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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9회 SBS 뉴스토리

‘걸리면 다 죽는다’ - 이러다 소나무 멸종?

방송일 2024.10.26 (토)
“고사율 100%! 걸리면 무조건 죽는다”

서울을 벗어나 남쪽 지역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여기저기 울긋불긋한 소나무들을 볼 수 있다. 사시사철 푸르러야 할 소나무에 웬 단풍이 들었나 싶지만, 사실 이건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돼 죽어가는 소나무들이다. 재선충은 소나무류에 기생하는 아주 작은 벌레로, 나무의 물과 영양분 통로를 막는 등의 이유로 나무를 말라 죽게 만든다. 아직까지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일단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는 100% 죽는다고 봐야 한다. 재선충은 북미가 원산지인 외래 침입종으로 지난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1,500만 그루의 소나무들이 재선충에 쓰러졌다. 문제는 최근 2, 3년 사이 다시 재선충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새로 감염된 나무 중 70%가 영남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사람 잡는 흉기가 된 소나무 고사목?!

팀은 재선충 피해가 극심하다고 알려진 경북 경주의 한 마을을 찾았다. 4~5년 전부터 마을 뒷산 소나무부터 번지기 시작한 재선충은 이제는 바로 민가 뒤까지 내려왔다. 소나무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는 보기에도 흉할 뿐 아니라 안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실제로 이 마을에선 말라비틀어진 소나무가 부러지며 주택을 덮치기도 했다는 것이다. 또 떼죽음 당한 소나무 뿌리가 흙을 잡아주지 못하니 비가 많이 내리면 산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게 높아진다. 경남 밀양의 또 다른 마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마을을 감싼 산은 온통 벌겋거나 허옇거나 말라죽은 소나무들로 가득하다. 혹시나 불이라도 나면 말라죽은 소나무들 때문에 큰 산불로 이어지진 않을지, 부러진 나무에 맞아 인명피해라도 나는 건 아닌지 등의 우려 때문에 마을의 자랑이었던 푸른 소나무 숲은 이젠 주민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가 됐다. 

“우리나라에서 소나무는 영영 사라질 것 같아요”

소나무는 우리나라 전체 산림의 1/4을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05년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특별법’까지 만들며 재선충 확산을 막기 위해 그야말로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그간의 방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선충은 오히려 더 확산되는 추세이다. 영남 지역에서 기승을 부리는 재선충병은 강원도 춘천, 원주, 홍천 등 다른 지역으로도 빠르게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도대체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재선충과의 전쟁에서 완패했다는 걸 인정하고 아예 새로운 방제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주 에서는 산림뿐 아니라 사람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는 소나무재선충 피해 현황을 살펴보고, 이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에 대해 모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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