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회 SBS 뉴스토리
세 줬다가 쓰레기 날벼락
방송일 2019.12.14 (토)
‘세 줬다가 날벼락..쓰레기 山이 된 공장들’ 누군가 내 땅이나 공장에 쓰레기를 몰래 쏟아놓고 도망갔다면, 그것도 한두 트럭 분량이 아닌 수천 톤이나 되는 폐기물이 쌓여 있다면 심정이 어떨까? “세 한번 잘못 놔서 완전히 거지 되는 거죠” 경북 영천시의 한 공장. 목재 문을 만드는 이 공장의 주인은 거듭된 불황으로 대출 이자조차 내기가 어렵게 되자 사업을 접고 공장을 임대했다. 하지만 석 달 뒤 인근 주민 신고로 자기 공장에 쓰레기가 불법 투기된 사실을 알게 됐는데, 생활 쓰레기와 건축 폐기물, 의료 폐기물 등 7천 톤이 공장 건물 안에 빼곡히 차 있었다. 지난해 필리핀으로 보냈다가 반송된 폐기물도 9백 톤이나 포함돼 있었다. 이 폐기물을 치우는 비용만도 16억 원. 하지만, 붙잡힌 임대계약자가 바지사장으로 드러난 데다 운송업자들도 치우기를 거부해 결국 공장주인이 이 돈을 물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인근의 또 다른 공장도 비슷한 피해를 봤는데 무려 1만 톤의 쓰레기가 공장 건물 안에 가득 차 있었다. 처리비용 26억 원에 터져나간 공장 외벽을 수리하는 데 드는 비용 6억 원까지 자칫 공장주인이 물어야 할 판이다. 경북 경산시에서는 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임대 후 공장 창고와 앞마당에 3천 톤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했는데 주민의 신고로 시청 공무원이 몇 번이나 단속을 나왔다가 번번이 그냥 되돌아갔던 것. 불법 투기가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은 공무원은 세 차례나 현장에 나와 불법 투기 사실을 확인했지만 “곧 처리 허가를 낼 거다”라는 투기업자의 말만 믿고 그냥 돌아갔고 이런 사실을 땅 주인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에 쌓인 쓰레기는 처리할 방법을 찾지 못해 7개월째 그대로 방치돼 있다. 황당한 상황은 경북 칠곡군에서도 벌어졌다. 매매하려고 내놓은 빈 공장에 누군가 자물쇠를 따고 들어가 수백 톤의 쓰레기를 버린 것. 어렵게 투기업자들을 잡아낸다 해도 쓰레기 처리비용을 못 내겠다고 버티면 결국 공장주가 치워야 한다. 불법 폐기물 투기 실태와 이로 인해 고통을 겪는 공장주들을 12월 14일 토요일 오전 8시 에서 심층 취재했다. 취 재 : 박병일 영상취재 : 이찬수 드론촬영 : 최대웅 스크립터 : 함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