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회 SBS 뉴스토리
공시생 블랙홀- ‘노량진’으로 간 청춘들
방송일 2018.02.03 (토)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공무원 시험 열풍도 심화되고 있다. 2016년 기준 51만 7천명의 신규 대학 졸업생들 중 절반 이상인 28만 9천명이 7, 9급 국가 공무원 시험에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공무원 시험 지원자 수는 1995년 9만 8천명에서 2016년 28만 9천명으로 300%가 증가 했다. 7급 시험 경쟁률은 72.4:1, 9급 경쟁률은 53:1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지원자들 중 합격자는 5천여 명으로 1.8%에 불과하다. 불합격한 28만 3천명은 재도전을 하거나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한편, 2017년 제 1차 경찰 공무원 경쟁률은 남자는 35.5:1, 여자는 117:1을 기록했다. 잠을 줄여가면서까지, 대인관계를 단절해가면서까지 공시생이 되기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부모님께 용돈을 의존해야 하고, 결혼과 연애도 뒤로 미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 수많은 청춘들이 공무원에 인생을 걸까? 이러한 현상이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전라도 광주에서 상경해 1평 반에서 2평 남짓한 노량진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경찰 공무원 준비생 정oo(27) 양. 학원에서 수업을 들을 때 말고는 좁은 고시원 방안에서 많은 것을 해결한다. 공무원은 노후를 보장할 수 있기 때문에 준비하게 되었다고 한다. 집이 그리워 질까봐 전화도 자주 못하고, 공시 준비를 위해 결혼에 대한 생각도 뒤로 미뤘다. 그녀는 인생의 꿈이자 목표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 말한다. 연금 제도와 안정적인 생활을 공무원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은 지민혁(24) 군은 노량진 학원에서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학원에서 바라본 건너편 여의도는 다들 즐거워 보이는 반면, 노량진은 우울하게 느껴진다며 둘은 마치 다른 세상 같다고 말한다. 민혁 군은 돌아가신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경찰 공무원 시험에 꼭 합격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진다. 직장인 공시생 김라헬(28) 양은 하루 평균 2.5시간의 수면시간을 버티면서 생활하고 있다. 모자란 잠은 출근길 버스 안에서 쪽잠을 자는 것으로 대신한다. 수험생활을 한지도 벌써 4년차, 부모님께 죄송스러워 마음이 무겁다. 그녀는 올해 있을 시험을 마지막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번 시험에 자신의 인생을 모두 걸었다는데... 라헬 양은 고립감이 들 때마다 다른 사람들의 합격수기를 읽으며 마음을 다잡는다. 그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습니다.’ 공시생들의 삶을 통해 공시생의 나라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조명해본다. 지난 1월 11일, 정부는 과열된 가상화폐 투기 열풍을 잠재우기 위한 규제책을 발표했다. 거래소 폐지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법무부 장관의 발표에 투자자들은 ‘흙수저의 마지막 희망마저 빼앗는 것이냐’며 반발했고, 관련 사이트에는 정부의 규제로 가상화폐의 가치가 폭락해 손해를 봤다며 울분을 토하는 사람들이 속속 등장했다. 분노를 참지 못하고 주변 기물을 파손하거나 이혼요구를 받았다는 인증사진도 연이어 게시됐다. 가상화폐 규제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서명자가 22만 명을 돌파했다. 그리고 30일, 가상화폐 실명거래제가 처음으로 실시됐다. 거래 시 본인 명의의 실명계좌로만 이용할 수 있으며, 가상화폐 거래 과정에서 금융당국에서 지정한 금액 이상의 액수가 오갈 경우 신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규제에 관한 정부의 새로운 정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투자자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를 규제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버젓이 ICO(가상화폐공개)로 투자자를 유치하는 설명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정부는 국내에서의 ICO를 금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안이 마련되어있지 않다는 점을 빌미로 외국에 법인을 설립하거나 개인 간에 거래를 주고받는 등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나가는 편법도 판치고 있다. 가상화폐와 관련한 구체적인 법안과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의 규제가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가상화폐에 적용된 블록체인 기술은 미래의 혁신기술로 살리고 과열된 가상화폐 시장은 진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의도가 얼마나 관철될지도 관심이다. 이번 주 뉴스토리에서는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 발표 후 혼란에 빠진 투자 실태와 규제를 둘러싼 찬반논란을 집중 취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