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회 SBS 뉴스토리
신상털기, 단죄인가? 폭력인가?
방송일 2018.09.29 (토)
법의 사각지대에서 이른바 ‘신상털기’가 온라인 공간에서 확산하고 있다. 얼마 전 인천 송도에서 주차위반 딱지에 불만을 품고 자신의 차로 아파트 주차장을 막았던 50대 여성이나, 아이와 함께 있던 여성 운전자에게 경적을 울렸다며 욕설을 퍼부었던 중년 남성이 신상털기의 희생양이 됐다. 비윤리적, 반사회적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해 시민의 힘으로 단죄한다는 신상털기는, 국가권력에 대한 신뢰가 외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한국사회의 현실 때문에 더 힘을 얻고 있다. 이런 분석은 이른바 ‘곰탕집 성추행’ 사건에서 더 부각된다. 이 사건은 가해자로 법정 구속된 남성의 아내가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청와대에 올린 청원글이 발단이 됐는데, 관련 내용이 인터넷에 퍼지자 범죄경력이 없는 한 집안의 가장을 명확한 증거 없이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한 것은 불공정하고 과도한 판결이었다는 의견이 크게 확산했다. 이런 불만은 곧바로 해당 판결을 내린 판사의 이름과 나이, 경력 같은 신상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신상털기로 이어졌다. 신상털기는 사회적 일탈의 반복을 막고 예방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기능도 크다. 하지만 가해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과 지인까지 무차별적으로 정보를 공개하거나, 말초적 관심에서 피해자까지 신상을 터는 행위, 딴 사람을 관련자로 오인해 신상털기를 하는 건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큰 문제가 된다. 사법체계에 대한 불신이 큰 사회 환경에다, 온라인 이용자들의 과시욕 그리고 SNS상에 난무하는 개인정보가 한데 어우러져 신상털기라는 집단적 사적 보복이 유행하는 현실을 보여주고, 신상털기가 정의사회 실현을 위한 보완재로서의 순기능을 하기 위한 조건을 뉴스토리에서 찾아본다.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 속으로 성큼 다가왔다. 공상과학 영화에 등장하는 초지능 로봇은 아니지만 공항이나 커피 전문점, 대형 마트 등에서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은 휴대폰과 스피커에 탑재되어 가정과 개인의 삶을 편리하게 하는 비서 역할도 해내고 있다. 법률 인공지능도 개발되어 복잡한 법률적 질문에 대해 관련 법령과 판례를 신속하게 정리해 준다. 인공지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동력이기도 하다.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는 현실과 가상이 데이터로 융합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라고 정의하면서 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게 인공지능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이 이렇게 발전하기 까지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인공지능이 처음 등장한 1950년대와 전문가 시스템이 도입된 1980년대에 인공지능은 과도한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는 거품의 붕괴를 겪었다. 하지만 딥 러닝 기술이 빅데이터와 결합하면서 2010년대 이후 인공지능이 다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 삼성과 LG 등 국내외 기업들은 인공지능에 기업의 사활을 걸고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일자리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또한 새로 생겨날 전망이다. 이때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빠르고, 새로 생겨나는 것은 상대적으로 더디다. 그 과도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그리고 새로운 직업에 적응하기 위한 재교육이 개인과 사회의 핵심적인 과제가 된다. 데이터의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도 인공지능 시대의 과제다.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는 ‘딥 러닝(Deep learning)’을 위해서는 빅데이터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에서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은 핵심적인 요소다. 하지만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도 포기할 수 없다. 정부는 데이터 관련 규제의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 활용을 잘하면서 개인정보도 안전하게 보호하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게 목표다. 이에 대해 홍성욱 서울대 과학사. 과학철학 협동과정 교수는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잃게 되면 데이터 산업은 장기적으로 설 자리를 잃게 된다”며 정부가 데이터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업계의 목소리만을 듣지 말고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시민사회의 요구에도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무엇인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도 제기하고 있다. 알파고가 바둑계를 제패한 이후에도 인공지능은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져 온 예술 창작에 까지 진출하고 있다. 시를 짓고 작곡을 하고 그림을 그리는 인공지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자의식을 갖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한다면 인공지능과 인간 지능의 본질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인공지능 시대를 사는 삶의 지혜는 무엇인가? 어떤 삶을 살 것인지는 각 개인의 선택에 달려있지만, 적어도 인공지능이 가져올 사회와 개인적 삶의 변화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우리는 좋든 싫든 인공지능과 함께 지낼 수 밖에 없는 인공지능의 시대에 이미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