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회 SBS 뉴스토리
“못 살겠다” 관광객 사절
방송일 2018.06.09 (토)
과거엔 눈길조차 끌지 못하던 외진 마을들이 SNS나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서울 도심 속, 옛 전통 가옥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북촌 한옥마을’ 내외국인들 사이에는 한복을 입고 한옥 앞에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이 유행 됐다. 하지만 작고 조용했던 동네에 수많은 외지인이 몰리면서 주민들은 밤낮없이 소음과 오물, 사생활 침해에 시달리고 있다. 예쁜 벽화로 유명해진 종로구 ‘이화마을’에는 주민들이 서로 원수가 됐다. 벽화가 유명해지면서 일부 주민과 상인들은 동네가 살아난다며 환영한 반면, 조용한 동네가 사람이 살 수 없게 됐다며 반발하는 다른 주민들이 일부 벽화를 지워버리면서 갈등이 심화된 것이다. 예전 건물을 무조건 허물어버리는 도시개발을 지양하고, 전통을 살리면서 원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도시재생 사업이 관광객과 주민들 간, 또 주민들 내부의 갈등을 키우고 있다. 일상이 관광이 되는 시대, 도시재생 사업으로 뜻밖에 관광명소가 된 이색 마을의 상처를 SBS 뉴스토리에서 심층 취재한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고 종전선언과 유엔의 대북 제재 완화가 이어질 경우, 북한 지하자원의 남북 공동개발이 새로운 남북 경협의 화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는 대신 체제보장을 받고 경제개발에 전념하겠다고 한다. 그것이 실천된다면 향후 남북 경협은 개성공단 등 기존 모델에 비해 훨씬 폭넓고 본격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북한의 지하자원에 눈독을 들여온 외국 자본과의 경쟁상황도 예상된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남북 자원협력을 위한 우리 사회의 준비는 아직 시동이 걸리 지 않았고, 북한 지하자원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도 부족한 상황이다. 북한 지하자원의 규모는 과연 어느 정도인가? 좁은 한반도에서 남북한 지하자원이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북한은 왜 지하자원을 충분히 개발하지 못했나? 중국이 이미 북한 광산들을 선점하고 있는 건 아닌가? 북한 지하자원을 둘러싼 국제적인 경쟁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남북 자원협력의 본격화에 대비해 북한 지하자원을 둘러싼 여러 가지 궁금증들을 풀어보고 우리의 전략을 모색한다. 북한 지하자원의 규모는? 북한 지하자원의 규모에 대해서 3천2백조, 6천5백조, 1경원 등 다양한 추정치가 나왔지만 이는 북한의 자원 매장량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상태에서 나온 것이어서 큰 의미를 둘 수치는 아니다. 북한은 지하자원에 대한 최신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알려진 자료를 종합해보면, 북한 지하자원이 남한에 비해 훨씬 풍부하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우리나라가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는 철과 마그네사이트, 납, 아연, 텅스텐 등 주요 광물들을 북한은 매장량 세계 10위권 내의 수준에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장은 “최소한 20~30년간 남북 경협을 담보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다. 좁은 한반도에서 남북한 지하자원의 차이가 큰 이유는? 지질학적으로 볼 때 남북한은 별개의 육괴(땅덩이) 위에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는 크게 보아 3개의 육괴로 이뤄져 있다.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는 “북한의 낭림육괴는 지질구조가 복잡해 다양한 지하자원을 품고 있는 반면, 남한의 경기육괴, 영남육괴는 지질구조가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이런 이유로 좁은 한반도이지만 남북한의 지하자원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왜 지하자원을 개발하지 못했나? 북한은 광업을 기간산업으로 관리해왔지만 지하자원의 개발은 충분하지 못했다. 자급자족의 사회주의 경제체제에 필요한 만큼만 채굴했고, 전력과 철도 등 인프라와 기술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광물을 사용할 내수 시장도 발달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은 비교적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셈이다. 중국이 북한 광산을 선점했나? 유엔 대북 제재로 남한을 포함한 외국과의 교역이 제한을 받는 상태에서 중국은 북한 광물을 수입한 거의 유일한 국가였다. 중국은 북한 광물을 싼 값에 수입하는 한편, 북한 광산 개발에 진출했다. 중국이 북한 광산을 싹쓸이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실상을 보면 중국의 북한 광산 진출은 아직은 미미한 상태다. 북한은 모든 지하자원을 국가 소유로 규정하고 외국인 투자에 대해 까다롭게 관리해왔다. 전체 북한 광산 7백40여개 가운데 중국이 진출한 곳은 20개, 그나마 실제 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광산은 7개에 불과하다. 향후 남북 자원협력이 이뤄진다면 우리가 진출할 여지는 충분하다. 북한 지하자원 놓고 국제 경쟁 치열해질까? 세계적인 기업들이 북한의 지하자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은 “미국과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의 메이저 광업 기업들이 북한 진출에 대비해 적극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한다. 북한의 지하자원 정책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의 자급자족 경제를 넘어서서 향후 자원개발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렇게 되면 향후 북한의 지하자원 개발을 놓고 국제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남북한 간에서만 이뤄진 1기 경협에 비해 제 2기 남북 경협은 국제적인 경쟁환경 속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그런데 우리 기업들은 세계적인 광업 기업들에 비해 자본력이나 기술력, 마케팅 능력 등 모든 것이 부족하다. 그나마 기댈 수 있는 것은 10.4 선언에 규정된 남북협력사업에 대한 우대조항. 하지만 우리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우대조항 만으로 경쟁에서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남북 자원협력에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가? 새로운 상황에서 전개될 남북 경협에 대해 우리 사회의 준비는 아직 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정부는 물밑으로는 남북 경협 재개를 준비하면서도 이를 공식화 하는 데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아직 풀리지 않은 미국과 유엔의 대북 제재 때문이다. 그렇다면 민간 차원에서라도 부지런히 준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김진향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장은 “분단시대의 종언과 평화시대가 개막되는 상황 속에서 우리 사회가 여전히 이 상황을 제대로 못 읽고 있다”고 말한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은 “공기업이든 일반기업이든 새로운 경협에 대해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고, 정부 자금에만 의존하려 한다”고 개탄한다. 북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여전히 갈라져 있는 것도 향후 자원협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공기업을 중심으로 북한 광산개발에 필요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설 경우 ‘대북 퍼주기’라는 사회적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우리는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마지막 질문을 남겨두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