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회 SBS 뉴스토리
국회의원 97명과 KT의 ‘수상한 돈’
방송일 2018.07.14 (토)
지난 4월 17일. KT 황창규 회장이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일명 ‘상품권 깡’을 통해 불법 조성한 돈을 임직원 명의로 전·현직 국회의원 97명에게 '쪼개기 후원‘ 한 혐의였다. KT는 왜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보냈을까? 취재진은 현재 수사 대상에 오른 전·현직 의원 97명의 명단과 후원액, 입금일 등이 담긴 내역서를 단독 입수했다. 의원들의 상임위를 확인해본 결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 가장 많았고 다음은 공정위의 금감원, 금감위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는 정무위원회 순이었다 KT는 후원 당시 K뱅크 인가를 앞두고 은행법 개정을 요구했었고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젼 합병을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우리나라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법인?단체의 정치자금 기부는 금지되어있다. 하지만 개인이 기부할 경우 300만 원을 넘어야 외부에 공개되기 때문에 이 틈을 노려 이른바 ‘쪼개기 후원’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 정치판의 비뚤어진 현실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정치자금법은 어떤 방향으로 바꿔야 할까. 뉴스토리에서 집중 취재한다. “분노의 대상이 현 정권이 아니고 바로 보수 야당이라는 겁니다.” (신율 교수 /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보수정치 세력이 완전히 몰락했다. 유권자들로부터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은 거다.” (홍성걸 교수 / 국민대 행정학과)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보수야당은 참패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14명을 배출했고, 226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절반이 훌쩍 넘는 151명을 배출했다. 특히 보수야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보수야당은 참패의 충격에 빠졌다. 당의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지도부는 줄줄이 물러났고, 한국의 보수야당은 존폐의 기로에 섰다. 전문가들은 참패의 원인으로 우선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과 분노를 꼽았다. 대통령 탄핵과 대선 패배를 거치면서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자기반성과 혁신 없이 막말 정치에 머물러 중도보수까지도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지 못하고 전통 보수층만 결집시키는 전략적 극단주의를 채택했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 앞에서 다 같이 무릎을 꿇었지만, 선거 패배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밀며 당의 진로를 둘러싸고 계파 간 갈등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 기회에 기존 보수 정당을 허물고 판을 새로 짜야 한다는 요구도 쏟아지고 있다. 보수야당의 몰락은 집권 여당에 반드시 이로운 것만은 아니다. 견제 세력 없이 자칫 독선에 빠지면 정부여당의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한국의 보수는 몰락했나?’에서는 6.13 지방선거 결과 한국의 보수가 정말 몰락한 것인지 진단하고, 바람직한 정치지형을 위한 보수야당의 재건 조건은 무엇인지 집중 취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