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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회 SBS 뉴스토리

제가 투기꾼인가요?

방송일 2022.01.15 (토)
제가 투기꾼인가요?

 2021년 11월,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날아들었다. 지난해 주택분 종부세 고지 인원은 94만7천여 명으로 1년 전보다 28만 명이 늘어났다. 고지 세액은 5조7천억 원으로 3조9천억 원 증가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율 인상과 집값 급등에 따른 공시가격의 상승으로 말미암은 결과이다. 다주택자와 법인이 전체의 88.9%를 차지해 세액 대부분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급쟁이인 40대 박 모 씨에게는 조상 대대로 내려온 토지가 있다. 95년도에 이 토지를 상속받았다. 그 토지에는 6·25전쟁 이후 살 곳이 없는 영세민 5가구가 집을 짓고 40년째 살고 있다. 3가구는 등기가 없는 주택이고, 2가구는 건물만 거주인 소유이다. 박 씨는 임대료로 5가구 합쳐서 1년에 3백만 원을 받고 있다. 그중에는 1년에 20만 원만 받는 주택도 있다. 선친이 하신 대로 갈 곳 없는 영세민들에게 집터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그는 1가구 6주택자로 종부세 폭탄을 맞았다. 부과된 종부세는 1천5백만 원이 넘었다. 1년 전보다 3배 이상 오른 금액이다. 박 씨는 영세민들에게 퇴거를 요청하고 집을 멸실해야만 종부세를 피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경기도에 거주 중인 60대 김 모 씨는 결혼 초기 부모님과 함께 살았다. 장남으로서 역할을 해야 했기에 1994년 27평형 아파트를 사서 부모님을 모셨다. 이후 자녀가 성장하자 아파트를 분양받아 10년 전 분가했다. 살던 곳은 부모님이 계속 거주해야 해서 팔지 않고 보유해왔다. 그래서 1가구 2주택자가 되었다. 김 씨가 내야 할 종부세는 1년 전보다 크게 증가한 618만 원이었다. 김 씨는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1가구 2주택자가 된 것뿐인데 왜 징벌적 과세를 맞아야 하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울 잠실에 거주 중인 1가구 2주택자 김 모 씨는 7,600여만 원의 종부세 고지서를 받았다. 2020년에 김 씨가 납부했던 105만 원보다 무려 70배가 오른 금액이었다. 김 씨는 28년 전 아파트를 구입해 살다, 약 18년 전 같은 단지에 한 채를 더 구입하여 1가구 2주택자가 되었다. 그의 아파트는 현재 재건축 조합이 설립돼 소유 아파트가 2채여도 입주권이 1장밖에 나오지 않는다. 팔고 싶어도 입주권이 없어 팔리지 않는 상황이다. 4년 전 정부의 방침에 따라 임대사업자 등록을 했기 때문에 그사이에는 아파트를 팔 수도 없었다. 하지만 아파트 임대사업자 제도는 다시 정부의 방침에 따라 사라졌다. 한 채를 증여하려 해도 증여세만 수억 원을 넘는 상황이다. 김씨가 종부세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아내와 이혼하고 아파트를 한 채씩 나눠 갖는 방법뿐이다. 

 1가구 2주택자에게 종부세가 중과되자,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연이 빗발쳤다. 1가구 1주택자는 보유세를 완화하고, 1가구 다주택자에게는 보유세를 중과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다. 이번 주 SBS 뉴스토리는 정권에 따라, 부동산 상황에 따라 너무 자주 바뀌는 부동산 세제 정책의 문제점도 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