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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회 SBS 뉴스토리

세입자는 ‘봉’인가?...

방송일 2019.07.13 (토)
  

집을 수십 채, 수백 채 소유한 일부 임대사업자의 도덕적 해이로 말미암아
전국 곳곳에서 세입자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과거 집주인 1명과 세입자 1명 간의 일대일 문제였던 전세제도는
임대사업자 활성화 이후, 집을 20채 이상 소유한 임대사업자가 8천여 명을 넘어가면서
집주인 1명과 세입자 집단 간의 1대 多 문제로 대규모화되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경북 경산의 한 신축 다가구주택(빌라) 세입자들은 지난달 갑자기 경매 통보를 받았다.  
한 금융기관이 이 건물에 근저당 6억 원을 설정해 뒀는데 
임대사업자인 집주인이 5개월째 이자를 내지 않자 경매에 넘긴 것이다.
집주인이 금융기관 대출금과 전세 보증금을 모두 챙겨 잠적하는 일명 ‘깡통 사기 사건’
그런데 경산 일대에는 ‘깡통 사기 사건’이 벌어진 다가구주택이 한두 곳이 아니다. 
어렵게 전셋집을 마련했던 세입자들은 깊은 절망감에 빠졌다. 

경기도 광주 일대에서도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들의 제보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만난 세입자들은 모두 같은 집주인과 계약했는데
세입자가 피해를 입은 유형은 조금씩 달랐다.

전세 자금을 대출받아 전세를 들어간 한 신혼부부는
계약 기간이 지나 이사하려 했지만, 아직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집주인은 다른 세입자가 이사 올 수 있도록 집을 빼주면
전세금을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이는 헛말이었다.
돌려받지 못한 전세 보증금과 새로 구한 집 대출금까지
대출금으로만 한 달에 150만 원이 나가는 실정이다. 

같은 집주인과 계약한 다른 피해 세입자를 만났다.  
세입자는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계약을 했지만, 
2년 후 계약 만기가 되어 다시 등기부등본 확인하니
근저당 9천 5백만 원이 설정되어 있었다.
집주인이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하기 전 세입자 모르게 근저당을 설정한 것이다.

수십 명의 피해자가 민사, 형사 소송을 이어가고 있지만,
집주인은 지금도 인터넷에 새로운 세입자를 찾는 광고를 올리고 있다.
집을 몇 채나 가졌는지, 피해 세입자가 모두 몇 명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집주인은 한 세입자에게 500채의 임대 물건을 가지고 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전세제도가 존재하는 한국에서 
임대사업자의 도덕적 해이를 규제할 방안은 없는지
전세 세입자들이 주의할 사항은 어떤 것인지
에서 집중 취재했다. 

   

지난해 SBS 뉴스토리가 취재한 공포의 ‘암 마을’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을 1년여 만에 다시 찾았다. 이 마을에선 주민 99명 중 22명이 암에 걸렸고, 14명이 사망했다. 주민들은 18년 전 마을에 들어선 비료공장을 암 발생 원인으로 지목하며 조사를 촉구해왔다. 
공장이 들어선 이후, 마을에는 심한 악취와 폐수, 폐기물 태운 재들이 마을에 가득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2017년이 돼서야 주민들의 건강영향조사에 착수했고 마침내 지난달 국립환경과학원이 역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부는 그러나 비료공장의 발암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생 사이 개연성 정도를 언급했을 뿐, 정확한 인과관계를 밝히지 않았다.
더구나 발암물질을 배출한 비료공장은 2년 전 파산해 주민들이 보상받을 길도 막막한 상황이다. 

‘암 마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인천 서구의 사월마을은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공기 좋고 살기 좋은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하지만 마을 주변에 수도권 매립지가 조성되고 잇따라 폐기물 처리 공장이 들어서면서 평화는 깨졌다. 
주민들은 공장에서 날아오는 쇳가루 때문에 창문을 꽁꽁 닫아놓고 살 수밖에 없다며 하소연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쇳가루가 주민들을 죽음의 문턱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
주민 120명 중 70%가 갑상샘 질환을 앓고 있고, 암으로 사망한 주민만 12명이다.
2년 전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 결과, 사월마을 토양에서는 납과 니켈이 전국 평균보다 최대 4배 이상 많이 검출됐다. 주민 10명을 대상으로 한 소변 검사에서도 카드뮴 검출 수치가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제라도 깨끗한 환경에서 살다가 죽는 것이 소원이라는 사월마을 주민들. 
다음 달에 나올 국립환경과학원의 주거 적합성 평가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과연 이들의 소원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번 주 는 공해 업체로 인해 마을이 초토화됐는데도 무책임한 당국의 대처로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는 마을 주민들의 실태를 심층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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