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회 SBS 뉴스토리
“우리가 쓰레기는 아니잖아요”
방송일 2019.01.05 (토)
“쓰레기 업을 종사하고 있지만, 저희가 쓰레기는 아니지 않습니까?” 환경미화원이 작업 도중 숨지는 사례가 잇따르자 2018년 1월, 정부는 환경미화원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얼마나 달라졌을까? 취재팀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전북 익산의 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업체를 찾아갔다. 환경미화원 58명이 쉴 곳이라고는 작은 컨테이너 한 개와 비닐하우스 한 개가 전부였다. 게다가, 추위에 수도가 얼어 손 씻을 물은 물론, 마실 물조차 나오지 않았고 화장실도 인근 건물 화장실 1칸과 간이 화장실 1개가 전부였다. 정부가 개선 대책을 발표한 지 1년이 지났지만 환경미화원들은 변화된 점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겠다고 토로한다. 오히려 예전으로 돌아가 더 나빠지고 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열악한 작업 환경은 환경미화원들의 폐 건강도 위협하고 있었다. 전남 순천에서 환경미화원으로 27년을 근무하고 퇴직한 서필원 씨는 손가락 관절이 구부러져 펴지지 않는 등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었고 2017년 재직 당시 폐암 2기 판정까지 받았다. 함께 근무했던 동료 황기선 씨 또한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2018년 11월, 서필원 씨와 황기선 씨는 산재를 인정받았지만 황기선 씨는 산재 승인 통지를 받은 다음 날 세상을 떠났다. 실제로 환경미화원들은 유해물질에 어느 정도 노출되는지 취재팀은 환경미화원들의 근로 현장을 밀착 취재하면서 간이측정기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측정했다. 수치는 충격적이었다. 미세먼지는 80㎍/㎥을 넘으면 ‘나쁨’ 단계인데 무려 90배가 넘었고, 초미세먼지는 35㎍/㎥만 넘으면 ‘나쁨’ 단계에 드는데 그보다 62배나 높게 나왔다. 그런데도, 환경미화원들은 노후 쓰레기차에서 내뿜는 배기가스를 맡으며 특수건강검진조차 받지 못한 채 산업 재해에 시달라고 있었다. 이렇게 유해물질 노출 빈도가 높은 환경에서 근무하는 ‘환경미화원의 폐’가 과연 건강할 수 있을까. 위험과 혹사, 무관심에 방치되어있는 환경미화원.. 그들의 노동환경과 건강실태를 점검하며, 개선책은 무엇일지 1월 5일 토요일 오전 7시 40분 에서 심층 취재한다. 새해는 3.1 독립선언과 임시정부 수립, 꼭 100년이 되는 해. 임시정부 하면 사람들은 상해 임시정부를 떠올린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이 수립한 최초의 임시정부는 1919년 2월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에서 만들어진 대한국민의회이다. 같은 해 3월 1일 독립선언을 한 뒤 4월에 상해 임시정부와 한성 임시정부 등이 잇따라 수립되는데, 대한국민의회는 이보다 두 달 먼저, 3.1 독립선언이 있기도 전에 수립됐다. 그러나 지리적, 정치 외교적 여건 때문에 1919년 9월 상해로 임시정부가 통합되면서 대한국민의회와 연해주 독립 운동가들의 존재도 잊혀갔다. 더욱이 광복 이후 분단의 길로 들어서면서 옛 소련지역의 독립운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접근하기는 쉽지 않았고, 세월이 지나면서 증거도 구하기 어려워졌다. 우리가 잘 몰랐던 연해주 독립운동의 역사 뒤엔 잊힌 인물도 많다. 숨은 독립운동가 최재형이 그렇다. 최재형은 9살이던 1869년 가족을 따라 연해주로 이주한 조선의 노비 출신이었다. 극동에 진출한 러시아군대를 상대로 무기 식품 등 군수물자 사업으로 거부로 성장하게 된다. 온갖 멸시와 편견을 이겨내고 엄청난 부를 축적한 그는 그때부터 고려인들의 정착을 도와주고 항일운동에 뛰어들었다. 안중근의 하얼빈 의거 뒤에 최재형이 있었다. 연해주 고려인들은 그를 페치카라고 불렀다. 그의 러시아 이름 표트르의 애칭이기도 했지만, 러시아어로 난로라는 뜻의 페치카에 그의 따뜻한 마음을 비유한 중의적 표현이었다. 그의 삶은 100년 뒤를 살아가는 오늘 우리에게도 많은 감동과 교훈을 안겨주고 있다. SBS 뉴스토리는 2019년 새해 첫 방송으로 러시아 우수리스크 현지 취재를 통해 우리가 잘 몰랐던 최초의 임시정부와 연해주 독립운동가 최재형의 삶을 통해 100년 뒤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하는 민족의식과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교훈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