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회 SBS 뉴스토리
부동산 정책의 불편한 진실
방송일 2018.07.07 (토)
양도세에 이은 보유세 중과세 방침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다. 이번 조치로 집값이 최근까지 4-5년간의 상승세를 마무리하면서 부동산 시장도 침체기에 들어갈 거로 점쳐진다. 팔기도 보유하기도 힘들게 된 다주택자들이 자구책으로 자녀에 대한 증여에 나서면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증여건수가 지난해의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런 가운데 정권 교체 때마다 반복되는 냉탕 온탕 정책에 국민들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모두가 원하는 주거지에 공급을 늘리는 정책도 함께 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강남권역에 공급을 늘리면 표심이 떨어져 나가고, 공급으로 인한 4, 5년 뒤 집값 안정의 성과는 그다음 정권이 가져가기에 정치권과 당국은 수십 년째 당장의 규제에만 매달린다. “부동산 정치 그만하고 부동산 정책 펴라.”는 다양한 목소리와 함께 집값 급등과 규제 폭탄의 악순환 고리를 끊을 해법을 뉴스토리에 담았다. 최근 한반도 정세의 급격하고 근본적인 변화는 우리사회의 통일 논의에도 변화의 화두를 던지고 있다.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진행중인 비핵화와 체제보장 협상이 순조롭게 진전된다면 북한은 세계로부터 정상국가로 인정받으면서 중국이나 베트남 식의 경제발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65년 정전협정 체제가 끝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가 한반도에 자리잡게 된다. 사상 초유의 한반도 상황을 맞이하며, 우리는 통일에 대한 기존 생각이 새로운 현실에 적합한 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먼저 북한 체제가 급격히 붕괴해 흡수통일이 이뤄질 현실적 가능성이 거의 사라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에 따라 독일식 모델을 참고로 계산했던 천문학적인 통일 비용 논의도 의미가 대폭 축소될 수 밖에 없다. 한반도 정세의 대 변화를 계기로 통일 논의에 대한 새로운 시각들이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제사회가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게 된 현실에서 이제는 흡수통일이 아니라 점진적 경제통합의 틀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우리 입장에서는 비용은 크게 축소되는 반면 통일에 준하는 효과와 이익은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태여 1민족 1국가 1체제의 법적 통일을 고집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반도 2국가 체제는 이미 굳어진 현실이며, 우리가 지향할 것은 통일 한국이 아니라 남과 북이 각자 독립된 국가로 평화 공존을 제도화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여론조사를 보면 일반 국민들에게서도 이와 유사한 견해가 폭넓게 발견된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통일의식조사를 보면, 향후 통일 국가의 체제를 묻는 질문에 ‘남한 체제 유지’라는 응답이 가장 많긴 하지만 ‘남북한 체제의 절충, 또는 ‘두 체제 유지’라는 응답도 만만치 않게 나왔다. 통일 의식의 세대 차도 주목된다. 통일을 민족적 당위로 내면화한 기성세대에 비해 젊은 세대는 현실적 이해관계를 따져보는 경향이 강하다. 통일의식조사를 보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20, 30대 응답자에서는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1민족 1국가 1체제라는 기존의 통일 개념을 시대에 맞게 더 융통성 있게 재정의해야 할 시점”이라며 “미래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통일의 형태와 방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을 한반도 정책의 비전으로 제시하면서 북한 붕괴, 흡수통일, 인위적 통일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해놓고 있다. 나아가 국민적 합의에 기반한 ‘통일국민협약’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통일 정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기 보다는 국민의 폭넓은 참여가 필요하다. 특히 진보와 보수의 해묵은 갈등에 덧붙여 세대간의 인식차이가 확대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열린 논의가 절실하다. ‘경제통합’이나 ‘한반도 2국가 체제’ 같은 시각들도 앞으로의 논의에서 다양한 통일방안의 하나로서 포용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 정세의 근본적인 변화기를 맞아 통일 논의에 대한 우리의 새로운 논의에 시동을 걸 때가 되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