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회 SBS 뉴스토리
국가는 왜 그들을 외면했나
방송일 2018.06.16 (토)
지난해 8월 철원 육군부대에서 K-9 자주포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7명 중 3명이 사망하고, 4명의 부상자가 생긴 참사였다. 사고로 인해 전신화상을 얻은 이찬호 병장... 그의 오랜 꿈은 배우였다. 지난 달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이 올라왔다. 치료비를 걱정하는 이 병장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여론이 확산되고 나서야 유공자 적격 심사에 속도를 높이는 국가. 그러나 이 병장이 유공자가 되더라도 무너진 그의 삶에 대해선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데... 2008년 통신병과로 임관한 유호철 대위는 복무 기간 내내 석면이 함유된 천장 마감재를 뜯고 통신선을 깔았다. 입대 전 신체검사 1등급. 술도 담배도 안하던 그는 2014년 폐암 4기 판정을 받고 지난 3월 세상을 떠났다. “군 복무가 폐암의 원인“이라던 그의 외침에 국방부는 위증까지 하며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국가보훈처도 근거가 부족하다며 유공자 지정을 거부했다. 천안함 생존자인 전준영 씨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8년째 자비를 들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병원에서 고위험군 판정을 받았지만 지금도 여전히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국가의 부름을 받은 청춘들. 그들이 다치고 스러질 때 국가는 과연 무엇을 해줬던가. 뉴스토리에서 이를 심층 취재한다. “저희 소상공인들은 정말 살아가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장웅선/편의점 사장) “우리 경제가 한 마디로 경쟁력을 잃어간다는 거죠.” (신세돈/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 성장정책’ 실험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나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 힘들어졌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통계청 조사 결과 하위 20%의 소득은 8% 줄고 상위 20%의 소득은 9% 늘어났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줄면서 저소득층만 더 힘들어진 것이다. 빈부격차가 더 심해진 것이 통계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려 소비를 증대시키고 경제도 성장시킨다는 소득주도 성장론의 취지와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몸살을 앓고 있다. 식당·편의점처럼 최저임금에 민감한 도소매와 음식·숙박업 일자리가 급감한 것은 물론, 고용 현장에선 인건비 부담을 못 견뎌 직원을 내보내는 중소 제조업체와 자영업자들이 속출했다. 한국 경제의 60%를 차지하는 수출로 그나마 버티고 있지만, 반도체를 빼면 주력 산업도 위기에 몰린 상태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더구나 수출시장이 갈수록 위축되는 것은 물론, 최저임금 인상에 근로시간 단축까지 겹치면서 삼중고를 맞고 있다. 특히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의 경우 충분한 인력이 공급되지 못해 납품 기한을 제때 맞추기 힘들어지는 부작용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거센 후폭풍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발표하며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은 실직자와 자영업자를 포함 시키지 않고 월급 받는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이 결과는 소득주도 성장을 합리화 하기 위해 적절하지 않은 통계를 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주 ‘소득주도 성장 실험 1년’에서는 소득주도 성장정책 실험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한국 경제의 실태를 살펴보고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실제로 나아졌는지 집중 점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