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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회 특집 다큐멘터리

한글날 특집 다큐멘터리 - 글꼴 전쟁

방송일 2013.10.09 (수)
한글날 특집 다큐멘터리
글꼴 전쟁


방송일시 : 2013년 10월 9일 (수) 오전 10시 30분



글꼴 = 서체 = 표현력 = 구매력?

아날로그 시대를 대표하던 소통수단인 문자가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며 ‘글꼴’과 만나 대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적극적인 20-30대를 중심으로 글꼴이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글꼴 시장은 이미 수백원이 넘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우리 글꼴 시장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문자 역사가 상대적으로 긴 로마자가 2만개가 넘는 글꼴이 개발되고 활용되는데 비해 한글의 경우 개발된 글꼴은 2천개 남짓. 게다가 본문용 글꼴의 경우 명조와 고딕 즉 바탕체와 돋움체가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글꼴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이런 가운데 잘 익히고 오래 기억되는 글꼴을 개발이라는 과제를 해결할 단서로 〈훈민정음 해례본〉이 주목받고 있다. 90년대 이후 한글 특성에 어울리는 글꼴 개발에 대한 자각과 함께 훈민정음 원리를 따라 네모틀을 벗어난 ‘탈네모 한글꼴’이 등장하며 글꼴 가능성을 확장시켰다.  
   
더 좋은 글꼴을 만들어내기 위한 끊임없는 시도, 글꼴전쟁의 현장에서 한글 ‘꼴’의 가치를 확인한다.  


개인용 글꼴시장 규모 백억원, 기업전용 글꼴 시장 규모 무한대?! 
  
컴퓨터와 모바일에서 매순간 글꼴을 선택하는 글꼴 전성시대. 
문자를 발송하는 순간 혹은 메일을 보내는 순간 모든 개인은 글꼴을 선택해 활용하는 글꼴 사용자가 된다. 미니 홈피와 SNS 시장에서 유통되는 글꼴만을 기준으로 해도 글꼴시장은 이미 수백억대 시장이 되었다. 

기업의 정체성을 담아 개발되는 기업전용글꼴의 경우 그 규모는 무한대에 가깝다. 전용 글자꼴을 개발해 광고와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 한 카드업체의 경우 시장 퇴출 위기까지 몰렸던 상황이 전용글꼴 활용이후 뒤바뀌어 가장 신뢰할 만한 기업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전용서체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보급하는 방식으로 별도에 광고를 제작하지 않고 인지도를 확보하는 홍보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로마자 서체 2만개 한글 서체 2천개. 개발하지 않는 것인가, 못하는 것인가?
 
영화와 뮤직비디오 혹은 영상작업에서 갈수록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글꼴. 
공포영화냐 액션 영화냐에 따라 포스터 글꼴이 달라지고 별도의 모델이 없이 글꼴만으로 완성되는 뮤직비디오도 등장해 호응을 얻고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이나 버스커버스커 등 젊은 층의 인기를 얻는 경우일수록 신선한 글꼴활용에 더 적극적이다.  
   
그런데 매체에 어울리는 글꼴을 고르지 못해 새로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 앨범 디자인을 전담해 온 김기조의 경우 기존의 한글꼴이 부족해 없는 글꼴을 그려가며 작업을 완성했다고... 실제로 로마자 글꼴이 2만개인 반면 한글꼴은 2천개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대부분은 명조와 고딕 즉 바탕체와 돋움체에 편중돼 있다. 
   
글꼴 디자이너 이용제는 글꼴 부족의 원인으로 저작권을 보장받을 수 없는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지적한다. 하나의 글꼴이 완성되는데 한명의 디자이너가 6개월에서 1년간 작업 해야 하고 최소 3천만원의 비용이 들지만 대부분 불법 다운로드로 유통되는 글꼴의 특성상 새로운 글꼴의 등장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 펀드 방식으로 글꼴개발 비용을 모금해 글꼴 개발을 시도하는 이용제는 좋은 글꼴의 탄생에는 소비자의 의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훈민정음 해례본〉, 한글꼴의 오래된 미래 
  
일본 언어학자 노마히데끼는 한글꼴을 ‘기적’으로 정의한 책을 발간하며 지난해 일본 최고 권위의 학술상을 수상했다. 붓으로 쓰지 않은 글꼴로 탄생한 훈민정음은 붓을 손에 넣을 수 없는 백성들을 창제 당시 글꼴에서부터 배려한 쉽게 배워 쓸 수 있는 문자였다는 것. 
  
90년대 이후 한글에 어울리는 한글다운 글자꼴 개발을 시도하고 있는 디자이너들도 〈훈민정음 해례본〉을 디자인 교과서로 주목하고 있다. 초중종성이 결합해 문자를 이루는 특성 때문에 초성과 종성의 자음을 각각 따로 디자인해야 했던 방식을 벗어나 초성 종성을 같은 크기로 디자인해 활용하는 이른바 ‘탈네모꼴’ 한글을 통해 창제원리 그대로를 구현한 한글꼴을 시도하고 있는 것. 

한자의 조형 방식인 네모꼴을 벗어난 탈네모 한글꼴은 한글꼴의 가능성을 바꿀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2007년 예술서적계의 노벨상이라는 '쿠텐베르크상'을 수상한 디자이너 안상수는 '안체'를 통해 '탈네모 한글꼴'을 개발하며 고딕과 명조의 독재로 평가되던 글꼴 시장에 새로운 흐름을 추가했다.

2013년 올해 한글날은 새롭게 국경일로 부활된 첫 한글날이다. SBS 한글날 특집 다큐멘터리 ‘글꼴 전쟁’은 디지털 시대를 맞아 한글의 아름다운 모양을 구현해 내기 위한 각계의 땀과 노력을 조명하고, 새로운 글꼴 개발이 가져오는 부가가치에 대해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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