‘만족한다’,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실제 검진 결과는 정반대였다. 취재진이 만난 경험자 대부분이 실제로는 호전되지 않은 것은 물론 치료 적기를 놓쳐 질환을 더욱 악화시킨 경우까지 있었다. 천연재료를 섞어 마시면 간 속의 담석과 노폐물을 배출된다는 ‘간 청소법’. 하지만 대다수 전문의는 배출된 물질이 실제 간 속 노폐물이 아니며, 이는 매우 위험한 방법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뉴스토리 팀은 이 건강법을 고안한 건강 전문가라는 사람을 추적해보기로 했다. 과연 그가 주장하는 건강 정보는 믿을만한 정보일까. 근거 없고, 검증되지 않은 의학정보의 위험성과 실체를 뉴스토리에서 추적했다. [오락가락 행정, 애먼 기업 잡는 식약처] 옻 산업 특구로 지정된 충청북도 옥천군. 평화로운 시골마을에 1년 이상 소리 없는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고 한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 2007년부터 옥천에서 '참 옻'을 이용해 식품 사업을 해온 강종석 씨. 2013년 8월 “불법 원료”를 이용해 식품을 제조한 부도덕한 업체로 낙인찍히며 그날 이후 사실상 사업체는 도산위기에 처해있다. 그런데 강 씨는 억울하다고 했다. 부도덕한 사업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싶다고 했다. 2013년 8월 강 씨는 자신에게 불법원료 사용 제품 회수, 해당 제품 판매중지 행정처분을 내린 관할군청 옥천군을 상대로 소송을 했다. 1심과 2심에서 재판부는 강 씨의 손을 들어줬고, 승소한 강 씨는 자신의 결백을 입증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옥천군이 대법원에 항고함으로 인해 여전히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도대체 작은 영세업자와 옥천군청, 식약처의 전쟁은 왜 일어난 걸까? 강 씨는 사업에 앞서 분명 식약처와 관할군청에 적법한 절차를 밟아 사업을 시작했는데, 7년이 지나서 갑자기 옻나무 뿌리, 잎사귀, 씨앗은“불법원료”라고 통보했다. 왜? 무슨 근거를 바탕으로 하루아침에 자신의 사업체가 부도덕한 사업체로 낙인찍혔는지 강 씨는 알고 싶다고 했다. 대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있지만 강 씨는 마음이 무겁다. 소송에서 지든, 이기든 피해자는 강 씨 자신뿐이라고 했다. 강 씨의 결백이 밝혀진다고 하더라도 강 씨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거나 마찬가지인 해당 기관과 공무원들은 어떤 벌을 받으며 어떤 손해를 보는 건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번 주 SBS 뉴스토리에서는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은 한 사업자의 이야기를 통해, 힘 있는 기관의 오락가락 행정이 영세 기업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대안은 없는지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