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8회 SBS 뉴스토리
숨이 ‘턱’ 막히는 지하철 - 지하철 공기 질 실태 보고
방송일 2023.11.11 (토)
숨이 ‘턱’ 막히는 지하철 - 지하철 공기 질 실태 보고 79세 김태진 씨는 2년 넘게 지하철 택배 배송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매일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지하철은 그의 일터다. 코로나19가 완화됨에 따라 마스크 착용도 자유로워졌지만, 김태진 씨는 지하철로 이동하는 내내 마스크를 착용한다. 잠깐 지상으로 나올 때를 제외하면 하루 10시간 가까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셈이다. 그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 지하철의 정체된 공기와 먼지가 답답하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하루 1천만 명이 이용하는 ‘시민의 발’ 지하철. 하지만 지하철 역사는 지하 공간의 특성상 자연 환기가 어렵고, 먼지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쌓일 가능성이 높아 공기 질이 나빠질 확률이 높다. 현재 지하철 역사는 외부에서 유입된 공기를 4단계의 공기 여과 필터를 거쳐 정화해 승강장과 대합실로 공급하는 환기시스템을 운영 중인데, 이 필터의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과연 현장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취재진은 서울과 수도권의 지하철역의 공기 여과 장치 실태를 직접 살펴봤다. 일부 지하철역은 필터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아 먼지가 가득 쌓여 있었고, 망가진 필터를 아예 빼놓은 곳도 있었다. 필터가 빠져있으면 미세먼지가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통과하게 된다. 초미세먼지 대부분을 잡아내는 미디움 필터의 경우는 3개월마다 교체한다는 관리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1년 가까이 사용 중인 곳도 있었다. 대다수 지하철역은 물로 세척하는 방식의 필터를 사용 중이었는데, 이런 물 세척 방식이 필터 내 미생물 번식이나 동파의 위험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었다. 실제 일부 필터는 동파 우려로 겨울철에는 세척을 아예 하지 않거나 횟수를 줄이기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취재 과정에서 지하철 승강장 미세먼지에서 새로운 독성 물질이 발견됐다는 국내 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경희대 의대 박은정, 김진배 교수 연구팀이 서울의 한 지하철역 승강장 공기청정기의 필터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독성이 강한 물질로 알려진 바륨이 발견됐다. 검출된 바륨의 농도는 지방의 제철소에서 검출된 농도보다 10배 이상 높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정부가 지하철 공기 질 개선 사업에 지난 4년간 투입한 국비는 2,127억 원. 하지만 현장에선 기본적인 공기 환기설비 개선조차 지지부진한 게 현실이다. 지하철 공기 질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이번 주 SBS 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는 겨울을 대비해 지하철 공기 질 실태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더 효율적인 지하철 공기 질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