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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회 SBS 뉴스토리

분노의 확산, 해법은?

방송일 2019.03.16 (토)

 한국은 범죄로부터 안전한 국가로 꼽힌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한국의 전체적인 범죄율은 낮은 편이지만 유독 폭력범죄가 많다는 사실이다. 폭력의 주된 원인은 분노. 프로파일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분노에 초점을 맞춘다면 한국은 세계 최정상급”이라고 진단했다. 

 서울대 행복연구센터가 최근 발표한 ‘한국사회와 울분’ 조사를 봐도 우리 사회의 분노가 심각한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조사에서 한국인 100명 중 15명이 일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중증 울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독일의 6배에 달하는 수치. 

 울분은 분노가 해소되지 못하고 쌓인 상태다. 무기력, 자책감이 분노와 뒤엉켜 있다. 쌓인 울분은 언젠가는 터진다. 바깥으로 폭발하면 폭력과 방화 등 범죄가 되고 안으로 폭발하면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전개된다. 울분 조사 연구책임자인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는 “한국인의 높은 울분 상태에 대한 긴급한 사회적 대응과 정신 건강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울분은 개인적으로 겪은 부정적 경험에서도 비롯되지만,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적 사건을 목격하는 것으로도 일어난다. 울분의 원인은 세대별로 특징을 보이는데, 청년층의 경우 자신을 위축시키고 힘과 의지를 빼앗는 일에 울분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20대 남성들의 분노가 최근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 조사에서 유독 20대가 남녀 간에 큰 차이를 보이면서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표창원 의원실에서 주최한 20대 남성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정부의 여성정책이 남성에 대한 역차별로 진행되고 있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반면 여성들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차별에 항의하는 여성의 분노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미투 운동을 포함한 최근의 사회 변화 속에서 분노의 대상이 더 확대됐다. 지난해 6차례 걸쳐 진행된 여성시위에 많은 여성들이 참석해 불법 촬영과 편파 수사에 대한 항의의 목소리를 높였다. 

 새로운 분노의 생성, 분노의 충돌로 한국 사회는 지금 동시다발적 분노의 폭발을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분노의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한 이성적인 대화는 진전되지 않고 있다. 더 심각한 갈등과 혐오, 충돌로 내닫기 전에 사회적인 분노 관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끝)


(취재 김영환/ 스크립터 윤지명) 


  

서울 도심 재개발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서울시가 지난 2월, 세운 3구역 재개발을 전면 중단하고 노포 즉 오래된 가게를 보존하는 방식의 재개발을 하겠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 토지주들은 재개발이 보류되면서 재산상의 손실을 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고, 쫓겨날 위기에 몰린 공구상가 등 임대업자들은 재개발 반대를 외치고 있다. 과연 오래된 것의 가치를 지키면서 토지주, 임대업자 모두를 만족시킬 묘안은 없는 걸까?

재개발이 전면 보류된 뒤 취재진이 찾아간 세운상가 일대의 모습은 을씨년스러웠다.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공구상가 상인들은 모두 삶의 터전을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계 최초로 개인 인공위성을 만들어 러시아 로켓에 실어 쏘아 올렸던 송호준 작가. 그는 취재진에게 “어디에서도 구하지 못했던 스프링을 이곳에서 10분 만에 만들어주었다. 청계천 공구상가가 있었기에 인공위성 제작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세운상가에 입주한 스타트업 대표들도 모든 걸 구할 수 있는 이곳에서 신세대 기업인의 설계능력과 구세대 장인들의 제작 능력을 결합하면 큰 시너지 효과 얻을 것이라며 재개발에 밀려 이런 생태계가 무너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청계천, 을지로 일대 공구 거리의 역사는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 중기 이곳은 기술 장인들의 집성촌이었다. 궁궐과 관공서가 가까워 납품할 물건을 만드는 장인들이 모이면서 자연스레 집성촌이 만들어졌고,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그대로 보존되다가 1968년 세운상가가 세워져 지금의 모습이 갖춰졌다. 오래된 식당들이 골목골목 들어서 있고 아직도 빈티지 오디오 기기를 사거나 고치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이곳은 서울 시민들의 추억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에서는 낡은 건물을 밀어버리는 기존의 획일적인 재개발 방식이 아닌 전통과 지역을 모두 살릴 상생의 재개발 방법은 없는 것인지, 그 해법을 모색해본다.

(취재: 고철종, 영상: 윤택, 스크립터: 유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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